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낮에는 신문사에 같이 다녔던 후배들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우리가 알고지낸 것이 20년이 넘었거나, 아니면 20년 가까운...친구나 마찬가지인 후배들이죠.
제 주위에 이런 후배들이 있다는 게...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도 후배하고 이런 얘기를 나눴는데..
제가 참 붙임성이 부족합니다., 아니,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아예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처음 본 사람에게도 사근사근 이야기도 잘 하고, 언니 언니 하면서 잘 따르는데..
전 도대체 그런 맛이 없습니다.
낯가림이 심해서, 누구를 사귀려면...몇~~년이라는 정말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만..그렇게 시간이 걸려서 가까와진 사람하고는 여간해서는 틀어지지 않지만요.
이렇게 붙임성 없는 선배인 저를..
후배들이 회사를 그만둔지 어느새 7년이나 되었는데도,
아직 가까이 해주고, 걱정해주고, 만나주고, 밥도 같이 먹어주고....너무 감사하죠.
오늘도 밥 먹고, 이렇게 오래 묵은 사이이기때문에 털어놓을 수 있는 속얘기도 하다보니까,
12시에 들어간 식당에 오후 3시가 넘도록 앉아있었답니다.^^;;
어떤 때는 누군가를 만나서 한참 이야기 하다보면, 헛헛한 생각도 들고,
공연히 말을 많이 했다는 자괴감도 들곤 하는데..오늘은..거꾸로 잔뜩 배부른 느낌...
돌아오는 길에 후배가,
"선배네 오늘 메뉴는 뭐에요? 우린 어제 홍합와인찜 해먹었어요."하는데...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었어요.
배도 부르고, 정신의 허기도 달랜 탓인지, 제가 집에 들어가서 밥해줘야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잠시 까먹었어요.
이럴 땐 누군가 대신 밥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깐하구요.
"글쎄다, 뭘 해먹지?? 집에 가서 냉장고 뒤져봐야지..."
집에 들어오자마자 냉동실을 뒤져서 도미 한마리를 꺼냈습니다.
얼른 해동시켜서는 녹말가루 묻혀서 기름에 지졌어요.
위에는 소스 만들어서 뿌리구요.
소스가 제법 괜찮게 된 것 같아요.
오늘 저희 집의 경우는 도미가 너무 커서 소스가 부족했는데, 20㎝ 정도 도미 한마리라면 이 정도 소스로도 괜찮을 듯!!
재료
도미 1마리, 소금 후추 조금, 녹말가루 1큰술, 식용유 2큰술
소스 재료: 다진 마늘, 다진 당근 1큰술, 다진 양파 2큰술, 다진 파 2큰술,
식용유 1큰술, 토마토 케첩 4큰술, 핫소스 1큰술, 맛간장 1큰술, 물 2큰술, 맛술 2큰술
만들기
1. 손질한 도미는 몸통에 칼집을 낸 다음 소금 후추를 뿌려서 살짝 밑간해요.
2. 거죽에 녹말가루를 발라준 다음에 달궈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거죽이 바삭바삭 하도록 지져냅니다.
3. 볶음팬에 식용유 1큰술을 두른 다음 마늘 당근 양파 파를 넣어 볶다가 토마토케첩, 핫소스, 물, 맛술, 간장을 넣어서 한번 끓여요.
4. 접시에 지진 도미를 담고 소스를 얹어줘요.
Tip!!
※ 소스 분량대로 하면 다소 껄쭉합니다. 묽은 소스를 원한다면 물을 조금 더 넣으세요.
p.s.
○○씨, △△..
일본에서 ◇◇이 돌아오면, □□랑 같이...
오늘 즐거웠어. 담엔 우리 집에서 밥 먹으면 어때?
문득, 느네들에게 따뜻한 밥 한번 해준 적 없는 것 같아서...미안한 생각이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