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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식당에 가보니 38- 타샤의 정원

| 조회수 : 15,977 | 추천수 : 149
작성일 : 2008-08-12 20:33:12


고등학교 후밴데..서울에서 좀  많이 떨어진 도시에 사는 후배가 있습니다.
그 후배를 만날 수 있는 기회에는  고작 일년에 한번, 많아야 두번~.
늘 아쉬운 만남이기 때문에, 만날 때마다, 어디든 좀 특별한 곳에 함께 가야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그런 후배입니다.

오늘 점심에 만나기로 했는데, 어딜갈까, 대명포구엘 갈까? 두물머리에 갈까? 하다가,
그냥  안가본 식당에 가봐야겠다 했어요.

언젠가 '식당에 가보니'에서 타샤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산들래 비슷한 식당이 있다고 본 것 같아서,
현대인의 필수,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 결과,  △ 식당에 돈을 많이 들였다,  △ 음식맛은 산들래만 못하다  △ 음식양이 너무 적다 등등 이었습니다.
산들래보다 더 잘 꾸며놓았는데, 음식은 좀 못하다니, 어떤 곳일까 궁금해서,
합정동에서 후배를 만나자마자 바로 자유로를 내달려 찾아가 보았습니다.

음 역시 듣던 대로,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썼더군요.
장식품에 돈 엄청 썼을 것 같아요.




애피타이저, 호박죽.




탕평채.
묵에 묻어있는 것이 김입니다.
얼마나 김을 곱게 부섰는지 깨인줄 알았어요.




샐러드입니다.
적채, 양상추, 아몬드 등이 들어있어요.
드레싱맛이 신선했는데, 후배와의 이야기에 취해서 뭘로 만들었는지 분석해볼 생각도 안해서, 기억이 안납니다.^^;;




쇠고기 냉채인듯.
쇠고기 얇게 썰어서 굽고, 채소와 싹채소, 구운 마늘을 곁들였어요.
소스맛이 좀 고소했던 것 같아요.




토마토 위에 얹은 새우요리.
드레싱에 요구르트가 들어있는 것 같았어요.




돼지보쌈.
돼지고기에 얹은 소스가 괜찮았어요.




홍어회무침.
식당 홈페이지에는 한치무침으로 되어있던데, 요즘은 홍어 무쳐주나봐요.




닭가슴살요리.
간장소스를 곁들여서 우리 입맛에 잘 맞았어요.




누룽지탕.
해물은 갑오징어 정도뿐이고 그밖에는 버섯이 들어있었는데,
조금 칼칼한 맛이 나는 것이, 중국집에서 먹는 여느 누룽지탕과는 좀 달랐습니다.




무청지짐.
잘 무른 것이 아주 맛있어요.




된장찌개.




반찬들.
특히 고구마줄기볶음이 맛있었고, 사진에는 잘 안보이는데 낙지젓도 좋았어요.


오늘 타샤의 정원에 가본 후기를 총정리하면,
△ 음식이 맛없지는 않았고, 다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었지만, 희안하게도 특징적인 음식이 없다는 거,
먹고나서 인상적인 음식이 없다는 거~

△ 음식양도 적지 않았다는 거, 우린 먹고 좀 남았어요.
다만 큰 접시에 음식을 조금씩 담아와서, 얼핏보면 양이 엄청 적어보인다는 거~

△ 그릇이 너무 화려하다는 거, 어떤 음식은 그릇의 무늬 때문에 음식이 죽어보이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나름 그릇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는 거~

△ 음식이 너무 한꺼번에 나온다는 거,
한가지나 두가지 내오고, 다 먹고나면 그 다음 것을 내오고 하는 식으로 서빙했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어요.
(이건 여기와 비슷한 식당인 일산의 나인웰이 참 잘합니다, 겹치게 주질 않아요, 먹으면 내오고 먹으면 내오고...)
접시는 큰데 한꺼번에 음식이 막 나오니까, 다 늘어놓을 수도 없고,
다 먹지 않은 것을 다른 접시에 옮겨 담고 하는데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어요. '빨리 먹고 자리를 비우라는 건가?' 싶구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당의 천장이 높아서 시원해보이고, 이런저런 소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한꺼번쯤은 가봐서 좋을 듯 하다는 거~

음식양이 적다는 다른 분들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음식맛이 산들래만 못하다는 건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산들래는 늘 예약이 밀려있어서 가고 싶을때 가기 어렵지만, 여긴 그보다 사정이 나은 것 같고,
또 큰길가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아가기도 좀 편한 것 같아요.

암튼,
요즘 제가 식당에 가보니 자주 올리죠?
식당 후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쓰는 건,
이 집에 가보시라고 하는 게 아니라,
구경하시면서 뭔가 얻을 수 있는 팁이 있으면 얻으시라는 뜻입니다. 제 맘 아시죠??
저도 오늘 이 집에서 쇠고기냉채를 먹으면서, 집에서 한번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이~~따만큼 큰 그릇에 음식은 요따만큼 조금 담는 것도 배웠구요..^^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똥줄의 숲
    '08.8.12 8:37 PM

    1등 꼬리말 부터 달고.. 글 읽으러 갑니다 ㅎㅎㅎ 너무 행복해요 ㅠ_ㅠ

  • 2. 다섯아이
    '08.8.12 8:50 PM

    첫 번째 사진으로 봐서는 분위기가 훌륭해 보이진 않지만
    다양한 소품들이 많아보이네요.
    그릇에 그려진 꽃들도 보기 좋구요. 음식맛이 산들래 보다 조금 떨어진다면
    산들래를 현대인의 필수 '인터넷 검색'을 하고 올께요~^^

  • 3. yaum kja
    '08.8.12 8:50 PM

    그릇들이 너무 예뻐요

  • 4. 강혜경
    '08.8.12 9:52 PM

    하하하하...다섯아이님처럼
    저도 산들래도 모르기에...검색해보고 와야할듯 하네요.^=^
    볼꺼리가 많은 식당도 참 좋던데....나름
    음식맛까지 좋으면 더 좋을텐데요
    그릇들 보는 재미..
    화면으로라도 느끼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샘님~~
    저도 요따만한 그릇에 쪼끔 담는법...써볼래요~~

  • 5. 6층맘
    '08.8.12 11:28 PM

    헉, 국시같은 것이 탕평채였군요. 이럴수가...
    전 굵고 길쭉하게 썰은 것만 봐서리....

    공연보고 아이 선생님 모시고 반포 제시카네 부엌에 가서 열심히 먹고 이제 막 왔습니다. 남편에겐 갈비구이랑 마늘구이랑 많이 먹으라구 충고까지 해가며....(전 쵸코 아이스크림만 딥다 먹었습니다.)
    선생님 모셔다 드리고 나오며 아파트 현관에 붙은 음식점 광고를 보니 산들애 라고 써있었답니다. 아이 연습실 근처 음식점 이름도 산들_ 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 산들래 지명도가 대단하지요.

    우리 82cook도 오프라인 식당이 하나 있으면 참 좋겠구만요.
    오가다 들리고 예쁜 그릇에 맛난 음식 먹고 차도 마시고 살림도 배우고 공부도 하는 장소요.

    오늘 덕분에 좋은 장소 알고 갑니다.
    그동안 사놓은 타샤 책 복습에 들어갑니다.
    좋은 꿈 꾸세요.

    내일 아침부터 당장 이~~따만한 그릇에 요따만큼 담아 보렵니다.

    참 밑에 구글 알림 중에 체질량 지수 계산해 주는 칸이 있어 키와 몸무게를 집어넣으니 큰일났습니다.
    알맞은 몸무게로 만들려면 한참을 노력해야겠습니다.

    모두들 한번 씩 해보세요.
    식구수대로 좌르륵~!

  • 6. silvia
    '08.8.13 12:09 AM

    정말 그릇이 화려하네요..
    외관도 타샤의 정원처럼 풍성한 정원이 있었는지...
    쇠고기 냉채.. 저두 한 번 해보고 싶어요...

  • 7. 여설정
    '08.8.13 1:51 AM

    ㅎㅎㅎ
    마지막 멘트에서 ' 이따만한...요따만큼~' 에 기절하듯 웃어봅니다.^^

  • 8. 또하나의풍경
    '08.8.13 10:21 AM

    그릇이 너무 이뻐서 저도 내내 눈여겨봤어요
    선생님덕분에 좋은곳 구경 잘했네요 ㅎㅎ (마치 제가 다녀온듯한..ㅎㅎ)

  • 9. ㅎㅎ..
    '08.8.13 4:16 PM

    일산에 사는데, 타샤의 정원 정말 광고 무지해댑니다. 그래서 가볼까말까 하고 있는데 음식을 보니
    정말 '나인웰'이란 비슷한 느낌 이군요. 나인웰도 살짝 질려서 요즘 안가고 있는 중인데...
    전 지난번에 올려주신 '하노이의 아침'을 가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근데 일산 웨스턴돔에 있는 하노이의 아침도 맛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 10. 소금별
    '08.8.13 10:53 PM

    식당에 가보니~~ 를 읽노라면, 저는 늘 이런생각을 합니다.ㅠㅠ

    빨랑 아이들이 커서 요런저런 식당에서 맛을 음미하면서, 차분하고 여유있는 식사를 했으면~~~


    오늘이 남편 생일이었는데,
    덥고, 아이들챙기기 힘들다는 이유로 그냥 집에서 갈치조리고, 소세지전 붙이고, 어제 버무려둔 잡채볶고, 샐러드한접시, 미역국 그밖에 밑반찬으로 집에서 먹었어요...

  • 11. 히누맘
    '08.8.14 11:19 PM

    저두 여기 가봤는데, 추천하는 사람도 음식보단 장식품들을 말하더군요. 멀리 힘들게 간 보람도 없이 장식품, 음식.. 뭐하나 딱부러지는 기쁨은 없었어요.
    님 말씀처럼 단 한가지라도 맛있는 음식이 있었으면... 그리고 마지막에 세 명이서 쌈된장 용기에 나온 된장찌개 하나를 나눠먹으려니 미안해서 그만 남기고 말았네요... 음식이 박하면 못쓰는 법인데...ㅜㅜ

  • 12. 하하하
    '08.8.26 4:36 PM

    가격은 그냥 일반 한정식 정도.. 그다지 비싸지 않았던 거 같아요.. 기념일에 아이와 다녀왔는데 저도 다른 건 다 맘에 들었는데요..
    서비스는 좀 아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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