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택이하고 기범이는 지금부터 국기게양대에 가야한다. 누가 비뚤어지지 않게 발자국을 그곳까지 남기는지 두고 보자"
기범이랑 저는 걷기 시작했죠. 기범이는 국기게양대 끝을 응시해서 걷더군요. 자신있게 걸으면서 자신의 지나온 발자국이 제대로 나 있나 돌아보지 않더군요. 오직 게양대 끝만 바라보고 걸었어요.
전 자꾸 뒤를 돌아 봤어요. 조금 비뚤어지면 방향을 틀고, 다시 어긋나면 수정하면서 뒤를 자꾸 돌아봤어요.
그럭저럭 기범이와 저는 게양대에 도착했고, 그곳에 선생님이 계셨죠.
"현택이하고 기범아! 너희들이 눈위에 낸 발자국을 보렴. 목표를 향해 의심없이 전진한 기범이는 곧게 난 반면, 분명한 목표를 두고도 자신을 의심하며 뒷모습에 신경쓴 현택이는 발자국이 어지럽게 되었구나. 인생을 살면서 분명한 목표가 정해지면 눈속의 발자국을 생각하며 전진하거라"
눈만 보면 20년 전의 초등학교 운동장이 생각납니다.
분명한 목표가 정해지면 초조해하지 말고, 뒤돌아보지 말고, 자신감 잃지 말 것을 다짐합니다.
내가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을 때 내 친구 역시 큰 목표를 향해 전진해 옛날 국기게양대와 같은 그곳에서 만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이미 죽은 새다.
아주 오래전에 읽고선 마음에 담아둔 글귀가 요즘 절실하게 와닿습니다.....
요즘~~~ 제 생활이 이상스레 갈팡질팡...우물쭈물.... 뭘 하든지 자꾸 뒤돌아보면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었거든요.
더운 탓일지..아님... 자꾸 다잡아도 우울하고 슬퍼지는 마음 탓일지.... 모르지만.. 그랬습니다.
그런데..그렇게 느끼면서부터 더 걷잡을 수 없이 자꾸 자꾸 더 우물쭈물해지더라구요....그러다 떠올렸어요... 오래전 제 마음속에 남은 글귀속에 현택이의 모습이 저에게 투영되고 있다는 걸~
어제 저녁에 아이들이 스파게티를 먹고 싶다고 그러길래..... 스파게티 면을 찾으니 없더군요.
요즘 장보기도 하지 않았어요. 말로는..냉장고 비우기..라고 했지만.. 아마도 우물쭈물 갈피를 못찾은 제 마음탓일 거에요.
그래서... 파스타 면으로..지난 번에 만들어둔 홈메이드 토마토 케첩을 섞어서 만들어주었는데....성의 부족 스파게티가 되어 버렸어요. 맛은 먹을만하다고 먹어줘서 다행이었지만요.

오늘 아침에는... 단촛물을 만들어 놓았어요.
여름에 꼭 필요한 소스중 하나죠.
식초 한컵에 정종 1/4컵, 설탕 4~5큰술, 소금 2~3작은술에 했는데..
단촛물 배합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참 묘하게 다르니깐.. 알아서 배합을 해보세요.
다만..단촛물을 만들 때 포인트는.... 모든 재료를 섞어서... 끓이지 않고.. 녹여준다는 개념으로.. 약불에서 살살 녹인 후에 불을 끄는 거에요. 오늘은 레몬이 없어서 못했는데요.. 다 녹인 다음에 레몬즙을 살짝 짜 넣어주면 훨씬 더 향이 좋은 단촛물이 됩니다.

여름은 양파의 계절이기도 하지요...
달군 팬에..마늘부터 넣어서 볶다가 양파 1개를..양파링으로 만들어서.... 들큰한 맛을 좋아하시면...오래 볶아주시고.. 상큼한 양파볶음을 원하시면.. 살짝 볶아서 씹히는 맛을 느끼도록 하세요.

전.. 양념으로 엿장 1작은술, 굴소스 1/2작은술을 넣고 고추가루 1작은술로 볶아주었어요.
엿장은... 다른 양념을 별도로 하지 않고도 맛을 내주어서 간편하게 쓸 수 있어서 좋아요. 한번 넉넉히 만들어놓으면 한두달은 잊어버리고 쓰니까요.


예전 저 어릴 적에는... 이쁘게 생겼다는 표현으로... 다마네기처럼 생겼다..라고 하기도 했어요.. 예전 양파처럼...동글동글한 얼굴을 선호했던 모양에요. 요즘...깍아논 밤톨같다..이런 식의 표현인 셈이죠.
양파는 혈관계 질환도 예방하고 당뇨병 치료, 콜레스테롤 제거,지방간 해독 등 효능도 많고 술을 먹을 때 양파를 함께 먹으면 알코올로 인해 파괴되기 쉬운 비타민 B의 흡수를 높이면서 간장을 보호해준다고 하니 술 먹기 전에 양파 한조각도..좋을 것 같아요.
고기집에서도.. 양파채에 간장소스를 버무린 샐러드 주는 집이 많은데.. 기름진 고기와 양파도 궁합이 잘 맞기 때문에 그럴 거에요.
하여간 여름엔 양파 많이 먹는 것이 좋아요.. 여러모로요.

오이도... 나물 할려고 약한 소금간을 해서...물기를 꼭 짜고.... 깨소금, 참기름만 넣어서 무치면 담백하고 상큼한 오이나물이 되지요. 파나 마늘을 넣지 않고 그냥 무치는 오이나물이... 오이의 향을 그래도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한쪽에 양파 볶아 놓고.. 오이도 약하게 절여 놓고... 양푼에는 단촛물로 비벼 놓은 초밥을 식히고 있어요.
아래에.... 시판 냉면 육수가 보이시죠?
이건 무엇에 쓰일까요?

전 한여름에 시판되는 냉면 육수를 가끔씩 사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쓰는데요..
김치말이밥을 먹을 때..도토리묵밥을 먹을 때, 또 가끔은 오이나 미역냉국을 만들 때 이용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어제 삶아 놓은 닭가슴살로... 초계탕 비슷한 걸 만들어줄려고 하는데.... 닭육수가 없으니.... 그냥 이걸로 써볼까 싶었어요.
땅콩, 잣, 아몬드를.... 이 육수를 넣어서... 좀 갈아서.... 쓴거죠.
근데.... 생각처럼..그런 맛이 안 나서.... 실패~
따라하지 마세요~~ ㅎㅎ 못 먹을 맛은 아니지만 그닥 추천하고 싶은 맛이 아니더라구요..ㅠ.ㅠ

냉면 육수를 꽁꽁 얼려두었다가.... 이렇게 요리망치로 탕탕~~ 쳐서 쓰면 살얼음 냉면..묵밥 만드실 수 있어서 좋구요.

여름 제철재료.. 감자도 채썰어서 감자채구이도 만들었어요...
전분기를 제거하지 않고 잘 이용해서... 꾹꾹 눌러주면...... 서로 잘 달라붙는 접착제 역할을 해주거든요.

단촛물에 버무린 밥을 대충 뭉쳐서.... 구이 햄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기름기 빼내고...난 다음에...
말아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