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 도시락으로 경단을 만들어 봤습니다. 찹쌀 시금치경단입니다.

- 먼저 삶아져 냉동고에 들어가 있던 시금치 한 덩이 꺼내 해동시켜 믹서로 갈았습니다.
- 적당량의 찹쌀가루에 간 시금치를 넣고 반죽을 합니다. 가능한 오래 치대는 게 좋습니다.
- 시금치 색 머금은 찹쌀반죽으로 동글동글 경단을 빚습니다.
- 끓는 물에 경단을 넣고 삶습니다. 찔까 했지만 시간도 없고 찜기 꺼내는 것도 일이라 그냥 삶았습니다.
- 삶은 경단 서로 붙지 않게 간격 줘서 식힙니다.
- 김 날아간 경단 절반쯤은 콩고물에 굴리고 나머지 절반은 참기름 두른 후라이팬에 올려 살짝 지졌습니다.
설탕 조금 뿌려 내 식히면 끝입니다.


* 20분 정도면 충분한 시간입니다. 아이들 간식이나 한 끼 식사대용으로 그만입니다.
약간의 장식만 하면 손님상으로도 손색없습니다.
2. 쫄면도 아닌 것이 파스타도 아닌 것이…….
강원도로 수련회 갔다 온 아이 얼굴이 엉망입니다.
햇볕에 탄 탓인지 허옇게 피부가 일어나고 뭐가 잔뜩 났습니다.
H씨 “썬 크림 바르고 잘 안 닦아 내니 피부가 그렇지……. 비비크림 바를 생각만 말고 잘 닦아라.” 하며
잔소리 좀 하더니, 아이 뉘어 놓고 감자 팩을 해줍니다.
“저녁 뭐 먹을까?” 물으니, 두 모녀 아무거나 답하는데 사실 밥이 없습니다.
날도 덥고 밥하기도 싫고 “국수 어때?” 하니 “좋다.”합니다.
만만한 비빔국수 했습니다. 팩하는 시간 맞춘다며 천천히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국수 내놓을 때쯤 아이가 잠들어 버렸습니다.
저는 국수에 환장하는 인간쯤 됩니다. 좋아하기 뿐 아니라 많이 먹기도 합니다.
‘그냥 자게 놔두자.’는 H씨 말에 아이 몫까지 다 먹어 버렸습니다. 사실 국수 놔둬봐야 불잖아요.
게다가 비빔국수이니…….
얼굴에 붙인 감자 팩 물수건으로 닦아 주고 푹 자라고 놔두었건만 한 시간도 안 돼 아이 깨더니
“국수는? 배고파.” 합니다. 참 뻘쭘 해집디다. 국수도 다 삶았었는데 난감합니다.
“국수 없는데 밥 해줄까?” 하는데 “쫄면 먹고 싶어.” 합니다. 순간 번쩍 했습니다.
파스타 면을 비비면 쫄면 맛이 난다는 어느 분 말이 생각나서요.
그래서 파스타인지 쫄면이지 모를, 파스타와 쫄면사이의 뭔가를 만들었습니다.

파스타 면이 삶아지는 동안 후다닥 비빔장 만들었습니다.
고추장, 식초, 간장, 배 농축액, 올리브 유 넣고 좀 묽게 만들었습니다.
파스타 면은 건져내 버터 두른 후라이팬에 살짝 돌려 좀 식혔습니다.
접시에 상추 찢어 깔고 파스타 면 올린 후 삶은 계란도 얹고 비빔 장을 살짝 뿌렸습니다.
모양은 그럴싸합니다. 콩나물 만 있으면 딱 쫄면입니다.
“오 완전 맛있어.” 아이의 감탄이 터집니다. ‘이게 뭐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H씨 눈도 풀립니다.
조금 과장해서 ‘게 눈 감추듯’ 한 접시 다 먹은 아이 뭔가 부족한 눈치입니다.
“더 줄까? 파스타 면 남은 것 있는데.” 하니 “고마워.”합니다. 이번엔 좀 달리 만들었습니다.
후라이팬에 버터 두르고 파스타에 비빔장 뿌리고 상추와 살짝 볶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후추 좀 뿌려냈더니 “오~.” 하며 접시 깨끗이 비우더군요.

만들긴 했으나 맛은 보지 못했습니다. ‘완전 맛있어’ 하며 코 박고 먹는데,
‘맛 좀 보자.’ 젓가락 들고 달려들기 그렇더군요. 그래서 품평은 아이의 감탄사로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