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도 그 집이 있는지, 요즘도 맛있는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한 20년전쯤 kimys와 잘가던 식당이 있습니다.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 건너편에 '오막집'이라는 양곱창집이 있었습니다.
양이랑 곱창이랑 구워먹으면 어찌나 맛있는지....값이 비싸서, 양껏 먹지 못한다는 게 결정적인 흠일뿐,
언제나 가도 늘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 식당의 밑반찬 중에 고구마를 달달하게 조려주는 것이 있었는데..너무 맛있었어요.
고구마를 쪄먹을 때마다 그 집 고구마 반찬이 생각나서, 가끔 시도해보곤 했지만, 그 맛이 안나는 거에요.
그러다 얼마전, 이 책 저 책 들여다보다가 경희식당의 고 남경희할머니의 요리책을 들쳐봤는데,
이전에도 몇번씩 그 책을 들여다봤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지 않던,
'감자정과'라는 반찬이 있는거에요.
감자라고?? 그럼 고구마는 안되려나??
요즘 제가 문득문득 떠오르는 음식에 대한 생각들을 적어놓는 공책에,
한번 해보고픈 반찬으로 메모를 해뒀었습니다.
며칠전,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자잘한 밤고구마를 4㎏ 한상자를 1만원에 사왔었습니다.
겨울고구마는 구워먹는 게 맛있지만, 전 요즘 고구마는 쪄먹는게 더 맛있는 것 같더라구요.
매일매일 고구마를 쪄먹고 있는데...
그 밤고구마로 감자정과 레시피를 활용한 고구마정과를 해봐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 저녁에 해봤는데...하하...딱 그 오막집의 고구마반찬 맛이에요..앗싸....
오늘 처음 해본거라...실패없이 만드실 수 있는, 팁을 충분히 드리지 못하는데...
혹시 집에 고구마가 많으시다면...한번 해보시구요..제게도 알려주세요...
재료
고구마 200g, 물 2컵, 물엿 ½컵, 소금 1작은술, 설탕 2큰술
만들기
1. 고구마를 잘 닦은 후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서 물에 담가 녹말기를 뺍니다.
2. 냄비에 물 2컵을 붓고 팔팔 끓이다가 물엿을 넣어줘요.
3. 물엿이 다 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소금과 설탕도 넣어줘요.
이때 젓지마시고, 그냥 두세요.
4. 물엿 설탕 소금을 모두 넣은 물이 팔팔 끓어 오르면 고구마를 넣어줘요.
5. 불은 중불, 혹은 센불로 맞추고, 뚜껑을 연 채로 국물이 자작할 때까지 조려줘요.
Tip!!
※ 고구마가 충분히 익어야 하니까 굵은 고구마는 보다는 가는 고구마가 더 적당합니다.
※ 간장을 넣지 않아도 물엿이 조려지면서 연갈색을 띄게 됩니다. 간장 넣지 마세요.
※ 밥반찬으로도 나쁘지 않지만, 도시락반찬이나 간식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또 맛없는 고구마를 치워버리는 좋은 방법이 될 것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