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소문 없이 이천에 다녀왔다고, 제게 서운타하실 분도 계시지만...
(****님, 사정이 좀 그랬어요...이해해주삼)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칠 리 없다고..오늘도 빈손으로야 왔겠습니까??
제가 그릇을 살 때마다..이렇게 자랑하는 건..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는..이러면 안될지도 모르는데...기록을 해두는 것이랍니다.
따로 일기를 쓰기도 그렇고, 이렇게 희망수첩에 써놓으면, 나중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있는 그릇도 잘 생각이 안날 때 한번씩 검색해보면...아..이런 그릇이 있지, 여기에다 담자...뭐 이런 도움이 되죠.
(아, 오늘 글도 나중에 검색하기 쉽게 검색어를 심어놓아야 겠네요. 산아래)
두번째, 어떤 그릇을 사면 좋을 지 질문을 자주 받는데,
제가 사는 그릇들은 작품성이 뛰어나 감상용으로 적합한 그릇이 아니라, 밥 담아먹고 나물 담아먹기 좋은 것들입니다.
이렇게 제가 산 그릇들을 보여드림으로써...어떤 그릇을 사시는 것이 좋겠다 하는 무언의 조언인 셈입니다.
세번째는 그릇을 한꺼번에 사지 않아도 된다, 다른 작가들의 그릇을 사도, 나중에 함께 써도 어울린다,
뭐 이런 활용사례를 보여드리고픈 욕심도 있구요.
몇년에 걸쳐서 산 그릇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멋진 밥상이 될 때, 세트그릇 턱턱 꺼내서 쓰는 것보다,
얼마나 재밌는 지 모릅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그럼, 보여드릴게요..

우선 하얗고 길다란 접시를 한장 샀습니다.
가늘고 깁니다. 생선보다는 초밥같은 걸 담기 좋을 듯 합니다.
작은 접시는 간장그릇으로 쓰려고..딱 이렇게 한장씩 샀습니다.
이래도, 집에 있는 각종 백자그릇과 함께 쓰면 아주 잘 어울릴거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하나하나 활용사례를 보시게 되겠죠??)

이건..검색해보니까, 작년(2006년 2월)에 구워달라고 부탁했던 건데..이제 나왔습니다. ^^
판판해서 반찬을 담기 보다는 각 접시로 쓰기 딱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영광스럽게도..작가께서, 너무 늦어져서 미안하다며, 이렇게 이름까지 써서 선물로 주셨어요.
류난호 선생님, 감사합니다!!

위의 접시가 같은 조직원, 볼.
지름은 거의 비슷한데..형태가 아주 다릅니다.

이 접시를 구워달라고 부탁드렸던 건..바로 이 종지들 때문입니다.
색감이 너무 오묘해서, 꼭 접시로 짝을 맞추고 싶었고..19개월만에..소원 풀었습니다.
요렇게 상차림 한번 할 거에요.^^

얘는, 제가 식혜그릇 하려고 몇장 샀다가 푹 빠져버린 애들이랑 족보를 같이 하는데..
형태랑 색감이 좀 달라서 두장 샀어요.

이렇게 한 식구라고 볼 수 있겠죠??

요걸 다 사려면..돈이 만만치않아서...시선을 안 마주치고 고개를 돌렸었는데..
뒤통수를 자꾸 잡아 끌어서...모두 쓸어 담았습니다.
큰 볼 하나에 작은 볼 네개. 잡채해서 큰 볼에 담고, 작은 볼은 각접시로 쓰면 어떨까..뭐 이러면서요..
사실 뭐 잡채 담을 그릇이 없겠습니까? 각접시가 없겠습니까??
그저 다 그릇을 사려는 핑계들이죠. 마치 저 볼이 없으면 잡채를 못 담아먹는 것 처럼...

위의 볼 세트와 종지 두개와 색깔이 같습니다.
어때요, 이렇게 상차림 할 수 있겠죠??

얘는 비빔밥을 담아도 좋을 것 같고, 샐러드 볼로 써도 좋을 것 같은..제법 큰 볼인데..
사진에는 크기도 작아보이고, 색감도 제대로 표현이 안되네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그릇은 참 사진 찍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릇들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절반도 표현되지 않아요. ㅠㅠ
(그리고 당부 말씀...제가 그릇을 사들이는 이유는, 꼭 식구들 밥 담아 먹이겠다고 사는 것 만은 아니라는 거..
아시죠?? 돌 던지지 말아주세요, 저도 상처받아요.
한우 사먹을 때는 손이 벌벌 떨린다면서 그릇은 몇십만원어치 턱턱 산다고..뒤에서 뭐라 하지 말아주시와요..ㅠㅠ...)
p.s.

부랴부랴 씻어서...새 그릇 몇개를 가지고, 저녁상 차려봤습니다.
새 접시들 판판해서 반찬 놓기 적당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말, 취소입니다..괜찮네요..*^^*
쟁반국수가 담긴 큰 볼은..작년에 산 것 같은데...흐미 사와서 자랑 안했나보네요..검색해보니까 없네요...
(낮에 우리 식구들, 저 없는 틈을 사서 족발시켜 먹고, 남겨놓았네요..저녁상 거저 차렸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