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키하평 조직의 존망에 위태로움을 느낀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키하평 신예들이 혜성처럼 나타났다...키톡 글 두어개에..어느새 고수가 되어 혜성처럼..사라집니다.
아!..나처럼 만년...없쑵묘? 그렇게 계속 향상할끼니?
저 말입니다. ‘사’자는 욕심 부리지 않아도 ‘장’자는 좀 욕심냅니다. 고추장, 된장, 짜장....에 위원장까지!! ^^
하여,
일단 위원장으로서 체면 유지는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ㅋㅋ
첫 번째는...
어린 아들이 제 입으로 해 달라고 하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 팬케이크.
베이킹을 하는 것도 아니고..그저 팬에 굽는 것인데도..허구한 날 하여도.
만날...그라데이션~~~신공.
팬케이크 구울 때, 까만 거 한 장은 다 나오잖아요. 아니..표정들이 왜 그래요?
새까맣게 태운 팬케익은 식구들 몰래 버리는 사람들처럼?
(확인하고 몰래 급하게 버리느라..핸드폰 사진...^^;;;;;;;;)
다음은,
쟈스민님의 양배추 야채말이 물김치! 두 개 집어 먹으면 째려보게 된다는 그 것!!
재료도 간단하고, 모양도 예쁘고..어림짐작 맛이 그려지더군요.
그래. 덤벙거리고, 덜렁댄다고 생각하는 나를 달리 보이게 해 줄 바로 그 음식이군!!
그래! 이거야! 이거였어!!싶더군요.
야채 참!! 비쌀때였는데...과감히!! 샀습니다. 정갈한 안주인으로의 인상 세탁을 위해!!
악! 그러나...
그 날부터 며칠을 악몽. 부엌 근처도 가기 싫어....
필 받은 날 확~~~해 치워야했는데...
왜 내게 온 필이란 놈은...장보기만으로도 푸욱 꺼지는지.
네.
그래요. 제가 경솔했어요. 저는 키톡하향평준화 위원장이었어요.
음식을 만드는 데...말다니요!!! 묶다니요!!! 오마이갓!!!!
말아서 먹으나. 묶어서 먹으나.
양배추는 양배추. 파프리카는 파프리카. 소금물을 소금물!!
이 신선 재료를 손에 들고 더는 미적거릴 수가 없어...
현석마미님의 만능장아찌 하듯...켜켜이...찢고, 쌓았어요...
오로지 제가 안 한 것은...단 두 개!! 안 넣은 것은 단 하나!!
말지 않았다는 것,
묶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흰 명주 실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
하루,
이틀,
삼일
...맛이 들기를 기다리며...두둥.
개봉박두!
헉.
양배추...잎이 거무튀튀.
윽.
썩었다.
오이를 먹어 봤는데...속살이 입안에서 바로 녹듯 사라지더니..오이껍질이..혀 위에 링처럼 남았어요.
아! 만약 음식물쓰레기....맛이란 게 있다면...이런 맛일까.........요?
ㅠㅠ
그래도 그 와중에.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이 몸이 82가 몇 년 차인데...말입니다요..
추억이 아까워 예전 게시판 링크해 가지고 있는 뇨잔데!!! 하며,
잘 해 먹은 것...몇 가지. ^^
김혜경선생님의 “한식당 고구마정과”
요즘 고구마 맛있을 때죠. 흔하기도 하구요. 예쁘게 생긴 놈은 쪄 먹고, 구워 먹고..
무만치 큰 놈들은 쓱쓱 깎아 정과 반찬으로 해 먹어요.
김혜경선생님 고구마 정과를 알고 난 다음부터는 자주, 쉽게 해 먹는 것 중 하나가 되었어요.
제게 이런 건 정말...식당에나 가야 먹는 것 들 중 하나였는데 말이죠. ^^
어른들 대접하는 손님상에도 꼭 올리는 것 중 하나에요. 다들 잘 드시고, 인기도 좋아요.
어떤 메인에도 상관없이 잘 어울리는 편이구요.
조리 시간도 길지 않고, 그릇도 조리는 냄비 하나면 돼...완소 메뉴 중 하나랍니다. ^^
또, 김혜경 선생님의 “콩나물 잡채”
선생님이 개발한 레시피는 아니지만,
선생님 희망수첩에 떴을 때 바로 따라..만들었거든요.
매운 고추까지 두 개 썰어 넣어서 얼마나 개운하게 잘 먹었는지 몰라요.
전 진짜 희망수첩 메뉴 잘 따라해요. 키톡에 올라온 핫!한 레시피도 희망수첩 뜰때까지
기다렸다가..따라하면 정말 백발백중. ^^
(저 통에 가득했는데..다 먹고..마지막 즈음에서야..사진 생각이..^^;;)
그리고 저도 불고기 열풍에 동참했습니다.
에스더님이 올려주신 ‘David An의 식당맛 불고기’
다들 너무나 대박,대박하시는데...양념으로 그려지던 맛에 자신이 없어져서 최대한 그대로 했습니다.
David An님의 원 레시피 계량이 240ml인데, 마침 사 온 파인애플쥬스 용량이 240ml라 그 캔 양을 기준으로 잡았어요.
미국과 한국의 오렌지 당도나 신선도, 파인애플 쥬스의 과즙 함량이 다르겠지만...그 점 빼고는 다 똑같이 했어요.
동네 마트에서 장을 봤는데...파이애플 쥬스는 이것 뿐이더군요. 무탄산이라 그냥..했어요.
일단,
진한 소갈비나 돼지갈비, 야채가 듬뿍 들어간 불고기 등을 좋아해서..이건 좀 심심하더라구요. 육안으론.
접시에 담아내면 확실히 심심해요. 고기만 있는 셈이니까요. 색도 진하지 않구요..
에스더님의 불고기 돌판이나 제가 살돋에 올린 그런..즉석 전용 팬이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저는 오늘 고기 먹고 남은...마지막 분량을 애매해서 뚝배기에 끓이다시피 했는데요.
와! 좋더라구요. 정말...불고기 백반을 나오는 그런 불고기 뚝배기가 되더라는. ^^
남편이 딱 보고는..“뭐야. 식당이네?” 하더라는..
고기를 익히면요..처음엔 간수에 몽글하게 뭉쳐지는 순두부처럼...그렇게 고기가루?점들이 뭉글하게 뭉치다가요...
다 익을 때 즈음이면 고기 덩어리들이 완전히 뭉쳐지고, 국물은 맑은 간장 국물...처럼 되어..깨끗해요.
국물이...정말 죽여줘요. 감이 오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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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자마 차림을 하고...BBC판 제인 오스틴의 ‘선택’을 보고 있었어요..
로맨스 그 자체잖아요. 드라마에 푸욱 빠져서 간질거려오는 가슴을 한껏 만끽하고 있는데
제부가 갑자기 일이 있어 잠깐 저희집에 들렀다 간다고 전화가 왔더라구요.
“...밥은?” 하고 물으니,
“..먹어야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디서?” 했더니,
“...거기서.”
“거기가 어딘데?”
“...처형집”
헉!
이런.
내가 젤 만만하지!!
(언젠가 '제부의 밥상' 포스팅 하나 올릴 듯.ㅋㅋ 그리고..저요. 제부에게 하는 반말이요..
혼잣말처럼하는..요..자가 언듯 들린 것 같은..뭐 그런 반말이니까..놀라지 마세요^^;; 어릴때부터 봐와서.ㅋㅋ)
파자마 차림으로 부엌으로 뛰어 들어가...40분 만에 차린 밥상입니다.
제부가 좋아하는 반찬으로만.
청양고추 썰어 넣고, 두부 손으로 으깨 걸쭉하게 끓인 강된장에,
버섯도 무치는 것보다 저렇게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주면 정말 잘 먹어요.
어묵도 청량고추 넣어 빨갛게 볶아주면 너무 좋아하구요.
청포묵도 김 부셔서 무치면 한 접시 뚝딱.
밥 두 그릇 반을...먹고 갔습니다. 배가 찢어질 것 같다는 엄살을 피면서.
저는 손님들이 우리 집 왔다가...갈 때마다 ‘배가 터질 것 같다’는 말을 듣는 게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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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초 공개!!
저만의 레시피 북?? 노.노. 레시피 벽!!!
제 성격이 보이시죠? ^^;;;;;;;;
제가 꼼꼼하고 아기자기한 성격이 되질 못해서,
이쁜 수첩에 적거나, 깨끗하게 파일을 만든다거나 하는 건....저답질 못해요.
ㄱ자형 싱크대 옆 한 면이 타일이라..저기다가 척척 붙어놓고,
하면서, 보면서...그렇게 몇 번 하다보면 외워지고, 완전히 제 것이 돼요.
그쯤되면 포스트 잇이 더러워져 있고, 그러면 떼어 버리죠. 그리고 새로운 레시피..붙이고.
저기 붙여진 것들...정말 대박 검증된 것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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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원장다운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다들 어떻게 그렇게...음식 하시고, 사진 찍고...올리시나요? 그것도 자주...대단하세요.
저..보세요.
음식하고, 사진 찍고...하다보면,
이런 일...은 꼭!!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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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악! 다음 블로그로 했더니..되네요. 드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