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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뒷북주의) 82회원 손님접대 클라스 1탄

| 조회수 : 15,556 | 추천수 : 10
작성일 : 2016-02-17 11:13:24

일단 키톡 짤림 방지용으로 

백주부 순두부 양념장으로 만든 순두부입니다.


제가 원래 순두부찌게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직접 만들면 맛이 없어서 그랬는지

근데 이 레시피대로 하니 집에서도 큰 부재료 없이 맛이 괜찮았습니다.

다만 원 레시피에는 진간장만 나와있었는데

진간장 양을 줄이고 국간장을 넣었더니 더 맛있었습니다. 참고하세요 



아주 많이 뒷북이지만

잠시 작년 겨울로 되돌아 가자면

크리스마스 방학을 시댁에서 보내기로 했는데

시댁까지는 장장 차로 14시간이 걸리는 거리

비행기를 타고 가거나 꼼짝없이 중간에 1박을 하며 내려가야 하는 거리였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소년공원님댁이 중간에 1박을 한다면 딱 좋을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이래 저래 연락이 닿고..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 지나는 길에 들러 밥이나 한끼 먹으며 인사를 드리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선뜻 '우리집에 와서 주무시고 가세요' 라는 소리를 듣고 나니

한편으로 잘됐다.. 싶으면서도 과연 그래도 될까? 초면에 너무 큰 실례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더 컸지만


그-래-도

82회원이기에 

얼굴한번 본적이 없지만 오랜시간 82를 통해 서로의 사는 모습,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등에 대한 어렴풋한 짐작이 있었기에

왠지 82라는 이름으로 그래도 될것 같은 생각이 들어

저도 흔쾌히 

그것도 남편과 아이까지 데리고 가서 초면부터 소년공원님 댁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는 만행을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소년공원님은 

정!말!로! 

명왕성에 살고 계시더군요.

그런만큼 오고 가는길에 경치도 숨죽이게 좋았습니다.


첫 만남의 어색함도 잠시

곧바로 명왕성엔이야기 꽃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소년공원님은.. 음.. 제가 상상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어요^^

그동안 게시판을 통해 짐작하고 상상했던 모습은

뭔가 재기 발랄하고 똑부러진 오락부장 같은 모습이었는데

제가 그날 만나뵌 소년공원님은 (아마 손님 접대로 계속 분주하셔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뭔가 조용한 실력자느낌? 

덕선엄마 이일화의 참함 라미란의 카리스마 가 합쳐진 느낌? 


소년공원님의 남편분은... 오리지날보다 더 재미있던 2탄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음악이면 음악, 스포츠면 스포츠.. 공통화제를 끈임없이 발견해서 피곤한줄도 모르고 이야기가 계속 오고갔었어요

함께 들국화 LP 들으며 '행진 하는거야~' 하고 노래했던 그 밤을 잊지 못할거에요 

남편분의 취미활동이신 온갖 신기한 물건^^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고요 


소년공원님 남편분과 제 남편이 신기하게도 

공부한 것도 비슷하고 현재 하는 일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운동도 비슷하고

거기에다가 82홀릭 와이프를 두었다는 사실까지 신기하게도 닮았더라구요 

무엇보다 

벽에 못 하나 박아 달라고 부탁하면 한달이 걸리고

뭐 하나 고쳐달라고 하면 고치기는 커녕 더 부수고 마는 저희 남편과는 달리

소년공원님 남편분은 

마당에 아이들 트리하우스도 뚝딱! 와이프를 위해 지하에 사우나도 직접 설치! 

각종 기계들도 그냥 얼리 어답터 수준을 넘어 왠만한 기계같은 것은 더 편하게 개조까지해서 쓰는 마술의 손을 가지셨더라구요


저녁으로 샤브샤브를 근사하게 대접받았는데

아침까지 미역국 정식을 준비해주셨어요

반찬 하나하나까지 미리 준비해두신 정성을 눈치챌수 있었습니다.


이미 보셨지만

이건 제가 찍은 명왕성에서 대접받은 샤브샤브 정식 사진입니다.

조기 고기로 만든 리본하고.. 별모양 표고버섯 보이십니까??!! 



미역국과 나물 반찬으로 아침까지 든든히 챙겨주시고 

코난군이 쓰던 장난감까지 물려주시고


저희는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소년공원님 댁 다녀온 이후로 이래저래 생각이 많았답니다.

그냥 고마웠다 는 말로는 다 설명하기 부족했거든요 

나였다면 그렇게 선뜻 식사부터 잠자리까지 손님대접을 할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서 부터 


다시 만난다는 기약도 없는 사람들인데

되돌려 받을수 없을지도 모르는 호의를 굳이 

그렇게 정성을 쏟아 대접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일이었을까를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실행하신 그 분들이 얼마나 대인배?들이신지를 

 

두고두고 되새겨 보았어요


그리고 

저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사심없이 호의를 베풀어야 할 때가 온다면

주저없이

기꺼이 그!러!리!라! 하고 결심하였습니다.


그렇게 저에게 2015년은 

82쿡과 함께 특별하게 의미있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소년공원! 투핸즈! 보고있나?(요) 

다음에 또 만나요.^^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아시부인
    '16.2.17 12:47 PM

    소년공원님 답네요. 딱 상상했던대로. 원글님 좋으셨겠어요. 저는 두 분 다 뵙고 싶어요 ㅎㅎ.

  • 고독은 나의 힘
    '16.2.20 1:29 AM

    다아시부인님처럼 닉네임이 멋진 분은 어떤 분일까..
    저도 뵙고 싶습니다..^^

  • 2. 수늬
    '16.2.17 12:55 PM

    두 분 다 멋지셔요~~
    읽고있는 제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저도 그래야지..하는 다짐까지 전염되네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0 1:30 AM

    수늬님...
    그렇쥬? 훈훈하쥬?
    모든 인연은 쪽지로부터 시작이 된답니다..
    맘에 드는 분 콕 찍어 쪽지 보내는 일부터 시작해보셔요^^

  • 3. 도원댁
    '16.2.17 1:00 PM

    아,정녕 부러움이어라~~~~
    두 분 다 멋지세요....222
    자주 글 올려주세용^^

  • 고독은 나의 힘
    '16.2.20 1:31 AM

    도원댁님..
    글 자주 올리고 싶은데..
    이놈의 귀차니즘때문에요...

    키톡에 글이 조금만 더 올라온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저도 분발할게요..

  • 4. 헝글강냉
    '16.2.17 1:02 PM

    와~~ 저 세팅은 고급식당 못지 않군요!!!
    두분다 오랜82회원님들이라 해도 초면인데 저런 대접에 잠자리 까지 제공이라니 소년공원님 정말 대단하세요 ~~~ 고독님도 부러워요 너무 즐거우셨겠어요 ~~ 명왕성이 진짜 명왕성이었다니 ㅋㅋ

  • 고독은 나의 힘
    '16.2.20 1:32 AM

    헝글강냉님..
    명왕성 맞더라구요.. 우주선만 안탔다 뿐이지..

    소년공원님 댁에 비하면 저희 집은 지하철 역세권!!!

  • 5. 예쁜꽃님
    '16.2.17 1:42 PM

    고독님 어딨니??
    내 목소리 들리능교?
    소년공원님의 따뜻함이 봄 햇살 온기 같네요
    이런 릴레이 베품이 연결 되도록
    우리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 고독은 나의 힘
    '16.2.20 1:33 AM

    예쁜 꽃님님..
    이렇게 댓글을 재밌게 달아주시다니..

    그렇죠? 요즘 전반적으로 사는 게.. 관계가.. 너무 팍팍한데..
    저희 82쿡 에서부터라도 넓은 마음으로 열린 마음으로!!!

  • 6. 시간여행
    '16.2.17 5:17 PM

    긍정적인 사람들은 어딜가나 엔돌핀이 돌게 만드는 매력이 있죠~
    두 가족의 알흠다운 만남이 참으로 흐뭇합니다^^

  • 고독은 나의 힘
    '16.2.20 1:34 AM

    시간여행님..
    시간여행님도 그런 사람들중에 하나시잔아요? 맞쥬?
    다음에 미국횡단 여행 같은거 하실때 저희 집이랑 명왕성이랑 꼭 들려가시는 걸루!!

  • 7. 루이제
    '16.2.17 5:55 PM

    어른이 읽는 동화 같은 이야기에요.
    아무 댓가없이, 사심없이, 처음보는 가족들에게 베푸는 따뜻한 마음.
    소년공원님..멋있는 분이시고,
    고독님도 참,,그런 친절이 당연한 분같아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0 1:35 AM

    루이제님..
    그러게요.. 호의를 베풀기는 쉽지만..
    정말 댓가없이.. 되돌려 받을 기약없는 호의를 베풀긴 쉽지 않죠..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 8. 게으른농부
    '16.2.17 9:23 PM

    rmddRpdlp rjtlsl~~~ 이게 긍게 작년 그.......
    아이쒸 왜 그랬어요. 저한테도 전화 한번 해주시지않고.......
    달구들 죄다 굶어 죽어도 뻔쓰바람에 태평양을 건널 수 있었을텐데......

    감사하다 아름답다 마음이 뭉클하다........ 에이쒸이~~~ ^ ^

  • 고독은 나의 힘
    '16.2.20 1:37 AM

    농부님..
    농장이 '정안'쪽이셨던가요?
    저희 친가쪽에 '청양'이지 말입니다.

    한국에 있을때 농부님께 연락드리고 지나는 길에 화목보일러에 구운 삼겹살 한조각 얻어먹고 왔었어야되는건데 말입니다..

  • 9. jeniffer
    '16.2.17 11:47 PM

    아름다운 두 분의 아름다운 이야기♡

  • 고독은 나의 힘
    '16.2.20 1:38 AM

    제니퍼님..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는 계속 되어야 한다!!!

  • 10. 소년공원
    '16.2.18 2:40 AM

    자 그럼 이쯤에서 다시보는 명왕션 이야기 :-)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6&cn=0&num=2040688&page=2&searchType=...

    근데, 고독은 나의 힘 님이 저를 너무 많이 좋은 쪽으로만 써주셔서 부끄러워요~
    외로운 명왕성에 살다보면 찾아오는 손님은 다 반갑고 그래서 그런건데...

    참, 코난아범 님!
    이번참에 82쿡에 가입하자! 가입하자!
    ㅋㅋㅋ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29 AM

    투핸즈..아니 굿 워터님..
    이참에 글 올리시죠?
    첫 데뷔글은 맛있는 커피 이야기 어때요?

  • 11. hangbok
    '16.2.18 3:28 AM

    하~ 그랬군요..가 아니고, 그랬던 것 같아요. 소년 공원님 링크 보니까 확실히 기억이...ㅎㅎ

    이리 왔다 갔다 하면서, 더 친해 져서 가족 보다 더 가까와 지기도 하는 거고요. 훈훈 하네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30 AM

    행복님..
    그런데 이리 왔다갔다 하기에는 이 아메리카 대륙의 사이즈라는 압박이..ㅠㅠ
    그래도 인연은 지키려고 노력해야 더 소중해지기에 열심히 노력해볼랍니다..

  • 12. 솔이엄마
    '16.2.18 7:19 PM

    소년공원님의 명왕션 글과 사진 다시한번 더 보고 돌아와서 댓글을 씁니다.
    다시 봐도 훈훈한 장면이구만요~~~~^^ 아그들도 너무너무 이쁘공!!!
    아, 저도 만나고 만나고 싶어요. 82식구님들~^^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30 AM

    솔이엄마님..
    일단 쪽지를 보내보셔요..
    모든 인연을 쪽지로부터 시작된답니다.

  • 13. 보미
    '16.2.18 9:53 PM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이렇게 예쁜 글 올려 주셔거 감사해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30 AM

    보미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예쁘게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 14. 물방울
    '16.2.19 1:28 AM

    먼 땅에서 그렇게 인연이 되고 언젠가는 정은 두터워져있겠죠.
    보기에 좋고 부럽고 ....먼 곳이다 싶으니 애잔하기도하고...주책이죠 제가.
    소년공원님은 대인배라는 표현도 부족할 정도예요.
    저도 그 바쁜분께 큰 신세를 졌는데 언젠가는 조금이라도
    갚을수있는 기회가 있기만 바랄뿐이랍니다.
    그동안 고독은 나의 힘님 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소년공원님께 받은것처럼
    저 또한 다른 분과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좋은 생각 배우고 갑니다. 고마워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31 AM

    물방울님..
    물방울님은 어떤 신세를 지셨을까? 갑자기 오지랖이 발동하면서 궁금해집니다..
    고맙습니다.

  • 15. Harmony
    '16.2.22 9:27 AM

    아름다운 두분!
    계속 응원합니다.^^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32 AM

    하모니님..
    하모니님도 다른 82회원님들과 자주 만나시고 봉사도 하시고 그러시니.. 이렇게 오프에서 만나면 얼마나 반갑고.. 처음인데도 몇년된 친구같이 살가운 그 느낌.. 잘 아시죠?

  • 16. Right_now
    '16.3.13 7:54 AM

    다음에도 이리 먼 길을 이동하시게 된디면 저희 집도 한 번 들러주세요~^^ 명왕성 근처 천왕성에 살고 있는 또또 엄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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