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때 제가 참 좋아하던 생선이 고등어였습니다.
생물고등어 사다가 소금 뿌려서 연탄불에 구워주시면, 그 맛있는 냄새 때문에 정말 밥맛이 꿀맛이었습니다.
또 어슷하게 토막낸 고등어를 간장에 조려서, 바로 먹는 게 아니라 그 다음날 점심때쯤, 찬밥에 물말아서 먹으면 정말 맛있었어요.
돌아가신 외할머니께서 물만 밥에 비린 반찬 먹으면 더 비리다고 걱정하셨지만..전 그게 너무 맛있었어요.
그리고 자반고등어..
고등어의 배를 갈라 소금을 잔뜩쳐서 짜게 절인 자반고등어.
저희 집은 자반고등어는 절대로 구워먹지않고 꼭 쪄서 먹었어요.
고등어를 토막낸 다음 물 조금 붓고, 파 마늘 고추 넣고 후춧가루 고춧가루, 그리고 참기름을 넣어 쪄주시면,
그건 또 왜 그리 맛있는지...
자반고등어 중에서도 특히 뱃자반이 더 맛있었죠.
자반고등어 잘못사면, 생선 장수 아주머니들이 하루 종일 팔다가 남은 고등어,저녁 무렵에 손질해서 소금 뿌린 다음,
그 다음날 파는 자반을 사게되요.
대신 뱃자반은 생선을 잡자마자 배에서 바로 자반을 만들어 가지고 오는 건데..확실히 뱃자반이 더 맛있었어요.

요즘은 고등어 필레, 고등어의 살만 발라 냉동한 고등어필레가 흔하죠?
냉동실에 두었다가 반찬없을 때 하나씩 구워먹으면 딱 좋죠.
그래서, 자반고등어 사먹을 일이 별로 없었어요.
그러다가 요즘 고등어필레가 떨어져서, 한동안 고등어를 못먹었어요.
며칠전 마트에 갔더니 간고등어가 1+1 행사를 하는 거에요.
1+1에 현혹되면 안되는 거였는데...ㅠㅠ...
싼맛에 사서 냉동실에 두었다가 며칠전 구웠더니..너무 맛없는 거에요.
간고등어라고는 해도...간을 한건지 안한건지..슴슴하고..그리고 맛이 너무 없는 고등어였어요.
그래서 오늘은 이 고등어로 고등어찜을 했어요.
양파 반개 채썰어 바닥에 깔아주고 토막낸 고등어 올린 다음,
위에는 청홍고추 파 마늘 후춧가루 매실주(요즘 요리용술로 제가 담근 매실주 씁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 참기름을 얹어줬어요.
맹물에 간장을 살며시 타서 아주 조금 넣어주고 바글바글 끓였습니다.

구운 것보다..훠~~어얼씬 맛이 낫던데요.
그래도 정말 맛있는 뱃자반 이렇게 하면 정말 맛있는데..그 정도 수준은 아니구요...^^;;
비도 오고 비 탓인지 몸도 자꾸 늘어지고 해서,
저녁상은 정갈한 백자로 단정하게 차렸습니다. 기분이 좀 좋아지라구요...



최근...사진의 화이트밸런스 맞추는 걸 조금 배웠는데..맘처럼 안되네요...ㅠㅠ
마지막 사진이 특히 이상하네요, 그쵸??
연습 자꾸하면 늘거란 기대로...오늘의 나물반찬들 올려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