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지고 모진 세상
보름달처럼 둥글게 살아야 하는데 말이죠.
오늘 정월 대보름 입니다.
어제 찰밥과 나물은 드셨는지요?
어제까지 저희집은 3번 정도 나물을 볶아 먹었어요.
1 주일 전부터 나물 담가 불리고 삶고 울궈내고.
식구 많고 어른 계시니 해먹지만
누가 이리 해먹고 살까? 싶을 만큼
시간 많이 걸리는 음식이 바로 보름나물 입니다.
남들 먹을때 안먹으면 서운한 음식이
바로 보름음식 입니다.
친정이나 시댁에서 얻어 먹을 수 있다면
그것도 '복' 이라 하겠습니다.
찰밥은 쪄야 제 맛.
7가지 나물을 불려놓은 모습입니다.
하루 정도 불려두었다 삶았어요.
삶아놓은 나물들 때깔이 다르죠?
이렇게 삶아놓고 2 번정도 맛뵈기로 볶으고
어제 저녁 모두 볶아버렸어요.
찰밥찌고 나물 볶으고 3 시간 이상 주방에서
일하며 "이거 이렇게까지 해서 먹어야 되나?."
헌댁인 저도 이런 생각 드는데
새댁님이나 중간댁님들 오죽하겠나 싶어요.
그러니 얻어 먹을 수 있을때 실컷
얻어 먹으라고 하는겁니다.^^*
어쩌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 귀한 음식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가공식품으로 나오긴 하겠지만...
준비 과정이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음식이 보름나물.
준비 과정으로 나물 볶을때 쓸 다시물을 끓여요.
멸치볶아 물 붓고 양파와 다시마 무 대파등을 넣고
육수를 냅니다.
조를 넣고 불린 찹쌀을 넓은 찜솥에 20분 정도 쪘어요.
20분 정도 찐 찹쌀을 양푼에 붓고 간해둔 팥물과 팥을 넣고 고루 섞어요.
다시 찜솥에 넣어 30분 이상 찐 뒤 약불로 줄여 20분 이상 뜸 들여요.
잘 익었습니다.
소금간이 쌨는지 약간 간이 있네요.
마루에 내 놓고 물축인 면보를 덮어줍니다.
윗 부분이 마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면보 덮고 뚜껑을 살짝만 열어두었어요.
들기름과 마늘 간장넣고 토란대 볶다가 다시물 한 컵 넣고
지지듯 볶아줍니다.
뚜껑을 닫고 간이 배이도록 중불에서 조리며 볶아요.
그래서 나물 볶는 시간이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것 같아요.
다른 나물 볶을땐 팬을 헹구거나 키친 타올로 닦아내고 볶아야
나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어요.
모든 나물을 같은 과정으로 볶아줍니다.
남편이 사온 부럼과 함께 보름찰밥 준비했어요.
오늘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불려 놓은 나물이라도 사다 볶아 드세요.
절기에 맞춰 먹는 우리 음식은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건강하고 복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