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님들,
요즘 여러모로 많이 힘드시죠...
하아...말해봤자 입만 아프죠 뭐.
일이 이렇게 엄청나게 벌어졌지만 모두 다시 힘내고
(의료진들, 질병관리본부, 정부 너무 힘들겠어요...)
얼른 수습하고 힘냈으면 합니다.
솔이네가 소소하게 8월 지낸 이야기 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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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름반찬으로 마약계란이 참 좋더라구요.
만들기도 너무 쉽고 반찬없을 때 뜨거운 밥에 하나 깨넣고
참기름을 살살 넣어 비벼서 먹으면 간단하구요.
달걀 삶으실 때, 뜨거운 물에 살살 넣어서 삶으시면
달걀껍질을 쉽게 깔 수 있어요.
냉장고 안에 있던 채소랑 마약계란 하나 넣고 비빔밥.
코로나 확진자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기 전인 8월 초에,
엄마의 서울 친구분들이 친정집으로 놀러오셨어요.
엄마가 아버지 때문에 서울로 나가기 힘드시니까 찾아오신거에요.
돼지고기 목살을 5키로 양념해서, 친구분들도 볶아드리고 저희도 먹고 했네요.
광복절이 말복이었잖아요. 그래서 친정식구와 저희식구가 먹을 삼계탕을 준비했어요.
모두 여섯마리였는데 삼계탕용 치고는 실하더라구요.
집에서 가장 큰 곰솥에 인삼이랑 대추, 통마늘을 듬뿍 넣고 끓였습니다.
다 끓인 삼계탕을 친정에 먼저 한 마리 가져다 드리고,
대파를 듬뿍 넣어서 남편과 각각 삼계탕 한마리씩 먹었습니다.
삼시세끼에서 차승원씨가 만든 초간장(간장,식초,고춧가루,청양고추)을
준비해서 찍어먹어보았더니, 소금에 찍어먹는 것보다 더 맛있더라구요.
친정에도 두 마리를 가져다 드리려고 했는데,
엄마가 두 마리는 너무 많다시며,
한 마리를 11층에 사시는 할머니께 가져다 드렸으면 하시길래.
즐거운 마음으로 11층에 배달을 갔어요.
11층에는 노부부께서 사시는데, 저희 엄마와 저한테 자주
오이나 가지, 호박, 대파 등등을 가져다 주시는 고마운 분이에요.
할머니께서 너무 잘 먹었다며 인사를 몇번이나 하시길래 저도 뿌듯했답니다.
학원에서 돌아온 둘째도 따로 한그릇 챙겨주고,
밤샘 알바를 하는 큰아들에게는 다음날 아침에 차려주었습니다.
뜬금없긴 하지만... 8월의 솔이네 소식이니까...
솔이엄마가 가끔씩 차려먹는 다이어트 음식도 보여드려요.ㅎㅎㅎ
시간여유가 있을 때나 이렇게 차려서 먹지, 평소에는 달걀 몇 알 삶고
토마도 그냥 씻어서 비닐봉지에 넣고, 견과류 몇 봉지 가방에 던지듯 넣어
학원에 출근해서 수업준비하며 먹는답니다.^^
토마토가 너무 많이 남은 날에는 카레도 넉넉히 끓였습니다.
저는 토마토가 들어간 카레가 좋은데, 아이들은 별로인가봐요.ㅠㅠ
지난 토요일에는 날이 덥더라구요.
그래서 엄마한테 냉면을 해드린다고 하니까 너무 좋아하셨어요.
큰애를 시켜서 친정에 물냉면 두 그릇 배달해드리고 (이럴 땐 착해요...)
하는 김에 11층 노부부께도 두 그릇 만들어다 드렸어요.ㅎㅎㅎ
아래의 물냉면은 우리집 둘째가 점심으로 먹은 물냉면입니다. 삶은 달걀도 한개!
주말에는 제가 쉬니까, 아이들 밥상은 신경을 써서 차려주고 싶더라구요.
회장님께서 뽑아다주신 열무를 삶아서 된장과 마늘, 들기름에 무쳐서 냉동해놓았는데
사골국물에 양념된 열무랑 소고기를 좀 넣고 끓였더니 제법 근사한 소고기국이 되었어요.
요 밥상은 두시간 전에, 알바하러 나가는 큰아들에게 차려준 거에요.
고기를 좋아하니까 돼지고기랑 김치를 넣고 볶은 두루치기를 듬뿍 놓아주었습니다.
음력 6월 28일은 저희 엄마의 75번째 생신이었어요.
75개의 초가 너무 많다며 딱 한개만 꼽자고 하시네요.
아침부터 저랑 남편, 아이들 두 명이 출동해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드렸습니다.
(저희 아빠랑 엄마랑 눈싸움 하시는 거 아닙니다.....)
생일 선그라스에 왕관까지 싫다고 안하고 잘 쓰고 있는 울엄마.
아버지 병간호만 이렇게 오래 안했어도 지금보다 훨씬 더 예뻤을...
지금도 내 눈에는 너무 이쁘고 존경스러운 울엄마랍니다.
이 사진, 82에 올린거 알면 작은아들이 싫어할텐데...
그래도 할머니께 생신 선물로 현금봉투 드리는게 너무 예뻐서 한번 올려봅니다.
큰아들은 할머니께 탄력크림을 선물했어요.^^
(울 아버지 먼산 쳐다보시는 거 아닙니다...ㅎㅎ)
코로나 때문에 며칠째 집콕하고 있습니다.
묵은 빨래도 하고, 옷장정리도 하고, 냉장고 청소도 하고
친정에 가서 엄마랑 아버지 말동무도 해드리구요.
힘들지만 우울해지지말고 우리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