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kimys가 쓰는 책상 위의 탁상용 달력을 보니까,
6월28일 칸에...'혜경'이라고 쓰여있는 거에요.
'나? 왜?? 내가 뭘?? 내 생일 겨울인데..???' 이러고 말았습니다.
오늘 저녁때,
저녁 식사 준비에 한창인데, 저희 시어머니께서 하얀 봉투를 하나 들고나오시면서,
"내일 느그들 나가서 맛있는 거 사먹어라!"하시는 거에요.
순간 의아했던 저는 "내일 왜요, 어머니?"하다가...그냥 하하하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이렇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내일이 저희 부부 결혼기념일이에요.
결혼 초에는 번번히 제가 까먹다가 (심지어는 날짜도 28일인지, 26일인지 아삼삼..^^;;)
요즘 몇년은 기억했는데..올핸 그만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제가..요즘...좀 복잡해서...더 그랬습니다...
어머니가 주시는 봉투 넙죽 받았습니다..^^
용돈이 넉넉치도 않으신 우리 어머니, 거금을 넣으셨네요.

저녁엔 냉동실에 있던 조개를 꺼내서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담백하게 끓이려고, 어떤 식품회사의 연구소장님이 가르쳐주신 비법을 써봤습니다.
그 비법이란...미역 볶을 때 넣는 참기름의 양을 반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포도씨오일 같은 일반식용유를 넣으라는 거,
음...참기름 향이 옅어서 인지, 좀 담백한 맛은 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미역국은 참기름 맛과 향이 제대로 나는 것이 더 좋네요.)

가지 하나 있던 것도 쪄서 나물 무쳤습니다.
하나 찌니까 딱 저만큼, 두세젓가락 집으니까 끝!!
기회있는 대로 말씀 드리죠? 찐 가지 쪽쪽 찢은 후에 한번 짜주시라는 거..
비빔밥에 넣는 가지나물은 국물이 흥건해도 좋지만, 그냥 나물로 먹을 때는 한번 짜주면 물이 덜 생깁니다.

재료도 없고 해서..참치캔 하나 부쳤습니다.
참치캔에 양파 굵게 다져넣고, 부침가루와 달걀 넣고 반죽해서 부쳤어요.
참치전이야..반찬 없을 때 참 만만하죠??

싱싱한 로메인과 상추가 잔뜩 생겼어요.
로메인이 다소 억세 보이기는 했지만, 손으로 뚝뚝 끊어서,
블루베리 드레싱 얹어 먹었어요.

상추도..씻어 놓으니까..막 밭으로 가려고 생생하게 살아나네요.
상추도 손을 끊어서, 액젓과 매콤무침장, 참기름을 넣어서 겉절이를 했습니다.
모처럼...잠시나마, 잡념을 털어내고, 요리에 몰입했던 것 같아요..오늘 저녁...
내일은 결혼기념일 선물로,
요즘 꽂혀서, 핸드폰의 컬러링까지 바꾼,
김종욱의 '그대만이'CD나 한장 사달라고, 해야겠어요.
'그대만이' 가사는....누군가에게 보내는 제 마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