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병원 주방장이시라 일도 힘들고 일주일에 하루밖에 못 쉬시는데도
딸내미 신혼집 구경한다고 아빠랑 둘이서 김장김치며, 반찬, 각종 양념류, 이불, 침대시트, 스탠 냄비 세트, 옷걸이 세트 등등
필요한 물품을 한 차 가득 싣고 오셨어요.
금요일, 부모님이 일 끝나고 출발해 저희 집에 도착한 시간이 거의 자정무렵이었죠.
저도 일 마치고 부모님이랑 거의 비슷한 시간에 홍천에 도착했구요. (주말부부 예정이거든요 ㅜㅜ)
추운 강원도의 겨울밤, 엘리베이터 두번을 왔다갔다 하며 겨우 짐을 옮기고 대충 정리하고 나서야 시작된
야식타임에 먹은것들 잠깐 소개합니다. ^^
* 꽁치모듬회
혹시 꽁치모듬회 아시는 분 계실런지요?
포항에서 유명한 식당에서 사온 회에요.
이 집에는 광어니 우럭이니 이런거는 없고 꽁치랑 오징어를 기본으로
전어가 나오는 철에는 전어회도 넣은 모둠회와 싱싱한 미역, 야채를 내놓아요.
여기에 이 집의 특기인 초고추장으로 섞어서 먹는거지요.
포항에 갈 때마다 이집 가서 먹곤 했는데,
꽁치회는 싱싱해야 해서 그날그날 잡은거 들여오는 듯 하고 늦게 가면 회 떨어져서 못먹는 경우도 있었어요.
엄마아빠가 저랑 예비신랑 먹으라고 준비해오셨어요. ^^
초장이 매운걸 잘 못먹는 저한테는 좀 맵지만 무쟈게 맛있어요. ^^
아.. 또 먹고싶다.
* 오징어 김치
엄마 음식가운데 제가 젤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에요.
제가 엄마 반찬 먹고 싶은거 마구 주문할 때 생각 못했는데 엄마가 알아서 준비해 오셨어요^^
싱싱한 오징어 회에다가 무 넣어 만든 오징어김친데,
찬밥에 물말아서 오징어랑 무 하나씩 얹어먹으면 크하...
만드는법 엄마한테 여쭤봤어요.
엄마들 특징 답게 대충 알려주셔서 괜히 만들어서 맛없지 않을까 걱정이 좀 되네요.
입맛에 맞게 조금은 조절하셔야 할 거에요.
① 오징어 1마리를 썰어서 소금에 1-2시간 살짝 절인다.
(써실때 오징어 허리를 잘라주시고 이걸 세로로 썰어주셔야(결 반대로) 질기지 않데요.)
② 오징어 두배 분량의 무(오징어 1마리-무 1/2개 정도)를 굵게 채썰어서 소금에 1-2시간 절인다.
(무를 오징어 두배 정도 넣어야 시원한 맛이 난데요)
③ 절여진 오징어와 무를 꼭 짜서 물기를 제거해 준다.
④ 오징어+무+양파채(1개)+쪽파 약간+다진마늘 1큰술+고춧사루 3큰술+까나리 액젓 2큰술+설탕 1큰술을 넣어 버무린다.
⑤ 완성된 오징어김치를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시켜서 먹는다.
(오래 두면 오징어가 익어버리니 될 수 있으면 일주일 안에 먹는게 좋습니다.)
* 어리굴젓
이건 제가 어리굴젓을 좋아하는 아빠를 위해 구입해 간 어리굴젓이에요. ^^
제가 서산에서 근무하는데 여기 특산물이잖아요.
당신네들은 딸내미 주려고 한 차 가득 싣고 오셔 놓고선 자구 해주지 못해 미안해 하시고
이 조그만 어리굴젓 한통에 엄청 감동만 하시네요. --;
이날 맛난 음식과 술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새벽 4시에서야 잠들었어요.
담날 아침 먹고 저희는 결혼식 준비 일정에 쫓겨서, 부모님은 귀가 시간에 쫓겨서 부랴부랴 헤어지고 말았어요.
저희 신혼집 보고 나서는 맘에 든다면서 피곤한 줄도 모르겠다고 하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