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하이디 샬레를 체험하고 싶지 않냐고 해서 좋다고 했더니만, 애들 아빠가 일을 벌려부렀습네당. 남편이랑 친구 둘이서 요즘 틈틈히 주말마다 올라가서 이놈의 알프수 샬레를 수리 중인데, 공사가 얼마나 진전이 되었는지 가 보았습니다. 가다가 먹을 것을 좀 사가지고 갔는데 가게가 예쁘더군요
너무 비싸서 직접 만들어 쓸 생각으로 브로셔만 가지고 옴 ㅜ.ㅜ
천연 목욕 물비누까지...그래도 눈 질끈 감고 암것도 안샀네요. ㅎ
올라가는 길에 샬레들 보면서 마음이 한껏 부풀어 있었는데...
저 지붕에 줄 못 맞추고 서있는 나무 기와들은? !!!!! 같이 올라온 친구들은 너무 좋다고 막 신나하고 있음!
요기 요 건 개집도 아니고....급조한 화장실!!!!! 아이구 아부지~
어쩜 오랜동안 나만을 기다렸다는 듯, 누워 보니 내 키 161센티에 딱~ 맞춘 기럭지를 가진 침대 ㅜ.ㅜ
하이디 박물관에 온듯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주방 도구들!!!! 저 난로가 완전히 대박이라는 것 아닙니까, 냄비 싸이즈에 맞추어서 불 나오는 자리의 금속 테두리를 하나씩 벗겨서 넓혀 준다는거!!! ㅎ
일단 출출하니 아까 올라올떼 사온 소시지들을 썰어서 아페로를 시작하고. 이런건 여자들은 절대 손 안됩니다. 그럼요~ 남자들 만이 썰어야 할것이 있다는 ㅋㅋ
얼마전 까지는 물이 없었는데, 이젠 쩌~ 멀리 있는 이웃 샬레에서 끌어와서 이렇게 시원하게 맥주도 담구어 놓고 마실 수 있고
감자도 좀 삶아 두고, 같이 올라온 친구가 메추리를 기르기 때문에, 메추리 파테도 꺼내 먹고
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때깔 좋은 촛불도 좀 펴서 분위기 띄우고
자~ 우리의 본식인 퐁듀 들어갑니~ 급한데로 캠핑 버너에 올려서 마늘도 뚝뚝 썰어 넣고 걸쭉하게~
바람이 부는 관계로 나무토막으로 방풍해주면서, 여름을 코앞에 두고 낮기온이 연일 16도 13도 이러면서 오락가락 미친 날에는, 이렇게 친구들과 오손도손 내침 니침 발라가며 퐁두 냄비에 휘휘~ 8자 그리면서 마구 돌려 가며 먹습니다~ @.@
다 먹고 맨 밑에 눌러 붙은 치즈 누릉지 까지 벅벅 긁어서 먹고
누군가 만들어 온 브라우니와 린트 파이를 디저트로 먹어주시고 오늘은 그럭저럭 친구들과 오랜만에 아이들처럼 수다도 왕창 떨고 재미 있게 보내었네요. 주로 어렸을 때 사고 친 일들 이야기 하면서 배꼽이 빠지게 웃고 그랬거든요. 다들 정상적으로 자란것이 너무 신기할 이야기들 ㅋ
나중에 우리 남편은 저보고 한숨 자라고 저 침대에 침낭을 펴주시고, 난 절대로 저기서 못잔다고 실랭이 하고 ㅋㅋㅋ
그래도 애들 시어머니께 맡기고 올라온 보람이 톡톡히 있던 날이었네요.
전기도 없는 진짜 시골 샬레 입니다. 하이디와 피터가 살던 그당시 샬레와 다를 바가 없을것 같네요.
전 용감한 척 하는라고 화장실만 제대로 해놓는 다면 오케이라고 했지만...으....
주변에 아무것도 없으니 밤에 별은 정말 잘 보이겠습니다.
제가 첨에 완이 아빠 만나 콩깍지가 씌워져서 수영도 못하면서 다이빙 하자고 할 때 같이 따라가 잠수까지 한 사람인데(물에 뜨지는 못하지만 가라앉는건 정말 자신 있었기에...), 뭐 이까지 첩첩산중 재래식 샬레에 쫄을리가 있겠습니까? 흐흐흐~ 집에 오는 길에 계속 머릿솎으로 외쳤습니다. " 나는 용감하다~ 나는 용감하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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