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더니, 너무 지쳐서, 저녁 설거지 하자마자 쓰러져서....
창피한 얘기지만...화장도 못지우고, 이도 못닦고 자다가,
새벽 3시가 되어서야 겨우 일어나서 간신히 씻고 또 쓰러져 잤습니다.
일을 많이 했네 안했네 해도..추석 명절 쇠느라 피곤했던데다가, 연휴 끝나자마자 약속이 거푸 잡혀서, 그랬던가봐요.
어제 주차하고 오면서 핸드폰을 차에 그냥 두고 온 탓에,
핸드폰 가지러 자동차에까지 나가본 것 말고는..오늘 하루 종일 꼼짝도 안하고, 집안에서 뒹굴뒹굴하고 있습니다.

저녁에는 오징어볶음을 했어요.
추석날 저녁에 한다고 냉동실에 있던 오징어를 김치냉장고로 내려놨었는데,
안하는 바람에..
해동된 오징어를 얼른 먹으려고 네마리나 되는 것을 모두 썰어서 양념했어요.
양념은 맛술 2큰술에, 고추장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풀고, 간장 1큰술, 설탕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다진 마늘 다진 파 각 2큰술,후추 깨소금을 넣었구요.
양파 1개 채썰어 넣고, 파도 1대 정도 큼직큼직하게 썰어넣었어요.
고추장이 맛있어서 양념이 맛있게 됐네요.
고추장은...지난번에...○○○님이 새로 담갔다고 먹어보라며 잼병으로 하나를 주셨는데, 정말 맛있어요.
마늘잼, 매실액 같은 걸 넣으셨다고 했던 것 같은데...정말 짱입니다요...
요즘 고추장을 넣는 볶음요리가 맛있는 이유는 바로 이 고추장 맛 때문이죠.
그런데 거의 다먹어간다는..ㅠㅠ...
양념이 맛있어서, 오징어볶음에 생기는 국물까지 알뜰하게 먹으려고 라면을 하나 삶았어요.
라면스프 없이 면만 들어있는 사리면 하나 삶아서 퍼지지 않도록 찬물에 여러번 헹궈서 체에 받쳐뒀어요.
팬을 달군후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양념해두었던 오징어를 볶아낸 다음에,
그 팬에 라면을 슬쩍 볶았어요.
그리고 접시에 함께 담아냈어요.
오징어볶음 먹다보면 국물이 흥건하게 생기는데 바로 이 국물에 라면을 비벼먹었어요.
오징어도 오징어지만, 라면이 순식간에 없어지더라는...ㅋㅋ...

청국장도 끓였는데, 오늘은 끓이는 방법을 달리 해봤어요.
떠먹는 찌개가 아니라 비벼먹는 청국장 정도로...거의 덮밥 소스 수준이었어요.
일단 멸치국물을 진하게 낸 다음,
여기에 김치를 자잘하게 썰어 넣고,바지락살을 넣어줬어요.
또 감자는 강판에 갈아서 넣고, 두부도 손으로 잘 으깨서 넣었어요.
감자가 끓으면서 마치 풀처럼 걸쭉한 농도를 내주네요.
아쉽게도 사진에는 그 걸쭉함이 잘 표현되지는 않았지만요..
청국장 넣고 간을 보니 조금 싱거운 듯 하여 국간장으로 간해주고,
그래도 슴슴하게 끓였어요. 많이 먹으려구요. 간간하게 끓여놓으면 많이 먹을 수 없잖아요.
뜨거운 밥에 청국장을 작은 국자로 두 국자쯤 떠넣고, 쓱쓱 비볐는데...정말 최곱니다.
날씨가 좀 스산한 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에 구수한 찌개, 그리고 몇가지 나물과 구운 김,
정말 이런 밥상이 최고의 밥상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