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라면 환장하고
식물성이라면 외면하는 저희 집 아해들땜에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게 월남쌈.
전엔 종종 해 줬는데 심각한 귀차니즘으로 요즈음 못 해줬더니
큰 아해가 "월남쌈 먹고싶다"하네요.
착한 엄마라면 그 말 끝나자마자 빛의 속도로 해서 주겠지만
착한 엄마 사표낸 지 오래라서
밍기적대다 큰 애가 그 말한 것조차 잊어갈 때쯤 해줍니다.
빨리 안 해 준 걸 미안해 하기는커녕
"봐~ 엄마 안 잊고 있었다"하며 생색 한번 내주고요.


연말 과다출혈로 가계에 비상이 왔으니
가격이 활달한 야채들도 과감히 생략.
넘 많은 걸 생략했는지 싸놓고보니 뭔가 살짝 빈곤한 느낌이...;;;

영양완벽 밤도 이렇게 밥 할 때 넣고 같이 하고...

오늘 점심은 새싹채소 얹은 유부초밥.
부족한 바이타민씨는 새싹채소로 보충.
영양학적 균형을 고려해 만들었으나
새싹채소 싫어하는 둘째 녀석에게 부작용.
큰 애랑 맛있게 먹고 있는데
둘째 아들녀석 입에 한개 투하하고 씹자마자 웩.
"으허헉~ 으으으~" 울면서 치우는 엄마를 보고
녀석들 좋다고 깔깔 대네요. (헐리웃 액션이 넘 티 났나?)

결국 둘째에겐 제가 항복하고
새싹 없는 유부초밥을 싸줬고요.
큰 애와 저는 둘째의 그 테러에도 불구하고 맛있게 잘 먹었어요.
p.s;오늘 아침 큰 애는 새싹 비빔밥 해주고
둘째는 또 먹은 거 확인시켜주는 테러를 저질를까봐 다르게 해 줬죠.
큰애가 맛있다고 점심 때도 해 달라길래
점심 때 해주면서 그냥 둘째 것도 해버렸습니다.
새싹은 빼달라고 징징대길래
일단 먹어보라고 했더니
......맛있다고 저녁에도 해달라네요.
그 소리 옆에서 듣던 큰 애 왈
"야!!! 그럼 나는 세끼 연속 먹는 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