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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시부모님과 송편 이야기

| 조회수 : 10,012 | 추천수 : 80
작성일 : 2009-09-28 18:37:27
저는 친정에서 맏이에요.
귀엽다기보다는 든든함인 맏이지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니...
남푠은 늦둥이 막내
저는  막내 며늘...



음식을 잘 못해도
그저 하는것만으로도 이쁘게 보이는 막내 며늘이랍니다.

울 시부모님...
제가 한 음식이 짜면...
우리 식구가 원래 좀 짜게 먹으니 괜찮다....하시고

음식이 싱거우면...
싱겁게 먹어야 건강에 좋다더라...하시지요.



어느날은 시부모님만 집에 계시고
애들 병원 다녀왔더니

두분이 앞뒤 베란다에 거실까지
다 청소 해놓으시고
시치미 뚝~
(솔직히 청소 잘하라고 잔소리 하실만도 한데...)

그저 애들 키우느라 힘들어서 어쩌냐....라고 하시지요.



또 매번 제 생일엔
아버님이 직접 붓글씨로
생일 축하한다...라고 써서
어머님이 용돈을 넣어주시지요.



추석이 가까워져 오네요.

실은 제가 콩넣은 송편을 아주 좋아하는데
저 빼고는 친정도 시댁에도 전부 깨 넣은것만 좋아한답니다.

친정엄마는 일하시느라 저 결혼하고는
송편을 안만드시고
어머님은 언제나 혼자서 미리 만들어서 얼려오세요.

그래서 콩넣은 송편은 먹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올해 어머님이 같이 만들자 하시다가 혼자 만드셨거든요.
남푠이가 "엄마 힘든데 애니랑 같이 만들지..올해는 자기 좋아하는 콩넣은 송편 만든다고 했는데..."라고 했나봐요...

울 어머님...
송편 만들다 마시고 시장가서 콩사서
콩넣고 송편을 만들어 오셨네요...

그리고는 저에게 시치미 뚝하고 아무말도 안하신거에요.



주말에 시부모님께서 새로 담은 배추김치,무우김치,파김치,양파김치,물김치...
그리고 송편을 꽁꽁 얼려오셨어요.

우리집에서 저녁 드시고 형님네로 가시고 난뒤에...

큰애가 먹고 싶다해서 송편 쪄서 먹는데...
콩넣은 송편이 나와서

저 너무너무 놀랬답니다....

담날...울 어머님 꼭 안아드렸어요...



저는 울어머님의 사랑덕분에...
주말에 2키로나 쪄버린듯 해요...ㅎㅎ

여러분도 울 어머님 김치 한입 맛보세요...

꿀맛이랍니다....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맑은샘
    '09.9.28 6:57 PM

    배 고픈데 너무너무 군침 돌아요. 시부모님들이 사랑이 많으신 분들이시네요. 저도 애니님 시부모님들처럼 나이들고 싶어요.

  • 2. 빼꼼
    '09.9.28 7:06 PM

    아아아~ 부럽다^^
    근데 님께서 부모님께 잘한 얘기는 왜 쏙 빼세요? ㅎ
    사랑은 주고 받는건데 어찌 일방통행이기만 했겠어요. ㅎㅎ
    그동안 부모님께 잘 하셨을듯~

  • 3. 항아리
    '09.9.28 7:40 PM

    부럽습니다 저는 여태껏 시어머님이 해준 반찬이고 식사 한번도 못 얻어 먹었고 반찬이랑 모든 식재료 다 해서 드려야 합니다 우리 어머님 정정하십니다 그냥 우아해서 아무것도 안하십니다

  • 4. grace
    '09.9.28 8:15 PM

    시어머니께 얼마나 잘하시면
    이런 사랑을 받습니까?
    부럽습니다.

  • 5. morning
    '09.9.28 8:22 PM

    이런 글 좀 자주 읽고 싶어요.
    애니님, 글 자주 올려주세요 ^^

  • 6. 모두락
    '09.9.28 9:05 PM

    손많이 가는 김치며 애니님 좋아하는 콩들어간 송편속에
    시부모님 사랑이 아주아주 담뿍 담겨있네요~
    애니님 정말 부럽습니다~*^^*

  • 7. 웃음조각*^^*
    '09.9.28 9:14 PM

    추천 안할 수 없는 글이네요^^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사랑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 8. 앤드
    '09.9.28 11:54 PM

    음식도 음식이지만
    글쓰시는 분의 마음도, 시어머님 마음도 너무 고와서
    스크롤을 쭈욱~ 내렸다가..또 올려서 보고 그랬어요.^^

  • 9. 한국화
    '09.9.29 12:14 AM

    정말 부럽네요 ..저의시어머니는 그렇게는 못해주시지만 잔소리는 안하시는 현명한 시어머니랍니다 ..대신 친정엄마가 저도 저렇게 해주신답니다..저는 친정도 큰딸 시집도 맏이..
    그래도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행복하답니다

  • 10. 윤주
    '09.9.29 12:19 AM

    자랑하려면 만원 벌금 내야한다는데....저렇게 좋은 시어머님을 두셨으니 몇배는 더 내셔야 하실듯....ㅎㅎㅎ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봐요~

  • 11. 비비샤넬
    '09.9.29 12:35 AM

    진짜 너무 부럽습니다 ㅠㅠ 저도 그런 시엄니 만나고 시퍼용!!!
    애니님이 또한 덕이 넘치시니까 저런 좋은 분 만나신거겠죠? ^*^

    그리고 김치 진짜 맛있어보입니다 쓰읍!
    이 밤에 저 배추김치 쭉쭉 찢어 밥에다 척 얹어 먹고싶네요 ㅠ

  • 12. 행복한 우리집
    '09.9.29 12:56 AM

    와~~ 이거 전설은 아닌게지요? 분명 현실인게지요?
    정말 엄청 부러워요.
    송편 별로 안좋아하는데 사진속 콩 송편에 손이 저절로 가요.

  • 13. 미조
    '09.9.29 1:32 AM

    잉~ 눈물이 핑 도네요.
    친정엄마든 시어머니든 꼭 안아보면 기분 정말 좋지요.
    아무말 안해도 사랑이 따뜻하게 전해져오는것 같아요.

  • 14. 열무김치
    '09.9.29 4:33 AM

    사진들이 주르륵~~~~~~ 제 꿈을 보는 듯 해요~~~ 흠냐 흠냐~~
    ( 꿈에 맨날 먹을 것만 나와요 ㅜ..ㅜ 한국 음식 꿈 ..흑...이제 지칠 때도 되었건만 )

    시집 잘 가신 것 같아요 ^^

  • 15. 또하나의풍경
    '09.9.29 5:03 AM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던게지요~~~ ^^
    부럽습니다~~ ^^

  • 16. 윤아맘
    '09.9.29 8:34 AM

    저도 부럽내요 추석이라고 김치 깍두기 해 오라 하셔서 엊그제 해서 시어머님 집 냉장고에 넣어두고 왔어요 . 전 친정도 떨어져 살아 그해택도 못 받고 살아여 누기 김치 해다 주면 너무나 좋아서 눈물 날 정도거든요 가끔 이런소리 들으면 ... 내 복 인걸 .. 친정엄마에게도 해드려야 하는대 엄마 미안해요 ..

  • 17. 좌충우돌 맘
    '09.9.29 9:48 AM

    애니님의 행복한 미소가 절로 상상이 되어집니다.
    아 부럽당~~~~

  • 18. 따따꿍이
    '09.9.29 9:54 AM

    시금치나물 한주먹 해주시고 삼일을 앓아누웠다 허리가 아프다 맛있게 먹었냐 백만번 말씀하시는 울 시어머님과는 사뭇 다르시네요 ㅎㅎㅎ
    대신 뭐 ... 저도 좋은 며느리가 아니니 패쑤...
    김치가 정말 맛나 보여요~~~

  • 19. 애니
    '09.9.29 10:13 AM

    모두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맑은샘님...저도 아들만 둘이라 어머님 반만이라도 따라가고 싶어요.

    빼꼼님....부모님 사랑 반만이라도 갚을수 있다면 좋겠어요...^^

    항아리님... 저는 친정에 그리 해드려요. 일하시느라 바빠서 밥도 잘 안챙겨 드시거든요.

    grace님... 에공....잘하긴요....그저 철없지요.

    morning...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모두락님...네....그 사랑 덕에 뱃살이 빵빵해지네요...ㅎㅎ

    웃음조각님....추천 감사해요...^^

    별초롱님....저도 어머님처럼 되고 싶은데 결혼6년차....아직도 김치를 못담궈요...ㅠ.ㅠ

  • 20. 애니
    '09.9.29 10:14 AM

    앤드님....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

    윤주님...ㅎㅎ 82는 자랑하려면 돈내야 하나봐요...ㅎㅎ

    비비샤넬님...꼭 좋은 시어머님 만나실거에요~

    행복한 우리집님...콩송편 너무 맛있어요...ㅠ.ㅠ 먹으면서 울뻔 했어요...ㅠ.ㅠ

    미조님...안아드렸더니 울 어머님 막 웃으셨어요...ㅎㅎ

    열무김치님...한국이 아니신가봐요...제 김치라도 보내드리고 싶네요...ㅠ.ㅠ

    또하나의 풍경님...그런건가요? ㅎㅎ

    윤아맘님....김치를 담으실수 있다는게 더 부러워요...저는 열무김치 두단을 다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어 버린적이...ㅠ.ㅠ

    좌충우돌맘님....너무 좋아했더니 남편이 다 웃더군요...ㅎㅎ

    따따꿍이님 ...네~ 밥을 부르는 김치에요...ㅎㅎ

  • 21. 미주
    '09.9.29 10:37 AM

    최고로 부럽습니다 ^^

  • 22. 에스라인
    '09.9.29 10:43 AM

    정말 부러운 고부간이네요.
    좋으시겠다. 저는 시집와서 국 끓이다 어머니 싫어하시는 마늘 넣었다고 그 국 안 뜨시더라구요.
    결국 제가 다 싸가지고 왔지만..뭘해도 타박만 하시는데..너무 부럽습니다.

  • 23. 부라보콘
    '09.9.29 10:55 AM

    어제 개사건에 이어 오늘은 우산사건이네요...
    이게 요즘 세태인가 싶어 마음이 씁쓸합니다.

    아이를 일부러 괴롭히다가 우산이 부러졌다면 혹시나 화난 마음에 그럴수 있겠다 싶은데
    그게 아니고 아이들끼리 장난치다가 부러진걸 오천원씩 가져 오랬다니...
    그렇게 따지자면 그 우산 언제 구입한건지 얼마나 사용한거니 계산해서, 도 그아이와
    장난친 아이들 책임부분 따져서 그 부분만큼만 보내주면 되겠죠?

    그런데요...
    저같음 일부러 좋은 우산 구입해서 보내주겠어요.
    그 엄마 우산받고 느끼시는게 있겠죠.

  • 24. 뭉치맘...
    '09.9.29 11:12 AM

    그거참.....

    듣고보니 그렇네요?
    하긴 하는 짓마다 꼼수들뿐이니.....

  • 25. 열쩡
    '09.9.29 11:58 AM

    이번 추석엔 어머님을 한번 꼭 안아드릴까 싶어지네요
    전에 둘이 과일주 실컷 먹고 부둥켜 안고 울고불고 했던거 빼고
    맨 정신으로는 안해봤는데 ㅎㅎㅎ
    우리 어머니 너무 멋쩍어하실거 같기도 하고.
    좋은 분이니 좋은 시부모님을 만난거죠~

  • 26. 메이루오
    '09.9.29 12:01 PM - 삭제된댓글

    전라도 김치??
    저희 어머니 김치랑 때깔이 비슷해 보여서요.. ^^;
    입덧할 때 새김치 담아 보내주셨었는데... 매우면서 맛있는 .. 갑자기 생각나네요.
    저도 이제 6년차로 향해가고 있는데 김치 담아본 기억 별로 없고 직접 담아도 맛이 왜케 부끄러운지요. 게다가 남편이 어머니 김치만 좋아해서 그 핑계로 넙죽넙죽 잘 받아다 먹습니다.

    전생에 나라 구하신거 맞고요. ㅋ
    물론 님도 애교만점 일 것 같아요..
    저 역시 맏인데, 친정 엄마 말씀으로는 성격이 다정한 구석이 눈꼽만큼도 없다 하시거든요.ㅡㅜ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잖아요.
    애니님이 시어른들께 잘 하시니 저런 사랑도 받으시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

  • 27. 토마토
    '09.9.29 12:15 PM

    에구 에구 이쁜 애니님~~ 넘 이뻐서 옆에 있음 꼬옥 안아주고 싶네요.. 음식솜씨도 넘 좋아서 부럽기도 하구요.. 명절 잘 보내시구요.. ^^

  • 28. 예쁜아기곰
    '09.9.29 12:19 PM

    부럽습니다..

    부러워요..

    저희 시어머니도 그랬으면 꼭 안아주고 한바퀴 돌려도 주겠네요..ㅎㅎㅎ

  • 29. 아네스
    '09.9.29 1:14 PM

    전 반대로 깨 넣은 송편만 먹고 남편은 콩 킬러라...시어머니께서 깨 넣은 것만 골라서 저 주신답니다 ~ 친정엄마 혼자 힘들다고(편찮으시기도 하고요) 저희집은 물론 친정에 보낼 김장까지 챙겨주세요. 그동안 시어머니께 받은 소소한(!) 것들 올리면 다들 기절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ㅋㅋ.

  • 30. 생강
    '09.9.29 2:16 PM - 삭제된댓글

    애니님 이뻐요~

  • 31. 만년초보1
    '09.9.29 3:01 PM

    참 흐뭇한 글이네요. ^^
    며느리들 중에는 아무리 시부모님이 잘해줘도 조금씩은 섭섭해 하고,
    일단 '시'자 들어가면 거부감부터 나타내는 사람들도 많은데, 애니님
    맘이 참 이쁜 분 같아요. 이쁜 맘이 김치에 묻어 나서 그런지 김치까지
    이뻐 보이네요. ^^

  • 32. 딸기가좋아
    '09.9.30 2:10 PM

    오옷.. 전생에 우주를 구하셨군요...

  • 33. 쑤와껀
    '09.9.30 2:33 PM

    오~ 결혼 정말 잘하셨네여
    부러워여....김치보니 배가 고파지네여..송편도 아주 이쁘고..
    행복하시겠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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