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구경하는 거 넘넘 재미있어요. 백화점 쇼핑 보다 마트 장보기 좋아하는 아내 만난
울 남편은 복 받은 거죠. ㅋ) 날이 더워진 이후로 무거운 카트 끌고 다니기 힘들어서
웬만한 건 홈*러스 인터넷 장보기를 이용하고 있어요.
토요일 오전에 한가로이 주말에 할 음식들을 정하곤 했는데, 홈*러스 주말 배송은
금요일에 미리 하지 않으면 당일은 엄두도 못내요. 그래서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 장보기
고민을 시작해서 금요일 밤에 배송 받는답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욕심을 내게 되네요.
또 직접 보고 사는 게 아니라서 계획하지 않았던 일을 벌리는 경우도 종종 있구요.
가령 지난 번 무우 그램을 잘못 체크 해서 커다란 무우가 두개나 와 예정에 없던 깍두기
를 담그게 된다거나 하는... ^^;
이번 주말은 진짜 과했습니다. 이걸 주말 이틀 동안 다했더니, 많은 칭찬과 위로 부탁
드려요. T.T

이것만 봐도 감이 오시죠? 그간 제가 해주는 겉절이에 환장하는 남편을 위해 숱한
알배추는 절단 내었으나 포기김치는 단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알배추가
비싸기도 하고, 슬슬 김장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나서 고수님들도 담지 않는다는
여름 포기김치에 도전하였습니다.
배추가 실하지 않아요. 예전에 에스테틱 원장님께 선물 받은 배추는 한통도 들기 힘들
정도로 속이 꽉찼는데, 이건 세통도 들겠더라구요. 파란잎 떼어내니 참 날씬합디다.
겉절이는 그냥 소금물에 담가뒀는데, 이건 제대로 절여 볼라구요.
10% 천일염 탄 소금물로 밑 줄기 부터 배춧잎까지 골고루 소금물을 끼얹은 후, 줄기
부분을 밑으로 가게 해서 15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줄기 쪽으로 골고루 천일염을 채워
줬어요. 저 상태로 짜른 단면이 위로 오도록 해서 6시간 절였어요. 금요일 밤에 자기
전에 재웠다가 새벽에 한번 깨서 위 아래 배추 위치 바꿔 주고.
저렇게 줄기가 끊어지지 않고 휘면 잘 절여진 거래요. 배추 밑둥은 미리 잘라버리면
배추잎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 나중에 김치속 넣을 때 정돈해 주면 된다고 합니다.

배추 표면의 짠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세번 골고루 씻어준 후 이렇게 엎어서 물기를
빼줍니다. 전 다른 일 하느라 4시간 정도 엎어놨어요.

주말 많이 더웠잖아요. 일산은 서울에 폭우가 쏟아졌다는 어제도 저녁에 살짝 비를 흩
뿌렸을 뿐 후덥지근 했어요. 저희 집 스탠드 에어컨이 안돼요. 이사 가보니 벽이 강철로
되어 있어 구멍을 뚫을 수 없다 하여 울집 에어컨은 그야말로 걍 스탠드중.
거실에 벽걸이 에어컨이 하나 있긴 한데, 거실 하나 커버하기에도 후달린다죠.
네, 저 불기를 머금은 음식들, 전부 조그만 선풍기 하나 돌려가며 땀 뻘뻘 흘리며 만든
것들이지요. 음식 하나 성공할 때마다 샤워 한번 해줍니다. 아주 상쾌해요. ^^
저야 그래도 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음식 재료들은 중간에 상할까봐 걱정돼요.
그래서 배추 위에 저렇게 아이스팩 얹어 놨어요. 시원할 것입니다. ㅋ

파란 배추잎이 너무 많아요. 머 땡기는 거 없으세요?

작년 82cook을 통해 득템한 배추전. 아, 진짜 이 맛에 김치 담궈요.
밀가루에 소금 살짝 넣고 묽게, 배추에 밀가루가 흘러내리지 않을 만큼만 묽게 묻힌 후
지져주면 끝. 고소하고, 달큰한 것이 진정 배추의 재발견입니다.

배추 물기 빼는 동안 준비할 것들이 많습니다. 찹쌀풀은 이렇게 황태머리와 다시마 우린
물을 넣어야 감칠 맛이 더하다고 하는군요. 시키는 건 다합니다.

끓는 다시물에 찹쌀 가루를 솔솔 뿌려가며 뭉치지 않도록 잘 저어줍니다.

찹쌀풀 쑤는 동안 옆에서 양념재료들 갈아주구요.
저는 배추 3개에(꽉찬 거 2개라 보심 될 것 같아요) 마늘 10개, 홍고추 10개, 생강 3톨,
배 3분의 1개, 양파 1개, 까나리액젓 6큰술, 새우젓 6큰술, 매실엑기스 3큰술 넣고
드르륵 갈아줍니다.

끓여서 식힌 찹쌀풀에 갈아둔 양념과 고춧가루 한컵 부어 잘 섞어 주구요. 일단 섞어서
두어시간 정도 고춧가루를 불려줬어요.

무우 반개, 쪽파 한단 채썰고 잘라 넣어서 쓱쓱. 쪽파가 왜 이렇게 부실한 겁니다.
여름 채소는 요리하는 재미를 떨어뜨리는 못난 것들... 이라고 말하기에는 저의 올해
완소 채소인 가지한테 미안하군요. 취소!

쪽파도 각종 양념의 향연을 도포하니 이리 파릇파릇 이쁘군요. 음핫.

배추 맨 아래장부터 배추속을 켜켜이 넣어줍니다. 줄기 쪽에 넣은 후 배추잎 쪽으로
쓸어주면 돼요. 저 이거 하난 잘합니다. 엄마 옆에서 여기부터 같이 했거든요. ^^

김치에서 끝내야 했건만 그동안 쟁여 놓은 밑반찬이 한 개도 안 보입니다. -_-
그래도 밑반찬 두어가지는 있어야 1주일이 편안하죠. 메추리알 삶으면서 계란도 같이
삶았어요. 계란이랑 메추리알 삶을 때 식초를 몇방울 넣어주면 껍질이 연해져서 잘
깨지지 않는 건 알고 계시죠?

메추리알 삶아서 까놓고,소고기 홍두깨살 500g 토막내어 생강,마늘,대파 넣고 끓여요.
네, 소고기 장조림 하려구요.

장조림 하는 방법이 여러가지 있는데요, 게장 담근 간장, 풋고추 장아찌, 마늘장아찌
담근 간장 보관해놨더니 여러모로 쓸모 있어요. 소고기 삶은 물에서 흐물흐물해진 야채
건져내고, 물은 반 정도 남긴 후에 이번엔 청량고추 넣을 거라 풋고추 장아찌 담갔던
간장물 넣어 졸였어요.

그리고, 어묵은 팔팔 끓는 물에 넣어 살짝 데쳤구요. 이럼 불순물도 제거 되지만,
나중에 오래 졸이지 않아도 돼서 보드라운 어묵이 돼요.(앗, 보라돌이님 전용 단어!)

올리브유 둘러서 양파를 볶다가,

간장 두어 스푼, 올리고당 한 스푼 넣어 달달 볶아준 후, 마지막에 물엿으로 윤기를~
깨소금도 솔솔 뿌려주구요.

1주일치 밑반찬이옵니다. 요즘 남편이 집에 있는 날이 많아 과연 저걸로 1주일을 버틸
수 있을지 간당 간당 합니다.

으휴 여기까지 하니, 라텍스 장갑을 꼈는데도, 물 들어가고 땀 차고 해서 손톱이 이
지경이 되었어요. 나중에 부활 시키기로 하고 이번 주말은 요리에 올인하기로 해요.

오늘 '나의 왼손'입니다. 손톱은 부활 되었는데, 이 상처 어쩔겨. -_-
손목은 프라이팬에 데였구요, 잘 안보이지만 가운데 손가락은 채썰다 칼에 베였어요.
엄마는 요리 하다가 손가락에 피가 철철 나도록 베여도 밴드 감고 물에 손 담가가며
일 하셨죠. 어렸을 때 그게 참 싫었어요. 제 손이 아픈 것 같고... 마디가 굵고 휜손이 컴플렉스
였던 엄마는 약 바르고 밴드 감아주는 저에게
- 엄마 작품인 네 이쁜 손, 상처 입히지 말고, 어디 다치면 절대 물에 손 담그지 말고,
손 다 나을 때까지 밖에서 사 먹어라.
하셨어요. 그런데, 별수 없는 엄마 딸인가봐요. 여기 저기 상처 투성이이긴 한데, 또
신기하게 아주 빨리 아물어요. 팔자죠 머. ^^;

사서 고생하면서 엄한 팔자 타령 고만하고, 저녁상 차려야죠.
아 밥하면서 딴짓 하기 재미 부쳤습니다. 가지나물 하려고 가지 앉혔어요.

김치 담는 날은 보쌈 안먹을 수 없죠! 삼겹 부위 사다가 실로 칭칭 동여 모냥 잡고,
된장 발라 저수분으로. 야채는 김치 담다 남은 것들 깨끗이 씻어서 깔아줬어요.

가지가 좀 푹 익은 감이 있는데, 흐물흐물 해도 입에 넣으니 살살 녹는 것이, 또 한번
가지야 사랑해~

밥하고,가지나물 하고,이것 저것 정리하는 동안 수육 완성. 1시간 정도 익힌 것 같아요.

간장, 참기름, 다진 마늘, 깨소금 넣어 조물조물 무친 가지나물.

소고기 메추리알 꽈리고추 장조림. 순서가 왜 이러냐구요? 비싼 순...순서 앗.
꽈리고추 소고기 메추리알 장조림입니다. 야채가 금값인데 제대로 대우해야죠.

오뎅볶음.

오늘의 주인공 보쌈.기름기가 쪽 빠졌지만 삼겹 부위라 적당히 기름도 도는, 야들야들한
보쌈이올시다.

주일에는 느즈막히 아점을 먹고 또 느즈막히 점심 겸 저녁으로 푸짐한 떡만두국.

전 이렇게 당면이랑 계란 듬푹 풀어 넣은 만두국이 좋더라구요. 저렴한 입맛. ^^

예전부터 잉글리쉬 머핀을 정말 정말 해보고 싶었어요. 그 뽀샤시하고 포근포근한 자태.
그래서 도전해 보았습니다.
밀가루 배합은 일반 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8cm 지름 6개 기준으로 강력분 220g, 인스턴트 이스트 4g, 설탕 4g, 소금 4g,버터 5g,
물 75ml, 우유 75ml, 옥수수 가루

재료들은 손으로 둥글린 후 어느 정도 덩어리가 되면 제빵기에 넣어 반죽하구요, 이때
버터를 넣어줘요. 물과 우유는 미지근해야 이스트가 활발해져서 발효가 잘 된다네요.
제빵기에 반죽 코스로 돌리면 1차 발효까지 끝나거든요.

손반죽해서 중탕 발효하는 만큼 많이 부풀진 않지만 빵맛은 괜찮아요. 이렇게 손가락
으로 눌러도 안 올라오면 제대로 된 거 맞죠? ^^

6등분으로 나눠줘요. 대략 한 덩어리에 72g 씩 되더라구요.
표면이 매끄러워 지도록 이렇게 감싸서 오므려지는 부분은 밑으로 가도록.

이렇게 올리브유 바른 호일에 놓고 휴지 시켜요.

전 이래놓고 이 틀 만드느라 시간을 너무 오버해서 저 상태로 2차 발효까지 되었다죠.
원래 15분 정도 뒀다가 틀 안에 넣고 80% 정도 찰 때까지 발효시키는 거라는데.
저 틀은 잡지 표지 잘라 접어서 쿠킹호일 말아 테입으로 붙여 만들었어요. 두꺼운
마분지로 말면 더 잘 될듯 해요. 지름이 8cm 정도 되도록. 두께는 3cm구요.

옥수수 가루에 둥글리는 걸 깜빡 했네요. 그냥 위에 솔솔 뿌려줬어요.
제가 요리할 때 재료들을 좍 늘어놓고 시작하는 건 사진을 찍기에도 좋지만 이렇게
중간에 빼먹는 게 생길까봐 미리 준비해두는 거거든요. 그냥 봉지째 옆에 낑겨놨더니
역시... ^^;

제빵 완전 초보라 밑이 평평한 틀이 없어요. 그래서 후라이팬으로. 아 정말 간신히
간신히 들어갔어요. 보통 일이 안되려면 1~2미리 차이로 문이 안닫히는데, 이건 정말
종이장 한장 차이로 문이 닫히더군요. 성공 예감. ^^V

200도에서 25분 구웠어요. 겉이 잘 부풀지 않아서 5분 더 구웠더니, 바닥은 좀 누렇게
익었더라구요. 위에 눌러주느라 덮은 스텐판 때문인가봐요. 내열판이면 좀 더 잘
익었을텐데....

정말 사랑스러운 자태 아닌가요? 소금이 많이 들어간 건지 살짝 짠맛이 돌았지만,
뜨거운 채로 남편과 하나씩 홀라당 먹어치웠어요. 바닥이 바삭하니 더 맛있는 것도
같고.

맥머핀을 만들어 봐야죠. 저 틀 재활용. ㅋ 계란 하나씩 깨뜨려 후라이 해줬어요.

아주 다양하게 재활용하고 있는 틀. 그런데 너무 힘주면 찌그러져요. 두개는 찌그러
져서 담엔 재활용 못하게 생겼어요. T.T

짠~ 재료들이 동글 동글 이쁘죠? 만두도 그렇고 요즘 저의 주방은 동글동글이 대세인듯
합니다~

한쪽은 크림 치즈, 한쪽은 블루베리 쨈을 발라 촉촉히 흡수되도록 잠깐 뒀어요.

아, 이걸 만들어 보고 싶어서 퇴근 길에 파리 바게뜨를 얼마나 들락 날락 거렸는지.
점원이랑 친구 됐어요 ^^

복숭아와 함께 늦은 저녁 겸 야식으로 컴터로 미드 보는 남편께 대령.
저거 진짜 맛있습니다! 나머지 두개는 빵봉지에 넣어 울팀 임산부 두명에게 출출할때
먹으라고 주었어요. 한명은 출산 휴가 갔는데, 그 사이 한명이 또 임신했거든요. ^^

임신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이게 작년 크리스마스 때 울 아파트에 사는 본사
국장님께 선물 받은 거거든요. 양갱 만들어 드렸더니, 이걸 글쎄... ^^;
소드테일 치어예요. 11마리 받았는데, 11마리 다 무럭 무럭 잘 자라고 있어요.
두어 달 전에 한마리가 수컷으로 성전환을 했구요.

그런데, 이번 주말에 물갈이 하면서 유심히 관찰해 보니 한마리가 배가 빵빵하네요.
저 아이 임신한 건가요? 열대어에 대해 잘 아는 분 있음 조언 좀 부탁 드려요~
부화통을 준비해야 하나... 치어 한번 받아 보는 게 꿈인데, 소원 성취 할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