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97년, IMF가 터졌을 때...제가 대충 세가지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첫번째는 전기밥솥을 치웠습니다.
가계지출을 줄이려고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부엌에서 제일 먼저 줄일 수 있는 것이 전력소모가 큰 전기밥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전기밥솥을 치웠습니다.
두번째, 집 도배를 했습니다.
93년 입주 당시, 우리 집만 옵션선택을 하지 않아 미운털이 박였었는지,
정말 도배기술을 전혀 배우지 않은 초보자가 해도 그보다는 나을 정도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도배가.
그래서 도배를 했습니다. 당시 주변에서는 현금을 꽉 틀어쥐고 있어야지 웬 도배냐고 했는데..
우리집 kimys, "필요할 때는 써야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어차피 할 도배, 불필요한 지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몇달 빨리 하는 것이니까 서둘러서 하라고..해서, 도배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로...집안의 금을 모두 내다 팔았습니다.
금 판돈으로 뭘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 너도나도 모두 금을 들고나가서 팔았었죠.
암튼...IMF 터지자마자 전기밥솥을 치우고나서는,
저희 집 밥은 가스불로 하는 압력솥 아니면 냄비, 돌솥 등으로 해결했습니다.
그런데..아시죠? 제가 결정적으로 맛있는 밥을 못한다는 거...
그래서 식구들로부터 받는, 밥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라는 거...
그래서, 밥만 잘 지어질 것 같으면 이것저것 사들이기도 하고,
(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
심지어 손목도 시원치않은 주제에 그 무거운 돌솥까지 사서 손목 건강마저 위협하고...
(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
그랬음에도 불구하고..여전히 가족들의 입맛에 꼭 맞는, 맞춤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덜 퍼졌다!"하시는 시어머니와 "뜸이 덜 들었다!"하는 kimys,
가자미눈을 뜨고 쳐다보는 것도 하루 이틀..
제가 결국 손을 들었습니다.

어제...고민끝에, 6인용 전기압력밥솥 질렀습니다.
10인용 전기압력밥솥이 있긴 한데..너무 커서, 거기에 밥 하면 바닥에 깔릴 정도인데다가
압력레버가 잘 열리지 않아서 잘 쓰게 되질 않아요.
해서...아담한 사이즈의 6인용 전기압력밥솥 6개월 무이자 할부로 질렀어요.
우리집 kimys의 지론, "경기가 나쁠 때일수록 필요한 소비는 꼭 해야한다!" 에 충실한 거죠.
kimys도 대찬성입니다. 소비진작에 아주 작은 힘을 보탰다고..ㅋㅋ...
문제는 전기요금인데...그건 눈 질끈 감기로 했어요.
외식 한번만 줄여도 전기요금은 문제도 안될 것 이고,
그리고, 요즘처럼 잘 먹어야하는 때에는 밥맛이 제일 아니겠습니까??
밥만 맛있으면, 상에 고량진미가 오르지 않아도, 맛있는 김치 하나 만으로도 밥 한그릇 뚝딱이잖아요?
아주 오래오래 벼르다가 6인용 전기압력밥솥 지르고..너무 좋아서, 자랑질 했습니다..^^
아까 문자 받았거든요..발송했다고...
내일이면...새 압력밥솥으로 신경 하나도 안쓰고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게되겠죠?
내일 이후로는 저희 시어머니와 kimys가 밥 가지고는 제게 스트레스 안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