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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랜만의 [섭산적]

| 조회수 : 9,663 | 추천수 : 137
작성일 : 2009-01-30 21:55:36


10년전만해도,
우리 집은 섭산적과 돈까스의 전성시대였습니다.

'일하면서 밥 해먹기'의 앞부분에 써놓았듯,
요즘처럼 주5일 근무제도 아닌..휴일이라고는 덜렁 하루뿐인 그때, 없는 시간을 쪼개서,
휴일이면 장을 봐다가, 섭산적에 돈까스를 미리 준비해서 냉동고에 잔뜩 얼려두고 살았습니다.
돈까스도 한가지가 아니라 카레돈까스, 허브돈까스 등등해서 여러가지 해두고,
기분내키면 비프까스에 생선까스까지..
불고기 양념도 잔뜩 만들어서, 다지지않은 고기과 다진 고기로 나눠서 불고기 섭산적 양념해서 얼리고,
살짝 간한 다진 쇠고기 볶음까지 만들어서 얼렸어요. 일석삼조인거죠.
고추장 양념도 만들어서, 돼지고기와 오징어에 버무려서 얼려두고..이렇게 해서 보름 정도는 걱정이 없을 정도로 쟁여두었더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그때는 참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요즘은...불고기 한조각, 돈까스 한조각도 냉동실에 없네요.

지난 설 앞두고, 불고기 감이 선물로 들어왔습니다.
불고기감도 찬물에 담가서 핏물을 쫙 빼고, 커터에 갈아서, 섭산적을 몇 조각 만들어뒀더랬습니다.

그걸 녹여서 구웠습니다. 더 맛있으라고 프라이팬에 지지지 않고,  석쇠를 놓고 가스불에 구웠어요.
예전의 연탄불만은 못하지만 나름 불맛이 있네요.
물론 가스렌지가 지저분해져서 닦느라 애쓰긴 했지만...

섭산적 옆에 놓인 것 참나물이에요.
참나물을 씻기만 해서, (데치지 않고...), 초고추장에 무쳤어요.

섭산적과 잘 어울리는 궁합은 아니었어요.
섭산적과는 간장드레싱을 얹은 채소 샐러드가 더 어울리는 건데, 오늘은 왠지 참나물이 먹고 싶어서...

잣가루까지 얹은 섭산적, 맛있어 보이죠??




이제 가끔씩, 섭산적이며 불고기며, 돈까스며 냉동 좀 해둬야겠어요.
이런 비상식량이 비축되어 있으면 식사준비가 한결 쉬운데...그동안은 너무 비축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리마
    '09.1.30 10:01 PM

    회원 생활 여러해만에 일등의 영광~~~
    야근의 보람이있네요
    제 요리 선생님 안녕하세요~~
    열혈 팬입니당~~ 혜경셈의 모든 책이 제요리의 바이블이랍니다

  • 2. Highope
    '09.1.30 10:03 PM

    흐흐흑 일등 놓쳤다.
    너무 맛있어 보여요.

  • 3. 지니천사
    '09.1.30 10:03 PM

    저도 순위권! 야근의 보람이 있네요~ 떡갈비 만들어서 냉동실에 쟁여놔야 겠다는 생각이 불끈 듭니다.

  • 4. 리마
    '09.1.30 10:05 PM

    퇴근전 침흘리고 갑니다 =3=3=3
    낼부터 다이어트 독하게 마음 먹었는데.......
    책임지셔요 흑흑

  • 5. 소리없는 방
    '09.1.30 10:07 PM

    와~
    맛있겠어요~
    저도 지금 냉동실에 돼지고기로 햄버거 패티 잔뜩 만들어 놓고 흐뭇해하고 있었는데^^
    요 섭산적도 미리미리 쟁여두기 좋은 아이템인거 같아요.
    얼린생선, 햄버거 패티, 돈까스, 섭산적이면 일주일이 꽉 차겠는걸요~!
    당장 내일 해놓아야 겠어요!

  • 6. 지윤마미..
    '09.1.30 10:21 PM

    배고픈 시간 하나 먹고싶어요~~

  • 7. Daria
    '09.1.30 10:34 PM

    아.. 맛있겠다.. 츄릅~~
    곧 출산인데 애기가 너무커서 다욧아닌 다욧중이랍니다.
    얼른애기 낳고 맛난음식 많이 먹고싶어요.

  • 8. ⓧ마뜨료쉬까
    '09.1.31 10:44 AM

    희망수첩 읽으면서 오늘만큼 공감한 적이 없어요 ㅋ
    제가 요즘 그야말로 김혜경 선생님의 10년전 생활을 재현하고 있는듯 ㅋㅋㅋ
    일하면서 밥해먹기 진짜 쉬운일이 아니예요...ㅠ.ㅠ
    울 집 냉동실은 돈까스와 양념된 돼지고기와 오징어...불고기로 채워져 있어요 ㅋㅋㅋ
    모두 일하면서 밥해먹기 책에서 읽고 해놓았지요^^
    요리책이며 요리잡지 수십권 있는데 젤루 열심히 보는 책이예요~

  • 9. 뭉게구름
    '09.1.31 10:08 PM

    저도 고기 사면 소, 돼지, 닭, 해물종류대로 다 사서 양념해서 지퍼백에 납작하게 해서 착착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괜히 뿌듯해요
    반찬 없을때 하나 꺼내서 국하고 먹으면 되니깐 편해요
    야채는 사실 힘들어요 우거지나 삶아서 냉동실에 넣고 먹을까 야채는 그때 그때 해서 먹어야지
    냉장고에 며칠있다 보면 물러서 버리게 되고 고기가 편하긴 한데 이 육식을 자주하다보니
    건강의 적신호가 자꾸 반짝거리니 문제예요
    고기 요리가 제일 편한데.....

  • 10. 호박골네반딧불이
    '09.2.2 5:37 PM

    아유~우 ~우~배고파요~~먹고 싶당~~!!
    혜경님 하시던 왕창만들어 냉동실에 채우는것 따라해야겠네요 .저도 바쁠때는 밥해먹기도 힘든데...~~고마워용~^*^

  • 11. 하이디시골생활
    '09.2.2 10:18 PM

    이제 시골은 영농준비로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바쁜때 생각해서 만들어 두어야겠네요 정말 맛있어보여요^^

  • 12. 산이야기
    '09.2.3 5:55 PM

    산골생활하면서 섭산적해먹기 쉽지안는데...
    저두바뻐지기전에 만들어두고 생각날때마다 냠냠~~ㅎㅎ

  • 13. 릴리
    '09.2.4 11:21 PM

    섭산적이 뭐지? 왜 난 모를까? 하다가

    정말 오랫만에 어릴적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제사나 차례때 항상 네모지게 두툼히 만들어서 제사 후 식구수대로

    썰어 나눠주셨는데...

    집집마다 제사음식도 형태도 다르니 친정처럼 그런 형태로 올리지 않으시더군요.

    생각난 김에 저도 만들어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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