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딱 이맘때면 생각나는 박목월시 김성태 작곡 이별노래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한데.....
오늘 생일인 그 아이는... 저보고..엄마.... 그런 노래 좀 부르지 마....제발~
난 그런 청승스런 노래 정말 싫더라.... 그러면서 놀려대곤 했지요.
하지만 오늘은 정말... 그 노래의 그 가사가 더욱 마음에 와닿네요.
전 3절부분..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홀로 촛불을 밝히우는 그 대목에서 늘 마음이 절절해지곤 ....하지요.
토요일 아이들이 좋아하는 돈까스...빵가루까지 묻혀 있는 걸... 어머니가 사오셔서 아이들 튀겨주었어요.
있는 반찬중에서 함께 곁들여 먹음 좋겠다 싶은 걸로 한접시에 몽땅 담아주었습니다.

밥도..... 꽃문양... 주먹밥 틀에 뭉치고...
숙주나물, 비듬나물, 그리고 단무지랑 방울 토마토 3개랑...풋고추 썬 것에 튀긴 돈까스를 가위로 잘라 한입 크기로 썰어주는 섬세한 서비스까지 잊지 않았답니다.

그런 다음에...돈까스 소스를 위에 먹음직스럽게 뿌려 올려주면 됩니다.
돈까스 소스의 여러가지 방법
1. 시판 돈까스 소스 이용하기
2. 가장 기본적인 돈까스 파인애플소스 만들기:: 우스터 소스 4큰술, 핫소스 2큰술, 토마토 케첩 6큰술에 파인애플 통조림의 파인애플 링조각 1개에 국물 약간....파인애플은 잘게 다지거나 믹서에 갈아서 이용하시면 됩니다. 이걸 몽땅 넣고 살짝 졸여주면 되요.
3.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만드는 돈까스 채소곁들임 소스 만들기 ::
브로콜리나 양파, 파프리카 등등.. 채소 볶기 -> 소스 팬에 돈까스 소스 졸이다가 버터도 조금 넣어 녹기 시작하면 물녹말을 넣어 농도 맞춘 다음에.... 볶은 채소를 넣어 버무려서 돈까스 위에 올려준다.
전...그냥... 2번째 방법으로 했어요.

주말엔..이런 메뉴를 해주어도..아이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
막내는 돈까스 한 조각...
아들은...돈까스 두 조각을 거뜬하게 해치우고 흡족해합니다.

어제 저녁엔...... 막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갑자기...우동이 먹고 싶다고 하길래....
집앞 홈vvv 슈퍼에 가서....인스턴드 우동면도 사고...
마침 살아있는 꽃게도 싸게...팔길래..... 큼직한 넘으로...한 마리만 5980원 주고...달랑 사왔습니다.
이렇게 한 마리만 산 것도 처음이라... 좀 뻘쭘하기도 했지만 왠지 고물가시대에... 절약이 최고 미덕인 것 같아서요.
막내는.... 참새입니다... 방앗간..절대로 그냥 못 지나치는~~~
먹고 싶은 것도 많은 방년 열여덟 아가씨거든요...
슈퍼 옆..만두 가게에서... 김치 만두 일인분... 순대 일인분도.... 포장~~
덕분에... 저녁 밥 하지 않고.. 우동 2개 끓여... 만두랑 순대랑....해서... 저녁을 손쉽게 해결했어요.
아마..더운데..엄마 밥하기 힘들까봐.... 배려차원이었을까요?
오늘 아침입니다.
어제... 살아 있는 꽃게.. 손질해서.... 무 넣고 애벌조림을 해 놓았어요.
생선이나 꽃게 찌개는.... 전날 애벌조림을 해 놓는 것이 훨씬 깊은 맛이 나거든요.
꽃게.. 달랑 한 마리이긴 하지만...누구 입에 붙일까 싶었지만.... 그래도 싱싱한 꽃게..... 맛이 들큰하니 좋더라구요.
새송이 버섯 2개도 큼직하게 썰어서... 볶습니다.
새송이 버섯 2개면...1000원가량 될라나요??
요즘 물가가.... 많이 오른데다가... 태풍에.. 추석특수까지 있어서..정말.. 시장보기가 겁이 납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그냥 시장 보지 않고 집에 있는 재료로 이용해서 알뜰하게 찬을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요즘입니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시장을 보지 않아서.... 먹을 것이 없는 것보다는...
생각하기 싫어서.... 움직이지 싫어서 대충.....먹을 것도 없고..반찬거리도 없지 않을까 싶어요.
똑같이 시장을 보지 않은 상황에서..어떤 날은..정말 먹을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가도..
그 다음날... 정신을 차리고..마음을 잡아서 준비를 하면... 아..이것도 있고 이렇게 해먹으면 되는 것을...싶거든요.
여하튼... 그닥 비싸지 않은 재료라도 잘 이용해서 일품요리도 만들어내면..그게 요즘 돈 버는 거라는 생각~
새송이 버섯볶음... 가격도 착하고.. 만들기도 쉬우면서... 볼품도 좋고 맛도 좋아서 자주 이용합니다.
새송이를 우선 잘 볶는 것이 포인트입니다..노릇노릇....
전 달군 팬에 향신기름을 두르고 볶았지만... 포도씨유나 올리브유도 볶으셔도 좋아요.

시들어가는 부추 한줌도 꺼내서... 감자전분과 밀가루를 반반 섞고 .. 계란 하나도 깨뜨려서 반죽을 해 놓습니다.
전 그냥... 밥하는 순서대로 사진을 찍어... 올리는 편이라.... 아침 밥상 사진이.... 이걸 했다 저걸 했다 해서 정신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올려드리는 이유는...주방에서 일하는 시간중.. 짜투리 시간을 잘 이용해서..... 시간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쓰셨으면 하는 생각에서에요.
버섯이 기름이 닿아 달구어지는 그 짧은 시간을 이용해서.... 부추 반죽해서 준비해 놓는 식으로..아침을 준비하면 훨씬 빨리..일을 할 수 있잖아요..전 사진까지 찍어가면서 하는데 말이죠... ㅎㅎ

부추 반죽해 놓은 사이에..이렇게..노릇노릇 구워졌으니... 고루 고루 뒤집어서 반대편도 노릇노릇하게 구으세요..
음식이라는 것이....눈으로 먹는 것도 크기 때문에....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지면..훨씬 맛있게 보이기도 하고 말이죠.

다 구워졌으면... 작은 냄비에 옮겨놓고...
왜냐면..전 그 프라이팬을 키친 타올로 잘 닦아내고..거기다 부추 부침개를 부칠 거니까요...
불 켜지 않은 상태에서.... 양념을 하세요.
엿장 2: 굴소스 1의 분량으로...간을 하고... 깨소금만 넣으시면 됩니다.
물론 취향에 따라서... 다진 파, 마늘을 넣으셔도 되지만... 버섯은 버섯 특유의 향을 즐기기 위해서.... 파, 마늘을 넣지 않는 편이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잘 버무린 다음에... 불을 켜서 살짝만 맛이 깊게 배이도록 볶아서.... 불을 끄시면 됩니다.
이렇게만 하셔도 맛도 좋고.... 모양새도 좋은 그런 버섯볶음 한 접시가 단 돈 1000원 가량으로 해결되는 거.... 아주 해피하지 않나요?

아까 그 프라이팬에다.... 부추에다 계란 하나를 풀어 넣어서 노란..부추 부침개.... 반죽을 몽땅 붓고....... 나서
얇게 편 다음에..위에 남은 반죽을... 훑어내.... 다시 아까 반죽한 스텐 볼에 덜어냅니다..
이런 식으로 부침개를 하면.... 딱 적당한 양으로 얇은 부침개 부칠 수 있는 팁이 되는 셈이지요...

한장을 노릇노릇하게 부치고 나서...아까 덜어낸 남은 반죽을 다시 붓고.. 다시 얇게 펴서 부칩니다.
아까.. 새송이 버섯도.. 적은 돈으로 맛있는 찬 만들기...이 남은 부추도 한톨도 남김없이 알뜰하게 버리지 말고 먹기..이런 것이 고물가시대를 살아가는 주부의 몫이겠지요..
얼마 전... 대형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계산대 앞에서...한 젊은 부부가 언성을 높이는 것을 목격했어요.
아마..... 생각보다... 돈이 많이 초과되어 계산이 나오자 남편이 아내보러 많이 샀다고 잔소리를 심하게 했나봐요..그래서 그 자리에서 부부싸움이 벌어진 건데.... 아내 말로는... 더 줄일 것이 없다..내가 뭘 많이 샀냐..하면서.... 주변 사람들도 의식하지 않고...대판 싸우는 것을 보고 맘이 참 안좋더라구요...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다들 살기 힘들어 예민한 탓도 있는 것 같아서요...
근데요..... 세잎 클로바의 꽃말은 행복이래요... 네 잎 클로바는 행운이고요.. 사람들은 네 잎 클로바를 찾기 위해서...세 잎 클로바를 짓밟잖아요..... 그걸 보면... 우리는 행운을 쫒기 위해서..우리 일상속의 소소하지만 소중한 행복을 외면하고 마는 그런 우매함을 범하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봐야겠어요.
그 젊은 부부도.. 애초에..함께 장보러 올 때야.... 맛있는 것 사서... 집에서 오손도손 먹기 위해 집을 나섰을텐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두 사람 모두 발걸음이 무거웠을 것 같아요... 힘들 때일수록..서로 이해해주고.... 서로 아껴가면서 그렇게 살아야 함을... 그 젊은 부부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어제 애벌로 끓여 놓은... 꽃게 찌개도..다시 더 푹 끓이고...
꽃게 찌개에는..... 된장이 조금 들어가야.. 깊은 맛도 나고 꽃게 특유의 비린 맛도 제거된답니다.
사실..한 마리밖엔 안되지만.. 저희 집은...꽃게도 꽃게지만 꽃게탕을 끓이면 국물과 그 속에 있는 무를 더 좋아하거든요.
그래서..어떤 의미에선... 한마리.... 5980원으로..... 국물도 내고.... 꽃게도 먹었으니..참 쓸모있게 한 마리를 먹은 셈인 것 같아요.
이제부턴 한 마리... 또 살 것 같네요^^..어떤 의미에선.. 한 마리라..더.... 맛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추 부침개도... 맛있고....

김치도 하나 속을 털어내고...빨아서..... 배추 잎으로...쌈 사 먹도록 준비했어요.

새송이 버섯..언제 먹어도 맛이 좋지요..



나머지 이런 저런 반찬들...냉장고에서 꺼내서 늘어놓고......
맨 아래쪽에 있는 붉은 찬은.. 적양파를 단촛물에.... 재워 둔 건데..맛은 좋은데 색이 좀 바래졌네요.
고혈압이나 성인병 예방에.. 양파도 좋다해서... 남편 좀... 많이 먹일려고 만든 거에요.

오이, 당근, 노란 파프리카에.. 풋고추까지... 색색이 담긴 채소들...

이건 꽈리고추 즉석 렌지찜입니다...
꽈리고추를 썰어서...다진 파, 마늘에..간장과 물을 붓고... 깨소금도 넣어 버무린 다음에 렌지에 1~2분 가량 찐 반찬인데...
이렇게 먹어도 맛이 좋아요.
경우에 따라서는 잔 멸치나 잔 새우를 넣어서 함께 버무려서 쪄 주면 맛이 더 좋겠지요?

아까... 배추 잎은 쌈 싸 먹도록 하고...
줄기 잎은 따로 썰어서 그냥 날름 날름 먹어도 좋아요..


숙주나물도... 있고요.

3년 숙성된 매실장아찌도... 맛이 얼마나 좋은지요..

온가족 함께 둘러 앉아... 꽃게 한마리.... 끓여서 다섯명이서 먹어도 충분한 거고...
이런 소소한 행복을 소중하게 꾸려가는 것이..... 갑자기 뜬금없이 찾아온 행운보다 훨씬 값짐을.... 느끼는 일요일입니다.
모두 주말 잘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