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외식메뉴 중 서대회라는 생선 회무침이 있어요.
이대 후문 쪽에 가면 여수 서대횟집이라는 식당이 있었어요, 단 둘이서만 외식할 일이 있으면 그곳에 가서 종종 외식하곤 했죠.
그런데..요즘 없어진 것 같아요..혹시 어디로 이사했는지 아시는 분 좀 가르쳐주세요..
이 집에 가면 서대회무침이 정말 맛이 좋았는데,그 비결이 막걸리 식초래요.
그 집에 들어가면 생수병 같은 막걸리통에 솔가지를 꽂아놓은...막걸리식초병이 즐비했어요.
한번은 돈은 달라는 대로 줄테니, 좀 팔라고 통 사정을 했는데도, 냉정하게도,
"안됩니다, 못팝니다!"
너무 서운해서, 잠시 발길을 끊었더니, 이사했나봐요.
이동의 갈비집도, 파무침이 맛있어서 물어보니까,
주인 할머니 말씀이 손님들이 남기고 간 막걸리를 모아서 삭혔더니, 그렇게 맛있는 식초가 되었다는 거에요.
맛있는 파무침의 비결은 바로 초맛이라고...
그래서 몇년전, 저도 집에서 막걸리식초를 만들어봤어요.
이동갈비집 할머니 말씀이 막걸리를 헝겊이나 솔가지로 막아서 그냥 두기만 하면 된다는 거에요.
할머니 말씀대로, 다용도실에 헝겊으로 입구를 막은 막걸리병을 몇달동안 뒀더니 시큼한 것이 식초가 된 거에요.
막 좋아하면서, 그 병을 주방으로 들여왔는데,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했는데 무슨 일인지...곧 맛이 이상하게 변하고, 상한 냄새가 나는 거에요.
너무 너무 속상해서,다시는 막걸리식초를 시도하지 않았어요.
대신 막걸리식초를 만들어서 팔아줄 사람을 찾았는데, 그도 여의치 않고..
이 얘기를 하니까 친정어머니는 누룩을 사다가 초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시는데 그건 자신없구요.
한 두어달전, 슈퍼에서 생막걸리라고 써있는 막걸리를 팔길래 사왔습니다.
막걸리도 잘 사야 초가 된대요.
유통을 위해 살균한 것은 식초가 잘 되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건 생막걸리라니까, 초가 될 것 같아서 얼른 샀어요.
지난번의 실패를 교훈삼아, 이번에는 부엌의 한쪽 귀퉁이에 움직이지 않고 두어달을 그냥 뒀어요.
오늘 생각나길래, 냄새를 맡아보니, 초가 된 것 같아요. 시큼한 거 있죠?
므흣합니다, 새콤한 무침 먹을 생각에...
그러고보니, 제가 초를 여러번 만들어본 것 같아요.
한번은 파인애플 통조림의 국물만 병에 담아서 나중에 쓴다고 냉장고 도어포켓에 뒀다가,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어요.
한 일년쯤 후..(저도 참 문제죠, 냉장고 문짝에 1년씩 두다니..) 이게 뭐지하고 병을 열었을때 초가 되어있어서,
잘 쓴 적 있어요.
매실도 초로 만들어서 음료로 잘 마셨구요,
한번은 친정집 감나무가 대풍이길래 그 감을 따서 감식초를 만들었는데,
단지를 열어보니 초 냄새는 나는데 무슨 시커먼 것이 있어서,
어마 놀래라 하며 다 버렸더니..그게 초의 씨였다는 군요..ㅠㅠ..아까워요..
암튼, 하다하다 별짓을 다 하네, 하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정말 막걸리식초를 무침에 넣으면 정말 맛있어요.
막걸리 한병, 돈도 얼마 안하니까, 속는 셈치고...한번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