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공휴일 점심 [시판 짬뽕]
저희 집 근처에는..누구를 만날만한 곳이 없습니다.
콩다방 별다방은 커녕 톰앤톰스 같은 커피숍도 없습니다.
그래서..호텔 커피숍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그랜드힐튼 같은 곳을 약속장소로 정하기도 하는데...
어느 날인가보니까..저희 집 근처에 던킨도넛이 확장해서 재개업을 했더라구요.
업무 때문에 누구를 만날 일이 있을 때, 비좁은 사무실에서 보느니 이런 곳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그런데..장사가 너무 안되면, 이나마도 문을 닫을 지 모른다 싶어서..
좀 이용해줘야겠다 맘 먹었어요.
얼마전,
걸핏하면 탈이 나는 어깨와 팔 때문에 침을 맞고 오면서 도넛을 좀 샀습니다.
도넛 상자를 들고 터덜터덜 걸어오다가 같은 라인에 사는 이웃을 만났습니다.
그 이웃, 저를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형님네도 그런 거 드세요?" 하는거에요.
"헛..이거 우리 잘 먹어요. 이런거 안드세요?"하니까,
"형님네는 몸에 좋은 음식만 드시는 줄 알았어요"하는 거에요...
하하..제가 얼마나 불량식품을 잘 먹는데요...^^
저도, 라면도 먹고, 과자도 먹고, 초콜렛도 먹고, 피자도 시켜먹고,
먹기시작하면 단 1개로 그칠 수 없는....앉은 자리에서 2~3개는 꼭 먹어줘야하는 크리스피크림도넛도 좋아합니다. ^^
오늘 점심은 짬뽕 끓여먹었습니다.
제가 짬뽕 먹었다고 하면..혹시라도..직접 다 만들어 먹었는 줄 아실까봐..제목에도 밝혔는데...
냉장식품으로 나오는 사천짬뽕 끓여먹었어요.
라면보다 좀 귀찮기는 하네요. 국수와 국물을 따로 만들어서, 국수위에 국물을 부어야하니.
그런데...맛이 괜찮네요. kimys 잘쓰는 표현으로, 먹을만 한거 있죠. ^^
중국집에서 시켜오면 양이 너무 많거나, 맛이 없거나, 뭐..꼭 하나 걸리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건 양도 적당하고..국물이 다소 짠 것 같았는데, 국수위에 부으니까 괜찮구요.
갑자기 손님이 들이닥쳤을 때 냉동실의 새우와 불린 해삼, 오징어만 조금 썰어서 국물 끓일때 같이 끓여내면,
괜찮을 것 같아요..바로 삼선짬뽕이잖아요.
저희도 이런 것 먹습니다.
글로만 만나다보면, 저는 절대로 그럴 의사가 없고, 그렇게 느끼시지 않도록 조심하는데도,
저를 너무 미화(美化)해서 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서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하구요.
그런데...저..그냥 아줌마 입니다. 이제 오십줄에 들어선...(헛..)
밥 하기 싫으면 너구리도 잡고, 중국집에 전화해서 짜장면도 시키고, 아님 구기동 두부집에라도 가고...
반찬 하기 싫으면, 새반찬 하나도 없이 몽땅 먹던 반찬, 그릇만 바꿔서 올리기도 합니다.
빨래도 모아뒀다가 1주일에 한번 세탁기 돌리고, 청소기도 자주 안돌립니다. 일주일에 고작 한번?두번?
운전하다가 옆차선에 확 끼어드는 운전자에게는 절대로 차선 안 비켜주며 꼬장떠는..
그런 보통 아줌마입니다.
- [희망수첩]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 233 2013-12-22
- [희망수첩]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 [희망수첩] 급하게 차린 저녁 밥.. 32 2013-12-07
- [희망수첩]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1. 별꽃
'07.10.4 12:24 AM이런날도 일뚱^^
2. onion
'07.10.4 12:24 AM밤에 보는 짬뽕~굉장히 맛있어보이네요.
크리스피크림에 너구리까지...갑자기 선생님이 무척 가깝게 느껴지는데요? ^^3. 별꽃
'07.10.4 12:27 AM82쿡 쥔장이 아니고 이웃집 형님같아요~
늘 쥔장이고 선생님이라고만 머리속에 입력되었있었는데~4. chatenay
'07.10.4 12:34 AM아~아~아~배고픈데...저짬뽕!! 내가 왜 샘의글을 클릭 했을가~후회 중이예요...
*^^* 샘!!잘 알아요~언젠가 부터 82가 넘 건강한 먹거리로 바뀌였어요...그럴때 샘이 좀 부담 스러위시겠다~~~싶었어요....첨에 82가 좋았던건 시판소스랑 시판 즉석 식품같은거 어떤 맛일지 궁금할때 그런 팁이 있어서 였거든용...사실 일하면서 밥해먹는거 증말 힘들어요...가끔은 그런것도 먹어줘야 회사들도 살죠...그쵸~오!!근디.....울아찌가 요상스런 체질로 바뀌어 인스턴트나 조미료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두드러기가 솟아 주시니.....정직 본인은 두드러기가 나도 먹는다지만 벅벅 긁는 남편 보기는 괴롭쟎아요~ㅠㅠ 그래서 저 무지 힘들어요~~~5. 미조
'07.10.4 12:47 AM짬뽕도 땡기지만 저 그릇이랑 매트도 참 이뻐요.
저 매트 어디껀가요?? 이케아껀가요?? +_ +
반찬도 저런 그릇에 담으니 색달라요.6. 링
'07.10.4 1:10 AM선생님 글에 맘이 따뜻해져서 로긴했습니다. 사진으로 뵜을때도 참 곱게 나이드셨다 싶은것이
맘이 좋으신갑다했는데..저의 어머니도 곱게 나이드셨답니다.저보다 훨씬 아름다우세요.
선생님글 보면서 엄마생각에 맘이 환해지는 한때였습니다.7. Pinkberry
'07.10.4 2:13 AM따사롭고, 훈훈한 느낌으로
이렇게 고백도 하시는 보통사람(?)이시기 때문에
누구나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서 부터
오늘날의 '82cook'이 존재하는건 아닐까요?^^8. 세라피나
'07.10.4 2:49 AM하나뿐인 딸과 친구처럼 지내고, 주변 사람들 아낄 줄 알고,
불의에 화낼줄 아는 그런 대학민국의 보통 아줌마시라는거~!
잘 알아요~그래서 82쿡을 사랑하는 겁니다!!9. 이창희
'07.10.4 9:08 AM공*춘짬뽕도 괜찮던데---
꼬장부리는 아줌마 드셔보세요
82식구들한테 야단 맞을라(아줌마라했다구)10. 깜이
'07.10.4 9:19 AM시판음식도 가끔은 먹어줬야져,,,,^^
저도 좋아해여,,,요즘 다이어트땜시 절제분위기라 더 먹고싶네여,,ㅠㅠ11. 초록하늘
'07.10.4 9:41 AM"너구리도 잡아먹고"에 뒤집어졌습니다.. ^^*
12. 쏨
'07.10.4 10:26 AM선생님 다음에는 N心사의 냉동짬뽕도 한 번 드셔보세요.
전 그걸 제일 좋아한답니다. ^^
선생님도 우리 같은 보통 아줌마셔서 더 좋아요13. 푸름
'07.10.4 11:12 AM하하......
샘의 고해성사에 꼬리를 달아야겠다는 의무감이....... ㅋㅋ
샘의 그런면이 좋아서 지금껏 매일 하루죙일 82켜놓고 살지요...ㅎㅎ
저도 <일하면서 밥해먹기>라는 말에 반해서 팬이 됬어요..그래서 지금 얼마나 편해진게
많은지.... 감사하죠..
'빨래도 모아뒀다가 1주일에 한번 세탁기 돌리고, 청소기도 자주 안돌립니다. 일주일에 고작 한번?두번?'
- 저는 이부분이 감동적인데..... 저희집은 아직 벗어놓는 식구도 많은데......
요거때매 매일 절망합니다. 나 불량주부....
퇴근하고 젤 괴로운게 청소와 빨래네요 ㅜ.ㅜ
저도 저 짬뽕 먹어볼랍니다. ^^*14. 지성원
'07.10.4 11:20 AM읽으며 내내 그렇구나~ 똑같구나~ 하다가,
차선을 안비켜주는 담력에 다르구나 ! 달라. 했어요.
전 남자운전자들 무섭더라구요.15. 세상구경
'07.10.4 12:23 PM평범한 아줌마의 일상인것같아 제마음도 편해집니다 ~~
항상 바지런한 주부들때문에 맘에 죄책감이 들더군요
더 잘해야한다는 ~~ 매일매일 잘하기는 정말 어려워요16. 마리아
'07.10.4 12:53 PM샘의 이런 모습에 더욱더 82가 좋아집니다
꼬장떠는.....ㄲㄲㄲ17. sunny
'07.10.4 2:24 PM샘의 진솔한 모습을 뵈니 푸근함까지 느껴지네요.
집안일에는 뭐든 자신없는 저에게 죄책감도 덜어 주시네요.18. yunii
'07.10.4 2:43 PM^^ 처음 덧글로 인사드리는 초보주부랍니다..
왠지 엄마같아요..
어쩜 자제분의 나이가 저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도 가끔 해요..
저도 시판 짬뽕.. 이런 제목에.. 선생님도 이런걸? 했는데..ㅋ
저의 엄마는 음식점 하시거든요.. 그런데도 매주 주말엔 라면을 자주 드시거든요..
아빠가 좋아하시기도 하지만~
그리고 차선 양보안하는.. 이건 저랑도 비슷하시네요~
자주 인사드릴께요~19. 둥이둥이
'07.10.4 3:11 PM하하..선생님 보고싶어요....^^
저 이제 운전 시작했어요..
선생님의 운전 지침 잘 새기며...
지난주는 남편 보조석에 앉히고..태안 천리포도 갔다왔다지요..^^
머..물론..고속도로 통행카드는 갈때...올때 두번 다 내려서 가져왔지만요...ㅋㄷ20. mulan
'07.10.4 4:52 PM저두 오늘 삼양라면 먹었어요. ㅋㅋ 찌찌뽕입니다요. ㅎㅎ 날씨가 많이 좋지 않아요 감기 조심하셔요. ~
21. 그린
'07.10.4 5:16 PMㅜ.ㅜ
이젠 저도 난독증까지 오나봐요....
시판 짬뽕이란 제목보고선 어느 맛난 중국집 소개인가보다했는데
시판이 그 시판이로군요.@@
오늘 선생님의 인간적인 고백덕분에
샘 팬이 더 많이 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늘 따뜻하고 사랑스런 82덕분에 사는 재미가 소록소록 늘어납니다.^^22. 요리열공
'07.10.4 6:25 PMㅋㅋ..샘님도 그렇게 사시는군요..
그런 모습이 상상되어 더 좋습니다..^^23. 얀이~
'07.10.4 7:37 PM늘 선생님 글 읽으면서도 감히(감히라고 표현할수 밖에 없는.. ^^;) 댓글을 달수 없었던것은 저와는 다른 세계에 사시는... 너무도 부지런하고 따라잡기 힘든 분인것 같아서...
근데 이번글은 댓글을 쓸수밖에 없게 만드셨네요. ^^
샘님의 이런글이 너무 감사한거 있죠. ㅋㅋ
괜히 제가 한발짝 다가선것 같아 기쁘네요. 호호호24. 브룩쉴패
'07.10.4 7:53 PM전 일주일에 청소기 한 두번 돌리신다는게
왜 이렇게 기쁘죠?
나는 반드시 서너번 돌려서 혜경님보다 잘 하는 것
하나를 갖추리라!!25. 졸리
'07.10.4 8:29 PM - 삭제된댓글샘님은 역시 골고루 갖추셨네요, 융통성까지!!
(그렇죠, 반찬하기 귀찮을 땐 이런 종류도 훌륭한 메뉴네요)
전 아이들한테 반찬도 골고루 안해주며 인스턴트식품도 못먹게하다가 얼마전 저희 작은 아이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죠.26. 라니
'07.10.4 10:06 PM하하하~
저는 정말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넣어주시는 샘이 좋습니다.
우리 집하고 똑 같다니,,,ㅎㅎㅎ
감사드려요^^27. 철이댁
'07.10.4 11:09 PMㅎㅎ 그래도 샘과 제가 다른건
샘은 시판 짬뽕도 저렇게 예쁘게 담아서 내신다는거..
저는요...냄비째...ㅎㅎ28. lorie
'07.10.6 12:00 AM이 밤에 짬뽕 국물이 먹고싶네요
29. 라라^^*
'07.10.8 11:15 AMㅎㅎㅎ
그래서 샘이 더 좋죠.30. 스프라이트
'07.10.8 11:56 AM샘 정감이 가는 글 넘 재미나게 읽었어요. 집앞 중국집의 짬뽕맛이 맘에 안들던차인데
쟁여놓고 손하나 까닥하기싫을때 끓여먹어봐야겠네요.31. 두민맘
'07.10.9 9:16 AM"o"사의 짬뽕두 맛나요.. 우린 넘 이런거좋아해서 다 먹어봤는데요 제일
나은것 같던데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