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6.23 수요일의 아침상....
집 앞 부식가게에서 쪽파를 조금 사 왔어요.
쪽파를 비빔간장을 만들어서
슬쩍 구운 생김과 같이 먹고 싶어서요...^^
신문지 활짝 펴 놓고 부엌바닥에 편안하게 앉아서
쪽파를 다듬고...

다듬어 놓은 쪽파는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 두지요.
<쪽파간장무침 1접시 레시피>
쪽파 1줌(40g)
진간장 6숟가락
설탕 1/3숟가락
참기름 1숟가락
깨소금 1숟가락
(어른밥숟가락으로 계량해서 쓰시면 됩니다)
재료도 다 집에 있는 것이고,
간단하고 참 쉽지요?
위의 4가지 양념재료를 섞어서 양념장을 먼저 만들고,
물기 빼 놓은 쪽파를 한 손에 잡고서
다른 한손에는주방가위를 들고
먹기 좋은 크기로 이렇게 양념장 그릇에다
쪽파를 잘라서 넣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리고는 숟가락으로 살살 비벼내기만 하면 끝.
그냥 맨 밥 위에다 척 올려서 먹어도 맛있고...
기름 안바른 맨 김을 슬쩍 앞뒤로 구워서 같이 곁들여 먹으면 더욱 더 맛있죠...^^
이렇게 양념도 복잡할 것 없이 간단하게 넣고
볶아내거나 삶아내지 않고 생 채소를 그대로 이용하는 반찬은
처음 무쳐낼 때의 싱싱한 때깔이 그대로 유지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숨이 죽어가면서 푹 꺼지니...
처음부터 많은 양을 버무릴 필요없이
딱 1접시 나올 분량만큼.. 채소 한 줌 정도만 쥐어서
그때그때마다 즉석에서 바로 버무려 남김없이 먹는게 최고지요...^^

다음 반찬은 방게볶음.
조그마한 방게들을 적당한 볼에 넣어
수돗물 틀어놓고는 물을 몇 번씩 갈아가면서,
부서진 다리, 혹은 몸통 조각 같은 것들이 다 흘러가고 맑은 물이 남을 때 까지...
너댓번 물 갈아가면서 깨끗이 씻어 줍니다.

깨끗이 씻어 낸 방게는 물기를 빼고,

후라이팬에 넣고 기름을 넉넉하게 두른 다음,
볶아주기 시작합니다.

기름과 함께 들들들 볶아주면,
점점 익어가면서 방게몸통이 먹음직스러운 주황빛으로 변해 가지요.

너무 센 불로 볶아내면 거죽이 그을이면서 탄내가 베이기 쉬우니,
중불 정도로 유지하면서
껍질이 맛있게 바삭하게 익을 정도로 계속 볶아 줍니다.
이제 거의 다 볶아진 듯 하네요.

다 익었으면 잠시만 가스불을 끄고,
진간장과 물엿을 1대 1 비율로 넣어서
양념이 골고루 퍼지도록 방게들을 잘 섞어줘요.
그리고는 다시 가스불을 약중불 정도로 켠 다음,
양념이 조려지듯이 은근히 바글바글 조금만 더 끓여주면 됩니다.
뜨겁게 달궈진 팬에 간장양념이 들어가면
처음부터 바로 타버리기 쉬우니,
일단은 불을 끄고 양념이 고루 퍼지도록 버무려 낸 것이지요.
오늘 아침에는 진간장 2숟가락에 물엿 2숟가락을 넣어 볶았답니다.

방게볶음도 아주 쉽지요?
일반 멸치볶음과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게를 껍질채 무엇하나 버릴 것 없이 통째로 빠삭빠삭하게 씹어 먹는 반찬인지라...
몸에도 얼마나 좋겠어요...^^
몸에 좋다는 키토산 들어간 건강보조식품 사 드시는 것 보다 훨씬 더 나은 듯 합니다.
이렇게 밥 반찬으로 맛있게 드시면서 동시에 좋은 성분들도 같이 취할 수 있으니까요...^^
마치 과자를 먹듯 빠삭빠삭하면서 고소하고 달달한 밥 반찬...
아이들도 잘 먹고 어른들도 모두 좋아해요.
마트나 시장 지나실적에 이 조그마한 방게 한 소쿠리 담아 놓은 것 보시면...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한번 사서 이렇게 볶아 드셔 보세요...^^
다시 한번...
*볶을 때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볶아준다.
(이 때 기름은 특유의 향이 있는 올리브유나 참기름등이 아니라, 일반 식용유들을 씁니다-포도씨유나 해바라기씨유,콩기름 등등...)
*불끄고 간장과 물엿을 1대 1 비율로 넣고 잘 버무리듯 섞은 후, 다시 약불로 조금 더 바글바글 끓여내 듯 볶아낸다.
(달달한 볶음반찬이 싫으시면 물엿비율을 줄이시고, 입맛에 맞게 조금씩 조절해서 만들어 드세요.)
이 두 가지만 기억하시면 쉽게 맛있는 방게볶음 한 통 만들어 내실 수 있을껍니다.

이제, 뜨끈뜨끈한 찌개 한 가지 끓일 차례네요.
오늘은 오징어찌개를 끓입니다.
전 날, 싱싱한 낚시오징어를 몇마리 사 와서,
깨끗하게 갈무리 해 놓았거든요.
먼저, 국물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부터 진하게 끓여 내고,

육수를 우러낸 육수건더기를 모두 건져 낸 다음,
토막 썰어놓은 무를 넣고
무가 살캉하게 폭 익도록 끓여 줍니다.

그 동안, 오징어찌개에 들어갈 다른 재료를 준비.
오징어 한마리에 두부, 그리고 호박 약간... 이게 답니다...^^
이 정도 건더기만 들어있어도
찌개를 끓여 놓으면 모자람 없이 건더기가 푸짐하지요...^^
이 오징어찌개는 속이 확 풀리는 듯 시원얼큰한 국물맛이 일품인지라,
국물 한 그릇씩 떠서 후루룩 후루룩 땀 뻘뻘 흘리며 떠 먹다 보면...
어떨때는 국물보다 건더기가 더 남기도 하거든요.

무가 제대로 살캉하게 익었으면,
고추장을 두어 숟가락 풀어서 얼큰하게 국물을 만들어 주어요.
기호에 따라서, 고춧가루 풀어서 칼칼하게 만들어도 좋을테구요.
멸치와 다시마로 미리 우러낸 육수국물맛에,
오징어가 익으면서 우러나오는 특유의 해물맛까지 우러나오니...
이렇게 기본이 되는 국물이 맛이 좋으면,
양념으로 무엇을 넣어도 나름대로 맛이 잘 어우러지네요.
이렇게 고추장을 풀어 넣고 끓인 오징어찌개 맛도 마찬가지...
고춧가루 풀어서 빨갛게 끓여 내지 않아도
들큰한 맛 보다는 제대로 시원하고 얼큰한 맛이 나와요.
그리고는 준비한 나머지 재료들을 모두 같이 넣고,
오래 끓일 필요 없이
호박이 먹기 좋게 익을 정도로만 더 끓여주시면 되구요.
약간 간이 싱겁다 느껴지시면
왕소금이나 새우젓 약간 넣어서 간을 보충합니다.

이렇게 오징어찌개 끓이면서 동시에... 다른 가스불 위에 후라이팬 얹어서,
한가지만 더 만들어 봅니다.
한창 크는 아이들,
몸에 좋은 버섯 좀 많이 먹으라고...
버섯 가득 넣은 해물탕도 만들었지요.
노루궁뎅이버섯, 표고버섯, 팽이버섯을 넣고
가운데 불린 해삼을 넣고...
기름 적당히 둘러서 볶아주기 시작합니다.

거의 잘 익었으면 매실액기스와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녹말물을 부어 줍니다.
이 녹말물이 골고루 섞이도록 조금 더 볶아 주다가...

마지막에 참기름 1숟가락 넣어서
고소한 향과 윤기를 더 해 주면 되지요.
해삼과 버섯들이 서로 엉기듯이 섞여 있어서,
그냥 숟가락이나 젓가락으로 밥과 함께 떠 먹다보면
자연스럽게 해삼,버섯 가릴 것 없이 잘 먹게 되네요.
다른 버섯보다 노루궁뎅이버섯은 쌉쓰리한 맛이 있는지라...
이런식으로 혹은 저런식으로...
이미 익숙하게 먹고 있는 음식에 여기저기 넣어가면서
조금씩 그 맛을 자연스럽게 익혀가고 있는 중입니다....^^
굳이 몸에 좋다해서...일부러 열심히 찾아서 먹을 필요까지는 없다 해도...
훗날 어디에서든 이 약간 생소한 버섯을 접하게 되면
귀한 음식에 대한 거부감없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 수 있게요...

이렇게 차려낸 수요일의 아침상...^^
기본 밑반찬부터 한 접시 씩...
김장김치, 땅콩조림, 열무김치.
그리고 아침에 만든 방게볶음도 한 접시 내고...^^

이 맛...
자그마한 방게를 기름에 튀기듯이 볶아서,
마치 빠삭한 과자처럼 입안에서 뽀드득 부숴지는 맛.
통째로 부숴먹는 게껍질과 속맛까지...
달달한 양념에 볶아내서 멸치볶음과 비슷하지만
좀 더 고소하면서 동시에 게 특유의 맛도 은근히 퍼지는 것이...
참 맛나요...^^

얼큰하게 끓여 낸 오징어찌개 한 냄비.
먹고싶은 만큼 실컷 덜어 먹을 수 있게...
냄비째로 올려서는
덜어 먹을 조그마한 국자도 함께 냈지요.
다들 잘 먹는 맵고 얼큰한 이 오징어찌개를 상에 올려도...
어디든 꼭 예외가 있지요...^^
우리 집 막내 예본이는 이렇게 화끈하고 매운 음식들을 아직은 잘 못먹습니다.
그래도 강요하는 사람 없어도 서서히 김치도 떡볶이도 먹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또 빨간 열무김치까지 맛있다며 스스로 찾아가며 먹는게 신기해요.
서서히 자연스럽게 변해갈꺼라 믿고,
일부러 매운 것을 먹어보라고 권유하거나 부담을 주기 보다는
주위에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스스로 시도해보도록 기다리는 편이지요.
그래서, 지금은 아직 이렇게 제대로 매운 국물맛을 잘 감당하지 못하니...
얼른 작은 뚝배기 꺼내어서
계란 2개 풀어 넣고 얼른 휘휘 저어
순한맛의 부드러운 계란찜 한 뚝배기도 바글바글 끓여 냈답니다.

이렇게요...^^
그래도 매운 찌개 떠 먹는 우리 어른들 숟가락도
이 보드라운 계란찜으로 자꾸자꾸 가게 되네요

몸에 좋은 버섯들을 듬뿍 넣어서 볶은 해삼탕도 상에 올려야지요.
뜨끈할 때 넉넉한 접시에 담아서 내고...^^

간장양념에 무친 쪽파 한 접시와,
기름 바르지 않고 불에 슬쩍 구운 재래김...
이 큼직한 김에 밥 한 숟가락 올리고,
이 쪽파양념무침 몇가닥 올려서
살짝 김을 말아 입 안에 넣으면...
바다내음과 어우러지는 풋풋한 쪽파 향기...^^
밥알을 꼭꼭 씹을수록 밥에서 단물이 나오는 것이,
밥맛이 좋아지는 요술반찬입니다.

오늘 아침은 가족들이 새벽같이 일어나 월드컵 응원을 하느라
저도 덩달아서 왔다갔다 움직이면서 뭐라도 할 시간에...
다들 함께 텔레비젼 앞에서 경기가 끝난 후에도 일어나지 않고,
모처럼 오랫동안 늘어지게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러다 보니,
밥 안치고 찌개와 찬꺼리 만들 시간이 넉넉치 않아...
그냥 냉장고 안에 반찬통에 반찬 몇가지 내고
뭘 만들어 먹을까 하다가...
있는 재료들 꺼내어서 간단하게 만들어서 차렸어요.
늘 먹는 밥과 반찬에 찌개 한가지가 있는 익숙한 밥상이지만,
우리나라 축구가 16강에 올라서 기분이 좋은 탓에...
다들, 먹는 내내 참 맛있게 아침식사를 했네요.
속이 확 풀리는 얼큰한 이런 국물... 좋아하세요?
이리로 오셔서 한 그릇씩 같이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