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꽃구경 한다고 친정어머니랑 잠시 포천쪽엘 갔었는데요,
집에 돌아오는데 보니까, 버섯 영농조합이 있는 거에요.
무조건 들어갔습니다.
판매장에 들어가보니,
건강음료용인 버섯식초며 여러가지 희귀버섯들을 팔고 있었는데요, 제 관심은 그런 게 아니라,
만만하게 먹을 수 있는 느타리버섯!!
느타리버섯 있냐고 물으니까 있다며 스티로폼 박스를 보여주는데,
먹음직해보이는 신선한 느타리들이 줄맞춰 누워있었습니다.
2㎏ 들이 한상자에 1만4천원 주고 사왔습니다.
절반은 친정어머니 드리고, 절반은 제가 갖고 왔습니다.
그중 일부를 덜어내 부친 느타리전.
명절때 동서들과 함께 부치는 스타일, 즉 반죽에 갖은 채소 다져넣고 부치는 식이 아니라,
오늘은 소금에 절였던 느타리를 면보에 싸서 물기를 잘 제거해준 후,
가루와 달걀물만 입혀서 부쳐냈어요.
가루는 바삭바삭하라고, 밀가루에 쌀가루와 녹말가루를 조금씩 섞었어요.
노릇노릇하게 지져서 초간장을 곁들여냈지요.
채소를 넣지 않고 느타리만으로 부쳤더니, 맛이 순하고, 버섯향이 살아있었습니다.

국이며 찌개며, 국물음식이 전혀 없는지라, 전골 비슷한 걸 끓였는데요,
이 역시 재료를 최소화해서 끓였습니다.
당면, 끓는 물에 담가 불리고,
불고기감 쇠고기는 매실액, 간장, 후추, 참기름으로 최소한의 간만 해서 재워두고,
그리고 느타리는 2등분 정도했습니다.
전골냄비 바닥에는 잘 불어난 당면을 담고,
버섯과 고기, 파를 얹은후 멸치와 표고기둥을 넣어 진하게 우려낸 육수를 부어 끓였습니다.
끓이면서 다진 마늘을 더 넣었고, 국물은 조선간장으로만 했습니다.
거의 다 됐을 때 후추만 조금 넣었지요.
이렇게 단순하게 끓였더니, 그 맛도 아주 순하고 부드럽고, 어찌 생각하면 개성없이 밍밍한 것도 같은데,
국물을 훅훅 들이켜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순한 맛이었습니다.
음식을 하다보면 맵거나, 기름지거나, 짜거나,
자꾸 자극적으로 되어가는 것 같은데요, 가끔은 이렇게 순한 음식들을 먹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