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들깨칼국수 아니다.
지난 일요일, 반죽만 해서 냉장 보관하던 ‘뇨키’ 반죽의 활용이다.
뇨키 반죽을 반 주먹쯤 뚝 떼어내 도마에 밀가루 좀 무쳐 밀대로 밀었다.
마치 칼국수 밀듯. 처음해보는 건데 스스로 기특해진다.
‘칼국수도 이렇게 밀어서 해 먹을 수 있겠는데.’ 하는 자만?심도 부풀어 올랐지만 이내
사그라든다. 역시 칼질이 문제다. 뚝뚝 일정한 모양으로 잘라지지 않는다. 칼에 달라붙기도 하고. 아무튼 서툰 칼질이 문제다. ‘애고 이 칼솜씨로 뭔 칼국수를…….’


혹시 몰라 뇨키 따로 삶고 다시마 우린 물로 들깨탕 만들어 얹었는데 그냥 들깨랑 같이 넣고 삶아도 될 것 같다. 접시에 담을 때 후추 살짝 뿌려줬다.
오늘 나는 휴가다.
H씨 아침은 저 ‘들깨탕뇨키칼국수?’ 국적불명 이름불명의 저 것 딱 하나였다.
나? 난 안 먹었다. 휴가라고 어젠 술 좀 마셨다.(이렇게 써 놓고 보니 휴가 아니면 안 마시는 사람 같군. ^^&) 속이 니글니글 부글부글하다.
방학 첫 날인 K는 아직 자고 있다.
일어나면 뇨키 밀고 칼로 길게 썰어 들깨탕에 넣어 내줄 거다.

‘근데 이름을 뭐라 불러야 하나.’
‘들깨탕뇨키칼국수는 너무 토속적이라 뇨키가 서운할 것 같고’
‘들깨소스뇨키파스타라면 K 입맛을 홀릴 만 할라나…….’
‘그럼 저 칼국수 미는 방식을 표현할 길 없고.’
“아~ 어렵다.”
“근데 왜 자꾸 배가 살살……. 미치겠다.”
“내 해장국은 따로 만들어야 하나. 아무래도 저 ‘뇨키거시기’로는 안 되겠다.”
아침부터 덥다. 불 쓰기 싫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