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야밤의 이상한 간식
저녁 잘 먹고난 kimys, 어린애도 아니면서, 조금전 느닷없이,
"뭔가 단 게 먹고 싶다..크리스피 크림 도나쓰 같은.."
헉, 한밤중에 웬 도넛?!
자기가 무슨 임산부도 아니면서, 뭔가가 왜 먹고싶냐고요...
마침 냉장고 안에..먹다남은 빙수용 떡 몇조각과,
올 여름 다른 해에 비해서 덜 더웠다고, 빙수용 팥이 많이 남아 혹시 상할까봐 끓여둔 팥이 있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핫케이크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얇게 부친 다음,
그 속에 빙수용 떡과 빙수용 단팥을 넣으면 어떨까?
"기달려 봐봐요...", 호기있게 외치고는 부엌에 들어갔습니다.
핫케이크 가루는 아주 묽게 반죽했어요.
달걀 1개에 물 120㎖를 넣어 잘 풀어준 다음에 핫케이크가루 120㎖를 넣어 반죽을 만들었습니다.
팥과 빙수용떡은 섞어뒀습니다.
프라이팬을 아주 약한 불에 올린 다음 식용유를 아주 살짝만 발라주고,
일단 핫케이크반죽을 둥글게 폈습니다. 이때..모양틀을 써야겠더라구요...제 맘처럼 모양이 안잡히네요.
그리고 한쪽에 팥소를 얹은 후 반달모양으로 부쳤습니다.
모양이..아주 엉망진창이지요...그래도 한밤중에 이정도 서비스라도 어디랴, 싶어서...모양에 신경 좀 덜 썼습니다.
몇조각 부쳐서 주니까... kimys, 먹을만 하답니다.
정말인줄 알고..하나 먹어보니까....너무 다네요..ㅠㅠ...이렇게 단걸...먹을만하다며 다 집어먹다니...
단게 정말 많이 먹고 싶었나봐요...
팥만 좀 덜 달았더라다면,
팥에 계피가루 같은 걸 좀 넣었더라다면,
빙수떡이 많아 팥의 단맛을 상쇄해줬더라면...
이런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어쨌든, 뭔가 단것이 먹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성의표시는 했으니까..
마누라로서의 임무는 수행한거 아닌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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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둥이둥이
'07.9.21 10:50 PM1등^^
2. 둥이둥이
'07.9.21 10:51 PM그래도...kimys님 팥을 많이 좋아하시자나요...^^
1등의 기운을 받아....초가을 우울증 털어버리고..힘내고 싶어요!!3. 돼지용
'07.9.21 11:19 PM둥이둥이님 찌찌뽕 !
제가 달려던 댓글이에요.
팥 좋아하신다던...
그 왜 일본 빵도 만들어 주셨잖아요.
핫케익속에 팥 넣으셔서요.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칭쉬를 들고 와야하나...4. 야간운전
'07.9.21 11:46 PM맛을 상상하니까,
상상만으로도 배가 불러요. 하핫.
선생님처럼 남편한테 잘 해줘야지, 싶은 생각 하면서...
추석 잘 보내셔요~5. chatenay
'07.9.22 12:10 AM와~~딸기접시 예뻐요!!!
전 남편이 밤에 그러면 "살쪄~안돼!! 눈 꼭감고 주무시와요!!""하는뎅.....
샘~반죽 부치신거 보니까 크랩 같아요~크랩처럼 크게 부쳐서 팥고물을 초코렛처럼 바르면 어떨까요? 팥크랩!!ㅎㅎ~6. Pinkberry
'07.9.22 12:19 AM팥 넣은 crepe 이네요^^
모두들 추석 쇠러 떠나셨는지
모처럼 한가해보이는 82cook.
샘님^^
풍성한 한가위보내세요!!!^^7. 캥거루
'07.9.22 12:42 PM역시..창작성이 뛰어나세요.
야밤에 가스불 앞에 서 있는거 너무 힘든 일인데...마음씨도 고우시고요.
명절이라 사이트가 너무 조용해요...저는 별일 없어서 매일매일 들어올수 있을듯해요.
추석 잘보내시고요~~8. 김혜경
'07.9.22 12:45 PM돼지용님, 오방떡이요?? ㅋㅋ..요새 그거 안만들어 줬어요..살찐다는 게 핑계지만..
실은, 뭐..좀 귀찮아서..
단팥도 남았겠다..좀 해줘야죠...^^
캥거루님..저도 매일 들어올거니까..같이 놀아요...^^
Pinkberry님 chatenay님, 야간운전님, 둥이둥이님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9. Pak camy s
'07.9.22 12:57 PM이것은 크레이프네요.
아이홉에가면 크레이프위에 과일졸인것을 올려줘요.
선생님 즐거운 하루 하루 되시길...10. mimi
'07.9.22 2:06 PM단팥은 여러모로 쓰이네요. 어떤분은 죽도 끓이시더니 ^^
11. 프로방스
'07.9.22 5:08 PM저도 단팥 무지 좋아합니다. 오늘도 재래시장 갔다가 단팥 든 도나쓰 사다가 먹었다는...
속으로 아들넘이 안좋아해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는 한심한 모친입니다.12. 졸리
'07.9.22 9:08 PM - 삭제된댓글야밤의 맛있는 간식이네요.프랑스에서 먹는 크렢 맞아요.침꿀꺽~~
선생님 글 읽으니까 저희 친정아빠 생각이 나네요.
저 어렸을 때, 그러니까 30년도 훨씬 전에 한밤중에 친정아빠가 주무시다말고 뭐가 먹고싶다고 엄마를 조르시곤 했지요.
그러면 엄마는 "당신은 꼭 입덧하는 사람같애요!!!"하시면서 그추운 겨울날 밤중에 동치미라도 꺼내오신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우리 아빠는 정말 입덧하는 사람마냥 실컷 드시고 싶다하다가도 가져오면 겨우 한입정도 드시고 말았어요. 입이 좀 짧으셨지요.
먹을 것이 지천에 쌓인 이제, 아빠는 안 계시고, 살아계시면 아무때라도 드시게 가끔씩 냉장고를 채워드리기라도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