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만이죠? 일단 차 한잔 들이밉니다~ ^^
친구도 다녀가고 시부모님도 3주 다녀가시고 뒤늦은 휴가도 다녀오고
기침 한달쯤 하고;; 이래저래하다보니 올해 이렇게 다 가버리네요.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게 이렇게까지 빨리 가는 거였나요? ㅠㅠ

간만에 오면서 시장 사진들고 왔어요.
홍콩섬 SOHO 근처에 있는 재래시장이에요.
중심가랑 가까워서 관광으로 오신 분들도 종종 들리시는 거 같은데
저희집이랑 제일 가까운 시장이랍니다.

월요일 오후였나...좀 한가한 날이었어요.

이런 야외(?) 정육점이 홍콩엔 많이 보여요.
한여름에도 저렇게 길가에 주렁주렁...파리가 왱왱;;
정말 괜찮은지 궁금하지만 마루타가 되고 싶진 않아서...
처음엔 이 광경이 적잖은 충격이었어요.
살만큼 사는 도시에 고기가 덥고 습한 길거리에 널려있는 것도 충격이지만
가끔 통채로 망아지 같은 게(자세히 안봐서 ㅠㅠ) 매달려있기도 하거든요..;

해산물 가게에요.
사진엔 잘 안보이지만 키로당 가격이 써있어서 외국인 바가지는 쓰지 않는 듯 해요 ^^;

각종 생선들.
역시나 파리가 좀 꼬여요;; 고양이도 ㅎㅎ
그래서 생선은 아직 안사봤어요.

제가 주로 사는 건 요런 것들이에요. 물에 잠겨있는 것들^^;
가격은 키로당 가격이구요, 맨 아래 거꾸로 된 240불짜리는 전복이에요. (홍콩1불=약150원)
처음엔 모르니까 깨끗하게 정리되어있는 슈퍼만 다녔는데요,
일본에서도 비싼 바지락을 수입해다가 100그램에 24불인가에 팔더라구요.
시장에서는 키로당 18-20불 정도거든요.
시장에서 파는 바지락에 비해 10배 이상 비싼 가격! @.@
근데 세상에 신용카드로 5% 할인해준다고 좋다고 거기서 장을 봐온 거에요.
그 슈퍼 여전히 가긴 하지만 딱 거기서 사야하는 것만 사고 나오지요.
5%해줘봤자죠 흥 -_-+++

이런 제멋대로인 생선도 균일가(?)에..과연 신선할까..?

깜짝;;
이 정도면 신선도엔 문제가 없어보이네요 ㅋ
이 생선가게에서는 뭘 사면서 아저씨한테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여쭤봤더니
가게 구석구석 이건 뭐고 저건 뭐고 설명하시면서 기다리셔서
왠지 의무감에 사진을 남발~
디지털이 좋긴 좋아요. 막 찍고 막 지우면 되니까요 ㅎㅎ

이런 과일 가게도 여럿 있어요.
과일은 파운드당(450그램정도) 가격이래요.
중국어 못하는 외국인이라고 키로당 가격을 속이는 건 아닌가 의심했는데
그 다음에 가서 입 꼭 다물고 아무말 없이 과일 골라 건네줘도 똑같이 계산해주는 걸 보니
과일은 파운드당 계산하는 게 맞나봐요. ^^

제가 한자로 半山이라고 쓰는 산중턱에 살아요.
그래도 이렇게 800미터 길이의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서 다닐만 하지요. 아니면 매일 등산 ㅋ
사람들이 출근하는 아침시간에는 하행이고 그 후로는 자정까지 상행이라 편리하거든요.
시장에서 이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집방향으로 올라갑니다~ ^^

자정되면 멈추는 데 그 후에 올라오려면 좀 힘들어요.
이런 걸 길에 설치할 생각을 누가 했는지...참 장해요 ^^

집에 돌아와 오늘의 득템! 바지락 2키로를 해감시켜요.
사진 찍고 살포시 덮어줬지요.

또다른 득템 망고스틴!
전 앉은 자리에서 이거 한 스무개는 까먹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도 네개밖에(?) 안먹었답니다.
저게 커보여도 속살은 아주 작은 귤 수준이라 ^^;
이런, 제가 왜 변명을 하는 거죠? ㅋ
참, 저 옆의 과도는 왜 저기에 뒀는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칼은 필요 없어요.
이건 그냥 엉덩이를 꾹 누르면 반으로 쫙 갈라지거든요.
저 안의 하얀 속살을 쏙쏙 빼먹으면 된답니다.
다 아시겠지만 그래도 생긴 게 왠지 잘 안까지게 생겼잖아요.
나중에 동남아 여행하시면 잊지 말고 꼭 사드시라구요 ^^

해감된 바지락 2키로는 바닷가 어느 식당에서 먹었던 걸 떠올려가며
마늘 생강 양파 대파 넣고 마구 볶아서 각자 1키로씩 끌어안아요.
저게 다 껍질이라 1키로라고 해도 얼마 안되요^^;;;
아 왜 또 변명을...
.
.
.

사실 제가 홍콩와서 요리에 좀 흥미를 잃었었어요.
저의 주장은 부엌이 오픈형이 아니어서 여름에 너무 덥다는 거!
에어컨 바람 들어오게 문 열어놔도 별 소용이 없다는 거!
그리고 뭐랄까 거실쪽으로 보면서 부엌에서 일할 때는 남편이랑 얘기도 하고
집에 아무도 없어도 그래도 트인 공간에서 있으니까 좋았는데
여기선 부엌에 갇힌 밥순이가 된 거 같아서 영 요리할 맛이 안나더라고요.
덥기도 하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그래서 초스피드 30분 내에 차려지는 것만 먹고 살았어요.

카레나 짜장 같은 거 해뒀다가 후다닥 내기도 하고요.

허구헌날 볶음밥 ㅎㅎ
이런 건 식상해져서 사진도 잘 안찍죠..기록의 의미가 없어요.
근데 날이 좀 시원해지니 부엌에 있을 맛이 나네요.
오븐 돌려놓으면 뜨끈 포근한 맛도 있고.. ^^

그래서 요즘엔 스리슬쩍 은근슬쩍 시간 좀 걸리는 요리도 하게 되네요.
칠리는 뭐 시간만 오래 걸린다뿐이지 하기 어려운 요리는 아니잖요.
왕창 해서 밥에도 얹어먹고 감자에도 얹어먹고 먹다가 좀 질리면 칠리소스 더 뿌려서 더 맵게 해먹고..^^

오븐에 로스트 기능이 있어서 닭 넣어 돌려봤어요.
어차피 둘이 다 먹을 수 없으니 상에는 다리 부분만 잘라서 냈구요.
허브를 많이 발라놔서 색이 진하긴 했어도 저런 껌댕은 아니었는데;;
참 맛없어 보이네요 ㅋ

남은 닭가슴살 발라낸 건 다음날 제가 아픈 틈을 타서 남편이 스튜처럼 끓였어요.
스튜래봤자 캔에 든 거에 닭이랑 야채 이것저것 섞어 넣은 잡탕이랄까요;
캔에 든 스프는 다신 사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ㅎㅎ

그러고도 남은 살은 이렇게 샐러드위에 냈구요.
그러고 또(!!) 남은 닭뼈는 육수까지 내서 닭한마리 참 알뜰하게도 먹었네요 ^^;
이렇게 낸 육수는 각종 허브 때문에 한식에는 못쓰지만 카레에 넣으면 맛있답니다.

남편이 요즘엔 요리 새로운 걸 하나도 안하더라..라는 말에
예전에 어느 레스토랑에서 봤던 듯한 메뉴...
무려 립아이 스테이크를 손으로 다져서 만든 100% 소고기 패티에
caramelized onion을 듬뿍 올린 버거!
전 야채랑 따로 먹는 게 좋아서 코울슬로 만들었어요.
햄버거 먹다보면 야채 다 튀어나오고 토마토 줄줄 흐르고 하는 게 싫어서 ^^;

전 블루치즈 아주 진한 맛은 별로라서 조금만 깔구요
제꺼엔 양파를 아주아주 듬뿍 올렸네요 ^^
고기에 소금 후추 간만 했는데도
간만에 좋은 고기 사서 했더니 고소하니 아주 맛있었어요.
냉동패티 따위와 칼로 다져 만든 패티는 비교할 수가 없어요.
근데 정말 이렇게 티 안나는 슬로푸드가 또 없다니까요.
은근 시간 많이 걸려서 자주는 못해먹을 버거.

이제 망고가 다 들어가나 했더니 호주에서 망고가 바다 건너 오네요.
접시에 놓인 망고가 1/4 정도 되는 거 같아요.
과일이 많아 행복해요 ㅎㅎ
앗!
엄마가 보내신 소포가 왔어요!
ヽ○ノ ヽ○ノ
/ ヘ ( 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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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만 고구마 말랭이 먹으러 갑니다아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