
내일 잡지 촬영때 쓸 재료 산다고,
오늘 낮에 마포에 있는 농수산물시장까지 다녀왔으면서,
집에 들어와서 장바구니를 들여다보니,
고작 산 것이라고는 수박 한덩이, 병어 한 마리, 파 한 단, 오이맛고추 한 팩, 냉동 한우 차돌박이 한 팩, 떡볶이용 떡..
시장엘 다녀오긴 했는데...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은, 이 경우는 뭔가요?
다농마트에서 냉동식품류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렸었나,
거기 가보면,
'아, 식당에서 주는 반찬들, 다 여기서 사다가 해동해서 주는 가보구나!' 싶을 정도로,
업소용 별별 반찬이 다 있습니다. 국이나 찌개는 물론이고, 조림이나 전까지.
구경만 재밌다고 하고, 냉동쇼케이스에서는 냉동사누끼우동과 차돌박이 한팩 정도 샀습니다.

그렇게 덜렁덜렁 들어오는 바람에,
마땅한 국물요리가 없어서 부대찌개를 끓였습니다.
집에 있던 베이컨과 소시지, 콩 통조림까지 넣고 끓였는데...
한 수저씩 뜬 우리집 식구들, 부대찌개라고 인정해주질 않는 거 있죠?
그냥 소시지를 넣은 김치찌개라나 뭐라나..
평소 부대찌개보다 김치의 양이 좀 많았던 모양이에요. ^^;;
그래도 한 그릇씩 퍼서 밥 한그릇 뚝딱!
김치 많은 부대찌개든, 소시지를 넣은 김치찌개는 어쨌든, 잘 먹었으면 된거잖아요. ^^

저희 시어머니께서 병어를 참 좋아하셔서, 병어를 보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마포농수산물시장의 수산물코너에 들어가보니,
병어가 눈에 띄긴 한데...값이 꽤 비싼 것에요.
좀 먹을 게 있다 싶은 건 2만원.
2만원짜리 보다는 살짝 작은 것, 1만5천원에 사가지고 와서 조리를 했는데요.
오늘은 이게 또 조림도 아닌 것이, 매운탕도 아닌 것이, 요상한 형태가 됐는데요,
병어조림을 해놓으면, 어머니께서 수저로 국물을 떠 드시니까, 늘 국물은 좀 넉넉하게 해서 조리는데요,
오늘은 여기에 무와 양파를 갈아넣고 조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라,
무 조금, 양파 반개를 커터에 굵게 갈아서 넣고 했더니, 매운탕도 아닌 것이, 조림도 아닌 것이,
어정쩡한 형태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요.
오늘은 완성도가 매우 미흡했지만, 무와 양파를 더욱 곱게 갈아서 조림에 넣으면 꽤 괜찮을 것 같아요.
오늘은 5월의 마지막날이네요.
책상의 달력을 보니, 5월 한달 얼마나 바쁘게 살았지만, 얼마나 정신없이 살았는지..
한눈에 들어오네요.
오늘, 숨고르기를 좀 하고,
6월에는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또 새로운 요리도 좀 만들어보고,
그렇게 여유롭게 살고 싶은데, 잘 될 수 있으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