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신문사 다닐 때는...배추김치는 아니더라도 김치를 곧잘 담갔더랬습니다.
대구 아가미젓을 넣은 깍두기,
갈치 속젓을 끓여서 액젓을 직접 만들어 담근 돌산 갓김치,
완성도는 떨어졌지만 그래도 시도해보려는 의도만큼은 높이 사주어야할 열무물김치,
오이를 썰어서 담그는 오이송송이나 의외로 난이도가 있는 오이소박이,
그리고 정말 어려운..두손 두발 다 들게 어려운 동치미 ...
그랬는데..최근들어서는 점점 꾀만 내면서..
차례 때나 제사 때를 앞두고 담그는 나박김치외에는 김치 담글 생각도 안하는 거에요.
일년 내내..지난 겨울 담근 김장김치만 줄창 먹어대는 거에요.
오늘은..큰 맘 먹고 백오이 다섯개로 오이소박이를 담가봤습니다.
친정어머니는 오이를 길쭉하게 조각내서 끝은 붙여두고 가운데만 갈라서 속을 집어넣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담그시는데,
저는 그 긴 오이소박이가 싫은 거에요.
그래서 짤막짤막하게 썰어서..한면만 +자를 내준 다음 속을 넣었어요.
속은 부추 쪽파 마늘만 넣었어요. 간은...그냥 소금간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그냥 한번 액젓을 넣어봤어요.
집에 아주 맛있는 액젓이 있거든요.
친정어머니는 김장을 제외하고는 액젓을 잘 안쓰셨던 것 같아요. 김치에서 검붉은 빛이 돈다고요..
그래도 전 한번 액젓을 넣어봤어요.
그리고....아주 실험적인 시도를 한번 해봤는데..
며칠전 TV를 보니까..오이소박이 국수라는 것을 파는 곳이 있대요.
열무국수는 먹어본 적 있지만...오이소박이 국수라니..
그 집 오이소박이 담그는 걸 보니까 국물을 흥건하게 붓는 거에요.
저도 그래서 국물을 뭔가..음..물이 아닌 무언가를 넣어봤는데...사실 맛은 자신이 없어요...
맛이 웃길 것 같기도 하고...어쩌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오이소박이가 진짜로 맛있게 익는다면..그 무언가를 공개할 거구요..맛이 없으면 없다고 할게요...
그래도 기왕이면..뭔가 색다른 시도를 했지만 맛있게 익어주길....
기(氣)를 팍팍 불어 넣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