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부우우우우운.
이것이 얼마만에 생긴 짬인지 모르겠어요.
2014년에 글 올리고 제가 정말 너무 바빴네요.
아 누가 육아 실미도라 했던가요.
실미도 실미도 많이 들어봤으면서도
찍어먹어보기 전까진 진짜 몰랐습니다.
와...... 껌딱지도 껌딱지도
이런 껌딱지가 세상에 있을까...싶군요.
애기 낳은지 5년이 넘어가니
좀 짬이 나는 듯 해서
그동안 올리고 싶었던 요리를 올려보려고 해요.
그것은 바로바로바로
파키스탄 가정식 입니다.
음하하하하하핫
정말 쌩뚱맞죠?
일본 가정식
프랑스 가정식
이탈리아 가정식은 많이들 들어 보셨겠지만
파키스탄 가정식이라니.
얘가 왜 이러나.... 싶겠지만
먹어보면 저희 입맛에 맞는 게
꽤 있어요.
시간이 좀 걸리네... 싶은것들도 있긴 한데
뭐 한식에 비하자면 일도 아니죠.
이 나라 음식의 특성상 오일이 많이 들어가니까
레시피를 보면서 오일은 줄이세요.
오일을 줄이면 맛이 떨어진다는 현지인의
증언이 있지만 뭐 내 알 바 아니니깐요.
하하하
대부분 생소하실 파키스탄 음식의 기본은
기름. 양파. 토마토. 향신료에요.
이걸 기본 양념으로 쓰고 고기, 야채, 콩을 넣어 주메뉴를 만드는 거죠.
향신료가 어떤 게 들어가느냐에 따라
맛이 바뀐다고 글로 배웠지만
제 입엔 그게 그 맛 같고 그냥 다 맛있는 것 같고
살이 그냥 막 찌는 것 같고 그렇습니다.
흠흠.
처음부터 막 오일을 들이붓고
오만가지 향신료를 넣어 지지고볶으면
너무들 깜짝 놀라실까봐
일단 쉽게쉽게 가기 위해
3분짜장처럼 패킷에 들어있는 걸 보여드릴께요.
그렇다고 이 음식이 3분 걸리는 건 아닙니다.
엣헴.
이거 제가 금방 찾아보니까 한국도 파네요.
미국에서 사는 것보다 좀 비싸긴 한데....
뭐......비행기타고와서 사 가시는 것보단
싼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제 아무리 실미도에 살아도
언박싱 붐은 들었습니다.
우리도 허세를 부리며 한번 열어 볼까요?
짜잔.
이렇게 두봉지가 들어있어요.
왼쪽 큰봉투엔 곡류와 콩류.
오른쪽 작은 봉투엔 마살라.
한국식으론 양념인데 대부분이 향신료에요.
레시피를 보니.....
음..... 그렇군요.
제 속이 다 울렁거리니
입에 청양고추 하나 물고
한국말로 써볼께요.
제가 원래는 레시피 신봉자인데
이대로 안해도 될 것 같으니 좀 바꿔볼께요.
절 따라 했는데 맛이 없다...
그거슨 손맛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ㅋㅋㅋ
(내 잘못 절대 아님)
전 이걸 인스턴트 팟으로 만들 건데요.
인스턴트팟이 없다면
가스레인지와 슬로우쿠커를
이용하셔도 되고
슬로우쿠커가 없다... 시면
그냥 가스레인지에서 만들어도 되고
가스레인지가 없다....시면
손바닥에.... 아니고 린나이가 좋다고 합니다.
(제가 한국 떠난 지 좀 되니까..... 아직도 린나이가 제일인지는 모르겠.....)
재료.
닭고기 700그람 . (닭. 소. 염소. 뼈붙은 고기면 오케이. 돼지는 안해봤지만 뭐 되지 않겠나요?)
전 닭다리 700그람을 썼는데요 현지인이 원래는 소가 원조랍니다.
오일 2큰술 (레시피에선 반컵을 요리할 때 넣으라는데요 뭐 오일에 크게 반감이 없고 오리지널 맛을 보고싶다. 하시면 반컵 넣으세요.
요리가 다 끝나고 둥둥 오일이 위로 뜨거든요. 그때 걷어내셔도 돼요.)
양파 1-2개
밀가루 2-3큰술
양파를 튀길 오일 적당량.
아까 언박싱한 콩,곡류 한봉지
양념 반봉지
슬로우쿠커나 냄비에 하실분은
냄비를 달군 후 오일 달구고
칼집낸 고기를 양면 노릇노릇 구워주세요.
속까지 익지 않아도 무방해요.
고기가 얼추 노릇 해지면
양념 반의반봉지를 고기 위에 솔솔 뿌립니다.
고기를 뒤집고 다시 반의반봉지를 뿌립니다.
약 30초 후 물을 조금 넣어가며 밑에
맛있게 눌어붙었을 고기와 양념을 긁어요.
슬로우쿠커 쓰실 분은
냄비의 내용물을 슬로우쿠커에 넣으시고
콩,곡류 봉지를 모두 넣고
물을 12컵(240ml 기준) 넣은 후
6시간 조리하세요.
냄비에 하실분은
물 12컵과 콩곡류를 넣은 후
콩곡류가 부드럽게 퍼질때까지
오래 약불로 끓여주세요.
냄비에 하실 땐 수증기로 수분 손실이 있으니
물을 보충 해주셔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저처럼 인스턴트팟 쓰실분은
소테기능을 누르세요.
오일 두르고 고기 양면을
노릇노릇 구워 주세요.
속까지 안 익어도 됩니다.
고기가 얼추 익으면 양념을 반의 반봉지
고기 위에 뿌리고 고기를 뒤집어요.
다시 양념 반의반봉지를 뿌리고
콩곡류를 넣고 물12컵을 넣고
슬로우쿠커모드로 6시간 끓여주세요.
이제 고명 차례입니다.
양파를 썰어 주세요.
전 링으로 써는데
뭐 썬다는데 의의가 있는거지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습니다.
이정도 두께가 딱 좋아요.
너무 얇으면 썰기 불편하고 잘 타고
너무 두꺼우면 바삭한 맛이 줄죠.
저처럼 높이가 좀 있는 볼에 넣고
밀가루를 넣습니다.
뭐 밀가루 양은 마음대로 하세요.
전 두어스푼 넣었어요.
양파에 코팅이 될만큼만 되고 나머지는 바닥에
그냥 가루로 남으니까 큰 문제 아닙니다.
(제가 아이가 없을 땐
사소한거에 목숨 거는 스타일이었는데
와...... 애 키우면서 그렇게는 못 사는 거더군요.
이제 생과사를 가르지 않는 문제라면
모두 쿨하게 넘깁니다.)
이제 까불까불 볼을 위아래로 흔들어
양파에 밀가루를 발라주세요.
오오오오 나의 양파는 건성이라
밀가루가 안붙어요.
그럴 수 있죠.
그럴 땐 물을 좀 스프레이 해주면
촉촉해진 양파가 밀가루를 잘 붙잡습니다.
아! 저처럼 링으로 자르셨다면
가운데 저만큼은 링을 분리하지 마세요.
링이 작으면 튀기면서 승질버립니다.
여러분의 승질까지 걱정하는
제가 그런 여자입니다.
자 이제 잘 달궈진 오일에
앞뒤로 뒤집어가며 튀기면 끝.
양파튀김이 뭐 그렇게 맛을 좌지우지하느냐.
하시면 먹어보면 압니다.
저같은 막입도 양파튀김 올라간 게 더 좋아요.
양파튀김은
아침에 만들어 저녁에 먹어도 바삭해요.
하루 지나면 좀 바삭한기가 줄지만 뭐....
변한거 아닌이상 먹습니다.
제 처지가 지금 그런 거 따질 처지가 아닙....
이제 콩곡류가 푸우우우우우욱 익었고
고기는 뼈와 분리가 되어 맛있는 냄새가 납니다.
고기를 빼내서 한김 식힌 후 뼈는 버리고
살을 잘게 찢어요.
콩곡류는 도깨비방망이같은 블렌더로
윙윙 반만 갈아주세요.
씹히는 맛이 살아있게요.
이제 잘게찢은 고기를 합체하고 저어보세요.
너무 되지 않은 죽처럼 저어지면 완성이에요.
처음에 너무 되게 만들면 두번째 먹을땐
곡류가 더 퍼지며 수분을 잡아먹어서
너무 되지니까 조금 묽다 싶게 끓이세요.
이제 그릇에 담고 양파 올리고
레몬 1/4조각 뿌릴 수 있게 해주세요.
레몬이 또 상큼한 맛을 더하며
뺄 수 없는 고명입니다.
글로 적으니 참 긴 것 같고
이걸 다 언제하나싶고
에잇! 읽으면서 지쳤다... 싶겠지만
사실 간단해요.
고기 노릇하게 지지고
넣으라는 거 다 넣고 끓여서
고기 찢고 곡류 갈고
양파 튀겨서 올리면 땡.
제가 파키스탄 음식중에 좋아하는 메뉴로
이걸 항상 말할 정도로
참 맛있고 한국 입맛에 맞아요.
절취선 아래로 제가 바빴던 이유 나갑니다.
애기 사진 싫으신 분은 패쓰하시라고
또 제가 이렇게 친절하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절 만나겠다고 사하라 사막이라도 건너왔나봅니다.
낳자마자 신생아 머리가 이럴 수 있나요.
너의 가마 어디이더냐...
혹시 웃었....?
애기 사진이라고 했지 귀엽다고는 안했습니다.
저도 양심은 있습니다.
하지만 애기 얼굴보고 웃으신 분들은
제가 다 적어놨습니다.
ㅋㅋㅋ
너 완전 아빠 빼박이구나?
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쩜 나랑 똑닮.....
너는 나의 도플갱어
딸아, 엄마가 사과한다.
아놔 얘가 얼마나 크게 우는지....
나를 안아라 얼러라 재워라 기저귀를 갈아라
쭈쭈를 먹여라 들고 돌아다녀라 춥다 덥다
참 애기들은 많이 울더군요.
첫애라 모든 게 서툴고 산후조리를 해줄 사람도
없었지만 이렇게 아침을 차려놓고
나가는 영감이 있으니
기운을 내봅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현실은
영감 멱살을 몇번을 잡았나 모릅니다.
ㅋㅋㅋㅋ
아놔. 그땐 모든게 힘들고 지치고
잠을 못잔다는 게 참 사람 미치게 하더군요.
얘가 좀 크자 본능이 이성을 크게 이기고
둘째가 태어납니다.
뿅!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다행히 둘째는 세상 순둥이가 태어났어요.
자는 애기를 들어서 다른데다 눕혀도 자고
태어나자마자 통잠을 밤새자는 그런 애기라니!!!!!
안고 돌아다니지 않아도 그냥 잠드는 아이라니!!!!
세상에 그런 아이가 있다니!!!!
죽으라는 법은 없는 거군요.
둘째마저 첫째처럼 울어제꼈다면
전 녹아 사라져 버렸을텐데요.
애들은 물만줘도 큽니다.
첫애가 한살이 되고.
(돌 때 엄마가 수술을 받으셔서 급히 한국엘 가느라
애기 돌상같은것도 없어요. 귀찮아서 못했다를
세상 제일 쉬운 남탓으로 돌려 말해 봅니다.)
언제 커서 나랑 놀아줄꺼야?
하고 기다렸더니
둘째가 두살이 되고
세살이 되고
첫째가 다섯살이 되었어요.
엄마 내 인형이 걷기 시작했어요.
나를 보고 웃어줘요.
내꺼야 내꺼.
쌍둥이 아닙니다.
엄마가 팔떨어져라 흔들어주는 해먹도 둘이 함께.
걸을때도 둘이 함께.
언니이이이이이이이이.
썬글라스도 둘이 함께.
썰매타고 수퍼도 둘이 함께.
계란 줏으러도 둘이 함께.
개구리 잡기도 둘이 함께.
벌레 잡기도 둘이 함께.
만능 나비채로 물고기 잡기도 둘이 함께.
풀밭도 둘이 함께.
비 맞으러도 둘이 함께.
꽃구경도 둘이 함께.
흙장난도 둘이 함께.
물에서 뛰어다니기도 둘이 함께.
동생 있어서 너무 좋아.
언니 나도 언니가 제일 좋아.
저도 애가 둘이니 너무 좋아요.
첫째가 껌딱지인데
둘째 없었으면
저기 둘째 자리에 무조건 제가....아이고......
생각만 해도 어질어질. ㅋㅋ
둘째 덕분에 애들을 지금까지 어디 안보내고
집에서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야야. 언니 한복 입은 사진 찍어서
한국에 보내주게 좀 비켜봐.
아니 좀만 더 비켜봐.
아니 거기 말고 좀 너 나오라고.
아 너네 안되겠다.
그럼 마야가 먼저 입고 찍을래?
마야야 좀 웃어줄래?
마야야? 좀 웃어줘.
아 고오오오오오오오맙습니다.
마야는 됐고 언니나 다시 찍자.
야! 니네 다 집어쳐!
애들이 둘이니 맨날 장난칠 궁리만 해요.
전 클때 장난꾸러기가 아니었어요.
코로나 덕분에 차 트렁크에서 뭘 자주 먹게 되네요.
제가 참 상큼하게 포즈를 취해 봅니다.
아저씨 양말을 무릎까지 당겨신은 양반이
제가 가증스럽다며 흉내를 내고 앉아있군요.
애들 장난기가 다 어디에서 왔겠어요.
저는 얼굴을 물려주고
성격은 아빠에게서 받았습니다.
애들 키우며 보니 유전자가 세상 제일 무서워요.
(싸이가 사라지고 제가 블로그로 이사를
하며 영감 얼굴을 모자이크 해서 올렸거든요.
그랫더니 그걸 본 영감이 속상해해요.
자기도 그냥 올려 달래요.
사회적 지위는 없어도
체면은 있을 줄 알고 그랬던건데.....
없나봅니다.)
파키스탄 가정식으로 6년만에
키톡에 돌아오게 해준 영감에게
이 영광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