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여름이면 친정집 식탁에 자주 오르는 반찬이 있습니다.
노각나물 입니다.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께서 유난히 노각나물을 좋아하셔서..
손이 많이 가는데도 친정어머니는 기꺼이 노각을 몇개씩 사시곤 했었습니다.
껍질을 벗긴 후 속살을 얇게 벗겨내고,
다시 그 속살을 채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꽉 짠 다음 고추장에 무치는 노각나물.
제게는...여름에는 반드시 '먹어줘야할' 필수 반찬으로 각인되어있습니다.
그냥, 오돌오돌하다는 질감외에, 뭐 그리 특별할 것도 없지만,
아버지가 좋아하신 것이고, 여름이면 늘 먹던 것이라,
오늘 상에 올렸습니다.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전에는 고추장을 넣고 무쳤었는데, 오늘은 매콤무침장으로 무쳤다는 거.

멸치볶음도 했습니다.
저에게 요즘 이상한 버릇이 생겼습니다.
자려고 누웠다가는 벌떡 일어나서, 뭔가 반찬을 만들고 잡니다.
자다가 스르르 일어나서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니까 몽유병은 아닌 것 같은데..이 무슨 황당시추에이션인지...
어제도 자려고 누웠다가 갑자기 멸치를 볶아야겠다 싶어서,
벌떡 일어나 냉동실 멸치를 꺼냈습니다.
볶음용 멸치를 우선 프라이팬에 달달 볶다가 덜어두고,
그 팬에 고추장과 물, 물엿 좀 넣어서 자글자글 끓을 때,
불을 끄고, 볶아둔 멸치를 넣어 멸치몸에 고추장 소스가 묻도록 했습니다.
오랜만에 볶은 멸치라 그런지 맛있네요.
우리집 식구들, 이런 멸치볶음이나 진미채무침이니 장조림이니 하는 밑반찬류를 잘 먹어주면 좋을텐데,
이런 밑반찬을 안 좋아합니다.
아마, 멸치볶음도 저 혼자 다 먹게 될 것 같아요.
칼슘약 먹으면 위장장애가 일어나 따로 먹지도 못하는데,
멸치볶음이나 열심히 먹어야겠어요. 다른 식구들이야 먹든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