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님들! 편안한 밤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어찌들 지내시는지 궁금하네요.
초중고 아이들도 등교를 시작했지만, 개학을 한건지 안한건지
실로 정신없는 가운데, 모두 건강히 지내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솔이네 살아가는 이야기 올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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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날이 너무 더워서 냉면을 자주 해먹었어요.
무를 얇게 썰어서 절임무를 만들어 놓았다가 채썬 오이랑 고명으로 올리면
냉면 한 그릇 뚝딱 만들기 쉬워요. (비빔냉면은 시판 소스로다가...)
남편에게 비냉, 물냉 고르랬더니 '둘다 먹고 싶은데...' 그럽니다.
까짓꺼 둘다 만들어 주고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저는 퇴근을 하고, 큰아들래미는 학원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저녁시간.
사골육수에 떡국떡이랑 김치만두를 넣고 한끼 또 해결.^^
꼬막이 끝물이라, 아주 들어가기 전에 아버지께 꼬막찜을 만들어 드렸어요.
입맛없으신 아버지랑 엄마가 맛있게 한끼 잘 드셨다고 하더라구요.
다진파, 다진당근, 간장, 참기름, 다진생강 조금(꼭! 들어가야해요^^)으로 양념장 만들었습니다.
요양원에서 돌아오신 아버지를 뵈러 청주사는 여동생네가 주말에 왔었어요.
동생이랑 제부, 쌍둥이 조카들까지 만나서 너무 좋았지만,
주말내내 저희집 주방은 정신없이 바빴답니다.ㅎㅎㅎ
어른들용 매운 돼지갈비찜, 어린이용 돼지갈비찜, 잡채랑 월남쌈, 미역국 등을 만들었어요.
가스렌지 3구도 모자라서 부루스타까지 열일하네요.^^
돼지갈비찜은 소소하게 7키로 했어요. 매운거랑 안매운거~
아버지께서 상석에 앉으시고 그 곁에는 엄마가 앉아서
아버지 식사하시는 걸 도와드립니다.
엄마가 야들야들한 올망대묵을 쑤어오셔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요.^^
동생이 비염수술을 한 관계로.... 음식 장만과 식탁차리기, 설거지 까지
모두모두모두~ 제 몫이었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예전에 저희 엄마가 저희 친할머니 병수발하실 때도, 그런 말씀 하셨었어요.
시어머니 수발하는 것보다 시어머니 뵈러 오는 친인척들 식사대접이 더 힘들다고... ^^
저는 뭐, 동생네 식구들이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준비를 했는데
엄마는 참 힘드셨겠다...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쨌든, 저녁에는 동네 횟집에서 광어, 우럭회랑 소라찜을 포장해와서
매운탕도 끓이고 밥도 새로해서 또 한끼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답니다.
제부가 그러더라구요. 힘드신데 왜 이렇게 잔칫상처럼 푸짐하게 차리셨냐구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사지에서 살아돌아오신 아버지를 위한 잔칫상이라구...ㅎㅎㅎ
동생네는 하룻밤 자고 청주로 돌아가고
저의 일상은 또 여느 때처럼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잡곡을 불려놨다가 아침에 밥을 해서 밀폐용기에 담아두면
식사때 식구들이 하나씩 데워서 알아서 밥을 차려먹습니다.
학원일이 바쁜 날에는 간단하게 반찬을 싸와서 도시락을 챙겨먹어요.
냉장고에 찬밥이 남았길래 계란 두알을 스크램블 하다가
찬밥을 넣고 소금, 후추 간을 해서 볶았는데...
왜 또 맛있는거지? ㅎㅎㅎㅎ
아버지께서 집으로 오시고 3주 정도가 지났네요.
지금까지 엄마가 아버지를 완벽하게 케어하고 계시는데,
아버지를 일으켜서 휠체어에 앉히시는 걸 가장 힘들어 하셔요.
그래서 솔이네 네식구가 계획표를 짜서 아버지를 일으켜 드리기로 했어요.
평일 오전에는 시간여유가 있는 제 남편이 맡기로 했고,
점심에는 제가 거의 하기로 했고, 저녁에는 솔이랑 번갈아 하기로 했답니다.
계획표를 짜놓으니 어쩐지 막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것처럼 보이나요? ㅎㅎㅎ
솔이가 아버지 도우미 할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여친을 만나러 나갔어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카톡을 보냈지요. ^^
시간이 안되면 되는 사람이 하고... 아직까지 융통성있게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학원에 다녀와서 배고프다는 둘째아이에게
제가 언양식불고기라고 우기는 고기반찬과 미역국, 오이무침을 차려줬어요.
지난 주에 개학을 했고, 오늘 고딩 첫 시험을 봤어요.
내일도 시험인데, 피곤하시다며 침대에 엎드려 쉬고 있네요. ^^
제가 지금 둘째 컴퓨터를 이용해서 글을 쓰고 있는데 얼른 쓰고 자리를 피해줘야겠어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네요.
어른의 시간도 아이의 시간도,
노인의 시간도 청년의 시간도.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아껴가며 쓰고 싶네요.
제가 82에 글을 남기는 이 시간도 분명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입니다.
모두들 평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