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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처음으로 끓여봤던 순대국입니다.

| 조회수 : 8,969 | 추천수 : 40
작성일 : 2011-01-28 23:29:58


이젠 하다하다 별걸 다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에 살다보니 한국에서 살았을때는 생각도 안하던 것들을 많이 하게 되네요.
사실 전 순대국을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남편이 순대국을 좋아해요.
그리고 한국에 놀러갔을 적 친정아부지께서 병천 아우내장터에서 (순대로 유명하지요^^)순대국밥을 사주셨는데 그때 참 맛있게 먹었었어요.
냄새도 전혀 없구요.

집에서 순대를 만들다 보니 순대국을 좀 끓여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일단 인터넷을 뒤져봤지요.
일단 국물을 내는 재료는 돼지 머릿고기 더군요.
다른 재료로 하기도 하는데 주로 머릿고기를 삶아서 국물을 내는것이 많았어요.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지요.
여기서는 돼지머리고기를 구할 길이 없거든요. 적어도 제가 사는곳에서는요.
돼지 등뼈(목뼈)는 쉽게 구하는데요(멕시칸들의 식습관이 한국사람들과 아주 많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멕시칸 마트를 가면 닭똥집에 족발,돼지껍데기,간,천엽까지 다 파니까요) 돼지머리고기는....

그래서 생각한것이 돼지 귀였습니다.
집근처 제법 큰 중국마트에서 돼지 귀는 팔거든요.

그래서 돼지 등뼈와 돼지귀를 사와서 파,마늘,생강,정향,청주를 넣고 5시간을 푹 고았습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얘네들이 귀에요.ㅎㅎ
사실 그닥 호감은 아닙니다.
뭐 하지만 시뻘건 고기덩어리 만지는거나 이거나 뭐 다른거 있겠어요?

그렇게 푹 고았는데 저에겐 좀 냄새가 나는 것 같더군요.
약간 당황했습니다.
감자탕을 끓일때는 된장에 갖은 양념을 하고 다시 푹 끓이니까 그걸 몰랐는데 냄새 없애는 여러가지를 넣고 고았음에도 그런 부재료가 안들어가니 냄새가 아무래도 좀 나겠죠.

귀는 따로 꺼내 썰어놓았구요,


징그럽다 하시면서 돼지머리고기편육은 드시는분들..
드시는 편육안의 하얀 오돌뼈가 바로 귀입니다요... 징그럽다 하지 마세요~^^

순대는 미리 만들어놓은것을 쓰기로 하고,
국에 넣어먹을 여러가지를 준비합니다.

일단 매운고추,청양고추를 쫑쫑 썰으시면 되요. 전 세라노페퍼라는 아주 매운 멕시칸 고추를 썼어요.



그리고 아주 중요한 빠지면 안되는 재료 들깨가루






들깨는 껍질 벗기지 않은 그냥 들깨를 거칠게 갈아서 썼어요. 향이 더 좋은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새우젓. 이건 강경에서 직접 공수한 귀한 새우젓이에요^^
외갓집이 충남 논산인데 그 근처에 강경이 있거든요. 거기에 유명한 젓갈시장이 있지요.
친정 부모님께서 거기서 젓갈을 사다 드세요.서울에서 직접 내려가셔서요.
확실히 맛이 달라요. 특히 멸치액젓은!




파 송송 썰어놓은것도 곁들여야지요.




마지막으로 빠지면 안되는 다대기에요.
전 다대기는 전에 김치담그면서 남은 김치양념을 썼어요.
없으신 분들은 육수 국물에 고춧가루,마늘,맛술,국간장을 넣어 만드시면 될거에요^^




여기에 곁들이는 반찬으로 얼갈이 배추 된장 무침을 조금 해봤어요.
중국마트에서 보고 사온 얼갈이 배추를 된장양념을 해야하는데 뭐가 다르랴 싶어 만들어 놓은 쌈장에 버무려버렸답니다.
제법 맛이 괜찮던데요?^^
사실 된장에 이것저것 넣어 양념한거나 쌈장이나 뭐 많이 차이 나겠어요?(아닌가....)




이제 먹기위해 뚝배기에 따뜻한 고기(물론 귀 썰어놓은것과 고기붙은 등뼈하나)와 뎁힌 순대를 넣고 뜨거운 국물을 부었습니다.
여기에 다대기,새우젓,매운고추,파 듬뿍 얹었어요.







먹음직스러 보이나요?^^

여기에 반찬은 꼴랑 이거..





썰어놓은 순대랑 김치,고사리나물,멸치볶음만 더 놓고 먹었어요. 마치 식당같죠?ㅎㅎ

다대기 풀어 한숟갈 먹어보니 끓이면서 났던 냄새가 싹 없어졌네요.
전 솔직히 못먹을 것 같았는데(5시간 가까이를 계속 옆에서 냄새맡으며 끓였으니..) 이렇게 양념풀고 먹으니 구수하니 맛이 괜찮더라구요.

오늘 이곳 날씨가 많이 춥더라구요
이런날 펄펄 끓는 뚝배기안의 순대국 한그릇 잡수심 어떨까요?~^^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이리스
    '11.1.28 11:53 PM

    저번에 순대만드시는거 보고 기함 했는데...순대국까지...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와요^^도전하실분들 나오실거같은데요...근데 집에서 이런것도 만드시다니 정말 능력자세요.부러움....ㅜㅜ

  • 2. 옥수수콩
    '11.1.28 11:53 PM

    허거덩.....
    지금시간이 12시 다 되어 가는데....
    파카입고 차키 손에 들었.....
    ㅠ.ㅠ 자게에서 본 순대국 염장글 못지 않으시다능....

  • 3. 옥당지
    '11.1.29 12:24 AM

    이젠 하다하다 별걸 다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2222222222

    아니!! 왜들 이러세요...!!! 집에서...들!!! 가정요리를 하자구요. 가정요리를...

    아..배고파...ㅜㅜ

  • 4. 낭만엄마
    '11.1.29 12:55 AM

    저..순대국먹을때 머리한번도 안들고 흡입하는 뇨자입니다!!
    순대국도 가정요리였군요..내일날이 밝는데로..머릿고기 찾아떠날랍니다~~
    한번은 해보고싶었는데..순대국집가믄 나는 그냄새를 종일맡다보면..순대국과 의가 상할까싶어 참고있었어여..ㅎㅎ

  • 5. 아라리
    '11.1.29 1:30 AM

    아이리스님.. 뭐 순대국이나 곰국이나 돼지냐 소냐 어디뼈냐 차이 아니겠어요?^^ 궁한자가 우물을 파는 법이지요.ㅎㅎ 능력자란 단어는 저와는 머~언 단어랍니다.

    옥수수콩 님.. 파카입고 차키손에 들고 나가면 순대국을 먹을 수 있으신거잖아요. 전 그게 심히 부럽습니다.

    옥당지 님.. 그러게요. 하다하다 별걸 다해요.ㅎㅎ 미국오면 다 장금이 된다는 이야기를 미국와서 들었었는데 정말 그럴판이네요.ㅋ(맛은 보장 못한다는게 문제지만요)

    낭만엄마님.. 순대국와 의 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일단 뚝배기에 담아 끓는 순대국에 다대기확 풀어 드시면 나갈뻔한 의가 다시 붙을거에요^^

  • 6. 바그다드
    '11.1.29 2:08 AM

    정말 82에는 무서운 분들이 많으셔요.

  • 7. 올리비아
    '11.1.29 3:24 AM

    대단하세요^^
    제가 사는 곳에는 맛있는 순대국집이 없어서 몹시 그리웠는데~
    사진만 봐도 배고프네요.
    정말 외국 살면 반 전문가는 다 되는거 같아요^^

  • 8. 단추
    '11.1.29 9:03 AM

    아라리님은 가정에서 만드는 식당요리 종결자이십니다.
    너무 맛있어보여요.

  • 9. 달아이˚
    '11.1.29 11:52 AM

    돼지족 끓인 육수에... 순대국해도 감칠맛나고 맛있어요 ;)
    - 물론..돼지족 손질해서 한번 우루루 끓인뒤 버리고, 두번째 끓인 육수 말하는 겁니다

  • 10. 홍한이
    '11.1.29 8:56 PM

    집에서 별게 다 되네요.
    요리 종결자님들 여기 너무 많으셔서
    행복합니다.
    그림의 똑이지만...^^

  • 11. 서기와잎
    '11.1.30 2:14 AM

    남편이나 저나 순대국 진짜 좋아하는데 순대까지는 도전 못해도 순대국 끓여보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 샘솟는데요. 정말 대단하세요. 존경스럽습니다.

  • 12. 유네
    '11.1.30 2:26 AM

    외국에서.. 수.. 순대를 만드셨다구요 @.@ 진정 능력자십니다.
    (저는 너무 순대가 먹고 싶어서 기내식으로 순대가 나오는 꿈을 꿨었답니다 ^^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당시에는 너무나 절실..)
    정말 82에는 놀라운 분들이 많아요. 대단하십니다.
    한국사람들 사먹는것보다도 더 잘해드시는 것 같습니다.
    보기만 해도 등어리가 뜨끈뜨끈해지는 기분입니다. ^^

  • 13. 오늘
    '11.1.30 2:50 AM

    아라리님 이곳도 넘 추워서 담요 쓰고 컴질.ㅎ

    어쩜 이럴수가요~~

    왼간한 건 따라해 볼려고 기를 쓰고 덤비는데..
    이건 정말이지 침만 한사발 흘리고 말겠습니다.

  • 14. 아라리
    '11.1.30 8:40 AM

    바그다드님.. 저 무서운 사람 아니에요..^^

    올리비아님... 흉내는 내는데요, 전문적이지 못하다는게 아쉬운게지요^^

    단추님.. 종결자란 단어가 저에게 가당키나 한건가요..ㅎㅎ 좋게 봐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달아이 님.. 아 그런가요? 그럼 다음에는 족발하고 남은 국물로 순대국을 끓여봐야겠습니다.

    마중물 님.. ㅎㅎ 그럴까요. 정말 외국사시는 분들이 실력 좋으신 분들이 너무 많으시긴 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홍한이님.. 그림의 떡은 못먹지만 저건 충분히 만들어 드실 수 있는 난이도랍니다^^

    서기와잎 님.. 한번 끓여보세요. 사골곰국이랑 다를것도 없어요^^

    유네 님.. 기내식으로 순대..ㅎㅎ 빵터졌습니다.ㅎㅎ

    오늘 님.. 여기도 오늘 안개가 뿌연것이 날이 쌀쌀 하네요^^. 따끈한 국물 한그릇 드세요~

  • 15. 나송이
    '11.1.30 1:08 PM

    아라리님 순대국 최고!
    얼마전 밤마다 순대국 홍보글 올리던 분을 한방 날리는 기분이네요.
    시원합니다.

  • 16. 마리s
    '11.1.31 8:09 AM

    저도 외국 오래 살아서 별거 다 해먹어보았는데요,
    순대는 털썩 ㅜㅜ
    단추님 말씀마따나 <가정에서 만드는 식당요리 종결자> 이시네요..
    진심 대단하시어요 ^^

  • 17. 아라리
    '11.1.31 10:42 PM

    나송이 님// 밤마다 순대국 홍보글이 올라왔었던가요? 전 몰랐어요. 어떤 글이었는지 궁금한데요^^

    마리s님// 순대가 생각보다 힘든 음식은 아니에요. 돼지피는 구할 수 있다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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