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 후밴데..서울에서 좀 많이 떨어진 도시에 사는 후배가 있습니다.
그 후배를 만날 수 있는 기회에는 고작 일년에 한번, 많아야 두번~.
늘 아쉬운 만남이기 때문에, 만날 때마다, 어디든 좀 특별한 곳에 함께 가야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그런 후배입니다.
오늘 점심에 만나기로 했는데, 어딜갈까, 대명포구엘 갈까? 두물머리에 갈까? 하다가,
그냥 안가본 식당에 가봐야겠다 했어요.
언젠가 '식당에 가보니'에서 타샤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산들래 비슷한 식당이 있다고 본 것 같아서,
현대인의 필수,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 결과, △ 식당에 돈을 많이 들였다, △ 음식맛은 산들래만 못하다 △ 음식양이 너무 적다 등등 이었습니다.
산들래보다 더 잘 꾸며놓았는데, 음식은 좀 못하다니, 어떤 곳일까 궁금해서,
합정동에서 후배를 만나자마자 바로 자유로를 내달려 찾아가 보았습니다.
음 역시 듣던 대로,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썼더군요.
장식품에 돈 엄청 썼을 것 같아요.

애피타이저, 호박죽.

탕평채.
묵에 묻어있는 것이 김입니다.
얼마나 김을 곱게 부섰는지 깨인줄 알았어요.

샐러드입니다.
적채, 양상추, 아몬드 등이 들어있어요.
드레싱맛이 신선했는데, 후배와의 이야기에 취해서 뭘로 만들었는지 분석해볼 생각도 안해서, 기억이 안납니다.^^;;

쇠고기 냉채인듯.
쇠고기 얇게 썰어서 굽고, 채소와 싹채소, 구운 마늘을 곁들였어요.
소스맛이 좀 고소했던 것 같아요.

토마토 위에 얹은 새우요리.
드레싱에 요구르트가 들어있는 것 같았어요.

돼지보쌈.
돼지고기에 얹은 소스가 괜찮았어요.

홍어회무침.
식당 홈페이지에는 한치무침으로 되어있던데, 요즘은 홍어 무쳐주나봐요.

닭가슴살요리.
간장소스를 곁들여서 우리 입맛에 잘 맞았어요.

누룽지탕.
해물은 갑오징어 정도뿐이고 그밖에는 버섯이 들어있었는데,
조금 칼칼한 맛이 나는 것이, 중국집에서 먹는 여느 누룽지탕과는 좀 달랐습니다.

무청지짐.
잘 무른 것이 아주 맛있어요.

된장찌개.

반찬들.
특히 고구마줄기볶음이 맛있었고, 사진에는 잘 안보이는데 낙지젓도 좋았어요.
오늘 타샤의 정원에 가본 후기를 총정리하면,
△ 음식이 맛없지는 않았고, 다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었지만, 희안하게도 특징적인 음식이 없다는 거,
먹고나서 인상적인 음식이 없다는 거~
△ 음식양도 적지 않았다는 거, 우린 먹고 좀 남았어요.
다만 큰 접시에 음식을 조금씩 담아와서, 얼핏보면 양이 엄청 적어보인다는 거~
△ 그릇이 너무 화려하다는 거, 어떤 음식은 그릇의 무늬 때문에 음식이 죽어보이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나름 그릇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는 거~
△ 음식이 너무 한꺼번에 나온다는 거,
한가지나 두가지 내오고, 다 먹고나면 그 다음 것을 내오고 하는 식으로 서빙했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어요.
(이건 여기와 비슷한 식당인 일산의 나인웰이 참 잘합니다, 겹치게 주질 않아요, 먹으면 내오고 먹으면 내오고...)
접시는 큰데 한꺼번에 음식이 막 나오니까, 다 늘어놓을 수도 없고,
다 먹지 않은 것을 다른 접시에 옮겨 담고 하는데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어요. '빨리 먹고 자리를 비우라는 건가?' 싶구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당의 천장이 높아서 시원해보이고, 이런저런 소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한꺼번쯤은 가봐서 좋을 듯 하다는 거~
음식양이 적다는 다른 분들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음식맛이 산들래만 못하다는 건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산들래는 늘 예약이 밀려있어서 가고 싶을때 가기 어렵지만, 여긴 그보다 사정이 나은 것 같고,
또 큰길가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아가기도 좀 편한 것 같아요.
암튼,
요즘 제가 식당에 가보니 자주 올리죠?
식당 후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쓰는 건,
이 집에 가보시라고 하는 게 아니라,
구경하시면서 뭔가 얻을 수 있는 팁이 있으면 얻으시라는 뜻입니다. 제 맘 아시죠??
저도 오늘 이 집에서 쇠고기냉채를 먹으면서, 집에서 한번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이~~따만큼 큰 그릇에 음식은 요따만큼 조금 담는 것도 배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