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은 제사를 지내다보니
맏며느리이자, 외며느리인 저는
세밑 감회에 젖어있을 겨를이 없어요.
더더군다나
작년부터 제사를 어머니한테서 가져온 뒤론
더 정신이 없네요.
저희는 기제사가 구정과 붙어있어서
신정에 제사를 지내거든요.
친정도 제사를 안 지내고,
다른 집 제사를 본 적도 없어서
어머님이나 남편은 간소하게 하라고 하는데
뭘 빼고 뭘 넣어도 될지 모르겠어요.
제사음식 절반쯤 해 놓고 한 컷.
(저 뒤엔 한 음식들은 팔이 떨려서 찍을 수가 없었어요.ㅠㅠ)

제사음식은 한끼 잘 먹고나면
그 다음부턴 손이 잘 안 가는데
그래도 산적 종류는 늘 인기가 좋아요.
윤기가 좔좔~


하루종일 서서 음식하랴 정리하랴
정말 정신없이 하다보면 오후 서너시쯤엔
오른 팔이 잘 올라가지도 않을 정도인데도
차려보면 별로 한 것도 없어보인다능. 아놔~
사실 이번엔 넘 바빠서 갈비찜이랑 전 한두가지는 빼버렸어요;;;

제사 다음 날엔 나물과 섭산적 다져서
약고추장 넣고
비빔밥을 해 먹었는데요
이번엔 나물김밥으로 한끼 해결.
저거이 때깔은 별로여도 맛은 좋다능.ㅎㅎ

젯상에 뭐가 심심타 했더니
딸기를 깜빡 잊고 안 올렸네요.
그래서 조상님 안 드리고 우리끼리 꿀꺽

'일주일은 부엌에 안 들어갈고야!'했으나
그냥 희망사항일 뿐이고...
사놓은 생크림은 없애야겠기에
티라미수 만들었어요.
이태리북부지방 사람들이 기분을 업 시키기 위해서
만들어먹었다죠?

커피가 빠질쏘냐.
진하게 에스프레소를 사발 같은 컵으로 ...
고래고래 이 맛이야 ^^~
다람쥐들이 이러는 것 같아요.
"주인님 정녕 다욧트는 안 하기로 하신 겁니까?"

이쯤에서 퀴~~~~~즈.
다람쥐들이 뭐라 하고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