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mys가 절 놀리면서 잘 하는 말 ,저더러 '조막손'이라고 합니다.
주로 장을 보러 갔을 때 하는 말인데..제가 쩨쩨하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구이용 한우를 사면서 손을 벌벌 떤다든가, 비싼 식재료는 좀 부족한 듯 산다든가..
제가 그리 좋아하는 아보카도도 비싸다고 들었다 놨다 하다가 결국은 카트에 담지 못한다든가..
실례를 들자면 200자 원고지 열장으로도 모자랄 만큼...제가 간이 작습니다.
그런게 다 교육의 힘인것 같은데..
자랄 때 우리 친정어머니가 장을 보는 기준은 선도, 영양가, 그리고 값이었습니다.
싱싱하고 영양도 풍부하면서 값이 싼 걸 골라 먹이셔서..
그런 걸 보고 자랐기 때문에 사실 고급스런 값비싼 재료는 지금도 사기에 주저됩니다.
몇년전 엄마랑 같이 장을 보는데..제가 만원도 훌쩍 넘는 갈치를 남편 좋아한다고 냉큼 집는 걸보고 은근히 놀라셨대요.
그후 당신도..만원이 넘는 갈치, 잘 사시더라구요. 그전까지는 한마리에 만원 넘는 생선 사는 건 사치가 아닌가 싶으셨대요.

값비싼 재료를 사려면 늘 망설이기만 하던 제가..어제는 아주 큰 맘 먹었습니다.
사실...저도...비싼 재료 살 줄 알거든요..다만, 지갑 사정이 문제지..
kimys가 제게 떼돈을 쥐어주면..뭐..저라고...럭셔리 재료 턱턱할 줄 모르겠어요??
근데..어제는 kimys가 공돈을 쥐어준 것도 아닌데, 그냥..저도 비싼 재료 사고 싶었어요.
좋은 재료로 저도 희망수첩에 고급스럽고 멋진 요리 올리고 싶었어요.
맨날 나물에 찌개에 생선조림이나 올리는데 벗어나서...
그래서...훈제연어 한마리(?), 암튼 훈제연어 통째로 하나,
아보카도 다섯개가 들어있는 망 하나,
날치알도 한팩, 등등...제법 장을 봤습니다.
훈제연어로 샐러드도 하고 캘리포니아롤도 만들어 먹으려구요. 케이퍼니 호스래디시는 집에 있으니까, 그냥 회로도 먹구요.

오늘 점심은 캘리포니아 롤이었습니다.
밥이 지어지는 동안,
셀러리 양파 단무지 아보카도 다지고, 게맛살(크래미)도 찢어 넣은 후 소금 후추로 살짝 간하고 마요네즈로 버무려서 속을 만들어뒀어요.
초밥용 새우, 냉동실에 있던 거 꺼내서 녹이고,
연어도 준비하고,
아보카도도 준비하고..
오늘 결정적인 실수..
훈제 연어를 하도 오랜만에 집에서 해먹다보니까..이미 썰어져있는 것 인줄도 모르고 또 칼을 대서 연어를 아주 으깨버렸다는 거...ㅠㅠ
그냥 속만 넣어 만 것에는 날치알을 올리고,
속과 아보카도를 넣은 것 위에는 연어와 새우를 올리고,
속과 연어살을 넣은 것 위에는 아보카도를 올리고,
이렇게 해서 좀 다양하게 해서 식탁에 올렸어요.
우리 식구들 말이, 사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대요. 그런데 그건 당연하죠, 좋은 재료를 써서 정성껏 만들었으니까.
그런데 먹기는 불편하대요. 너무 굵고, 너무 두껍게 썰었대요, 그런데 그것도 당연하죠, 업소의 세프보다 훨씬 숙련도가 떨어지니까..
훗날을 기약했습니다.
담에는 날씬하게 싸서 쏙쏙 먹기좋게 해주겠다고..^^
오늘 저녁은..연어 샐러드 해서 먹을 거에요..이쁘게 해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