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무려 접반.. 150개 랍니다.
해마다 장마가 오기전에..
친정엄마랑 같이 해야하는 행사...
(가끔 부역같아요)
오이지담기, 마늘,양파 감자..사들이기..
식구가 많아서 많이 먹는 집도 아닌데..
장마가 온다는 소식을 들리면..
그주주말은.. 왠만한 일을 제치고..
친정엄마랑 농수산도매시장에 가서..
야채와 양념을 사들여야 합니다...
오이 150개 다 한번에 큰 고무통에 풀고
물 가득 받아서.. 오이 찬물에 담궈 놓고..(식초를 약간 넣거나.. 녹차를 풀기도합니다)
엄마랑 둘이서 점심먹고 나와서
오이지,오이짠지를 담궈야 합니다.
오이지를 담구는 제 전투복장..
마당에서 오이를 씻는데..
햇볕에 얼굴 탄다고 저렇게 중무장을 시키시네요.
자외선차단 모자 쒸우고 목뒤 탄다고 면수건 뒤집어 쒸우고
남이 볼까바 남사스러운데...
쓰고 있자니 우습기도 하고..
엄마 마음이 짠하게도 느껴집니다.
막내딸 나이 내년이면 50인데도..
아직도 애기 같아서 햇볕에 태울까바 더울까바..
자외선차단 모자 처음 써본 기념으로
살다가 처음 셀카도 찍어봅니다..
마당에 목욕탕 의자놓고 앉자서 오이씻다가
마당에 핀 꽃이 너무 이뻐서..
꽃아 너도 이쁜사진 한장..
오이는 몸통에 상처가 나지않게
잘 씻어서 물기빼고
(오이소박이 닮을때는 굵은 소금으로 박박 비벼씻어서 사용하지만
오이지를 담굴때는 되도록 오이에 상처가 안나도록 씻어요)
물기가 어느정도 걷히면
매년 오이지 담구는 항아리에..
오이를 차곡차곡 넣습니다..
이 시점에서 엄마의잔소리..오이 머리가 앞뒤로 가게..
켜켜이 잘 넣어야 오이가 한번에 많이 잘 들어 간답니다//
엄마!!! 쪼옴..나도 알어 !@!!!
항아리에 오이를 차곡차곡 넣은후
잘씻어서 심지어 삶기까지 해서 잘 말려논 돌을 올리고
물10바가지에 소금 1바가지 비율로 팔팔 끓는 소금물
그대로 항아리에 부어줍니다
오이150개 처음에는 두항아리지만
하룻밤 자고 나면 오이가 소금물에 절여지면
팍 반으로 줄어서 거의 한항아리로 줄어듭니다
3일정도 지난 후에
오이지 항아리 물만
따라내어서 팔팔 끓인 오이절임물을
식혀서 오이 항아리에 다시 부어줍니다
다시 일주일 정도 지난후에 오이지항아리 물 따라내서
다시 팔팔 끓여서 식혀 부어주면 오이지 완성입니다.
오이지는 보통 담그기 시작해서
2주 정도 지나면 먹을만 합니다
150개 오이지 중에서 제 몫은 30개정도 될라나..
오빠네집 3군데 내 친구 은경이네까지 골고루 나누어먹어야 합니다
오이지 좋아하는 저는 나중에 10개씩 20개씩 더 담궈 먹기도 하구요..
엄마가 원하시니...
태안마늘이에요...
한번에 10접...장마 끝나고 좀 더 사구요
이것도 오빠들하고 저하고 엄마랑 같이 먹을거
마늘은 태안이나 서산 마늘이
달고 향도 좋다고.. 도매시장에서 서산이나 태안마늘이 좀 비싸지만
반드시.. 태안마늘 사셔야 한답니다.
저장용 양파도 1봉지
(양파는 반드시 무안양파로..)
30키로 정도 될거 같아요(1만원 줬습니다)
이렇게 올해도 장마준비는 끝나고...
아직도 나는 엄마딸이라서 행복합니다..
오이지 담아놓고 집에 오려고 차애 타면..
골목길에 나오신 엄마는...
또.. 한소리 합니다..
애... 가까웁다고 긴장 풀지말고 운전조심하라고..
차가 안보일때까지...
빠이빠이를 하시는 엄마..
살아가다가 어느날..뉴스에서 장마라는 소리를 들으면
제일 먼저 엄마생각이 나겟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