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그나마 시간도 내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지난 6,7월께에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아무 스케줄도 잡지않고,
집안식구, 밖으로 다 나가도록 유도한 후, 집에 혼자 남아서, 읽고 싶은 책도 보고 그랬었습니다.
저명 요리선생님들의 책들도 모두 꺼내서 보면서,
'이 선생님은 이렇게 하셨지만..나라면 요렇게 하겠다..'하는 식의 메모도 다이어리에 남겨두고....
그때...화악~~삘이 꽂힌 것이 솔잎식초!
솔잎에 물과 설탕을 넣어 발효를 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제가..왜 발효는 잘 시키잖아요..^^;;
그 이유인즉은..솜씨가 좋아서가 아니라..게을러서 입니다.
발효라는 게, 원래 한번 그 자리에 두면 완성될 때까지 이리저리 옮기지 말고, 같은 환경에 두라는 거잖아요.
전 사람이 게으른 편이라서,
매실이든, 유자청이든, 뭐든간에..담아서 한자리에 보관하면, 그걸 먹을때까지 꼼짝하지 않고 그 자리에 둡니다.
이게 발효의 비결인 것 같아요.
식초도 결국 발효음식!!
지난번 막걸리식초는 다용도실에서 잘 되고 있는 것을 좀 더딘 것 같아서, 부엌으로 옮겼다가 그냥 버린 적이 있어서,
그때의 실패를 교훈삼아..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꼼짝 말고 놔두기!!'
그리고 다이어리에 메모까지 해뒀죠!
'2007.6.18일 제조, 9.28에 볼 것'
안되면 어쩌나 싶어서 아주 작은 두유병에 만들었구요.
다용도실에 놔두고, 단 한번도 그냥을 움직이거나, 뚜껑을 열어보거나 하지 않았어요.
그래 놓고는 까먹고 있다가 오늘 생각 나길래 열어보니, 아싸..이게 웬일입니까...너무 잘 됐어요.
솔향이 섞인 새콤한 식초!!
앗싸..춤이라도 추고 싶은 기분입니다요...
이번 성공의 거울삼아, 점심 먹고, 좀더 많이 만들어볼까 하구요..
10월3일날 만들면..음....내년 제 생일쯤 열어보면 되겠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