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한번은 꼭 오시니깐..자주 뵙긴 하지만
어제는... 친구분땜에 마음이 많이 상해서 오셔서...그냥..들어드리고, 쿨하게 잊어버리시라... 어줍잖은 충고도 했지요.
그래도...딸보다 사위가 더 낫더라구요... 저녁에 들어와 사연을 듣더니만.. 당장... 가서 따지자고... 한껏 힘을 줍니다. 저희 남편 카리스마야... 아는 사람 누구나 인정하는 카리스마인데~~
근데 참 우습죠? 나이들면 어린 아이가 된다고.... 그냥 잊어버리라는 어줍잖은 딸의 충고보다... 가서.. 혼내주겠다는 듯이... 목청을 돋우는.. 사위에게 더 마음 든든함을 느끼더라구요.
연로한 친정 어머니... 그래도 혼자 계시는 것보다.. 여기 와서.... 이야기도 하고 그러니깐... 마음이 훨 편안해지는 듯 합니다. 어제 저녁엔.. 꽃게찌개를 끓여 드렸어요.. 알이 꽉 밴 꽃게를 이도 부실한 양반이....뜯으면서... 맛있게 드셨답니다. 소식하시고..입도 짧은 편이지만 제가 해드는 것은 비교적 잘 드시거든요. 특히... 해산물을 아주 좋아하세요. 게, 새우, 랍스타, 멍게, 해삼, 이런 것..아주 좋아하시거든요.
다른 날도 물론.. 가족들에게... 정성을 다하려고 하지만.. 어머니가 와 계신 날은...어머니가 좋아하는 것을 해드리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오늘 아침엔...아침부터... 새우를 튀겼어요. 칠리소스에 버무린 깐소새우도 좋아하시는데..오늘은... 특별하게.... 교촌 치킨할 때 쓰는 소스로 버무렸어요. 깐소 새우와는 또 다른 맛의 교촌 새우.. 어머니도.. 식구들도 달게 먹었어요.

몇 컷 찍었는데도... 맘에 든다 싶은 컷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진찍는 것.... 사실 음식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워요. 어떻게 방향을 잡으면... 좀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늘 고민만 하다 끝납니다.
사진은 그렇고.... 사실 전 집에서 교촌치킨을 해주는데요.
아이들이 교촌치킨 시켜 먹는 것을 좋아라 해서요..
근데.. 요새는 .... 아이들이..제가 해준 교촌치킨이 더 맛있답니다.
저야... 먹기 편하라고.... 살코기만 사서.... 즉석에서 튀겨서 해주니까 더 좋죠..뭐..
그런데다가 이 교촌치킨 소스... 참 맛있어요. 전 사실... 고기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고기 누린내라고 하나요... 그런 것에 아주 민감해서요.
근데..집에서 우유랑 양파즙에 재웠다가..... 녹말가루 입혀서...두번 바싹 튀긴 다음에.. 교촌치킨 소스를 졸이다..버무리면 아주 먹을만해서...고기 안 먹는 제가... 먹거든요.
소스도 아주 맘에 쏙 들어요. 그래서... 요새는 이 소스를 늘 넉넉히 만들어 냉장보관했다가.... 생선 소스로 쓰기도 하고... 가끔 야채 졸일 때 이 소스로 졸여도... 색다른 맛이 나서 좋아요.
오늘은... 그냥 있는 소스 활용하는 차원에서... 튀긴 새우에다가는 처음 버무려 봤는데요. 이것도..괜찮네요. 제 메뉴에 하나 더 저장해 놀려구요..이름하야... 교촌새우로 명명해서요.^^
사진은 제대로 못 살렸지만 맛은 썩 훌륭했어요.
오늘은 야채를 그냥 생으로 잘라 주는 것도..조금 변화를 줘서.... 이쁘게 빙 둘러 담아봤어요.
버미셀리 국수를 살짝 삶아서 함께요. 요새... 술집에서 해주는 낙지볶음과 소면이 생각나서.... 응용한거죠.
여기에... 오징어하고 새우도 데쳐서 함께 할려고 했는데..아침 메뉴가 조금 손이 많이 가는 바람에..그것은 생략~~했는데.....만약 해보고 싶다면 넣어서 하는게 좋아요.

어제 보여드린 짜투리 야채통..처리할 겸 해서 생각해낸 메뉴예요.
그냥... 야채만 먹는 것보다.... 국수와 해산물과 야채를 같이 곁들여 먹으면 좋잖아요.
소스는... 그냥 따로 담아서... 먹기 직전에... 뿌려서 섞어 주세요..그래야..일단 눈으로.... 식욕이 동하니까요.

이 소스는... 액젓하고 칠리소스에..라임즙을 조금 섞은... 새콤달콤하면서도 약간은 짤짤한 소스랍니다.
아..밥하기 전에... 에피타이저로 먹으라고... 비취 스프도 끓였어요..
색이 꼭 비취색이 나서...전 이 스프를 제맘대로 비취 스프라고 불러요.

저희 어머니나.. 남편이나..다 고혈압 약을 현재 복용하고 있는데... 양파가 혈압을 조절해주는 작용을 한다고 해서... 녹즙을 할 때나..일반 요리할 때 양파를 특히 많이 쓰고 있어요.
이건... 지난 5월에... 완두콩 두자루 사서 껍질 까서... 지퍼백에 갈무리 해놓고... 일년내내 먹는..그 완두콩하고요. 양파를.... 살짝 삶아서 갈아... 생크림 넣고..소금 간해서 끓인 거구요. 위에는 엊그제 말린 시금치 가루를 뿌려줬어요. 예전엔... 야채를 말려서 그냥 가루로만 만들어 썼는데.. 요리하다 보면..이렇게 장식을 해주고 싶을 때...그 땐 가루보다....약간 입자가 있는 것이 더 보기 좋더라구요..그래서.. 야채를 말리면... 가루로도 내놓고, 이렇게 약간 입자가 있는 것으로도... 또는..아예 말린 통채로... 지퍼백에 넣어..냉동 보관해요.
오늘은 색다른 애호박 반찬도 한가지 더 했어요.
요새..애호박이 아주 맛있어요. 요즘이사... 사철 없는 야채, 없는 과일이 없지만 그래도..제일 맛있을 때는 역시 제철음식이죠.
5.6월엔.... 양배추, 우엉, 껍질콩, 아스파라거스, 아욱이 제철 야채이구요. 7.8월엔...감자, 오이, 깻잎, 호박, 토마토, 부추, 가지 이런게 제철야채니..많이 드세요. 물론 살림을 오래 하게 되면 저절로 감으로 익히지만.. 아직 어린 새댁들중에는 아직 이런 감각까지는...없을 것 같아서... 알려드려요.
호박하고 새우하고도 잘 어울리는 궁합...
그래서 오늘은 호박을... 연한 소금물에 절여서... 사이에.. 녹말칠하고... 다진 새우살을 푸짐하게 넣어서 찔거에요. 새우살에는 갖은 양념을 하고.. 거기에 씹히는 질감을 위해서... 양파 장아찌도 조금 섞었어요.
오늘 반찬에..양파 장아찌도 있거든요.

이렇게 찐 상태이고요..
좀 심심하지요?
음식은 어떤 음식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전 그 음식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물론 아직도 멀었지만..음식을 담기 전에.. 늘 머리속으로 미리 그려봐요.. 이렇게 하는게 좋을까.. 저렇게 하는 것은? 하면서요.
오늘은 이렇게 변화를 주었어요.

별것 아니지만 훨씬 색감이 좋지요?
폰즈유자소스에.. 청, 홍고추를 다져서 깨소금, 물엿을 아주 약간 섞은 거를 위에서 쭉 한줄로 뿌려줬어요.
해물이기 때문에 새콤한 맛이 좋을 것 같아서요.

밑반찬을 깔끔하고 보기 좋게 담아내는 것이 메인 요리 담아내기보다 더 어려운데요...
직사각 접시에... 일렬로 세워서.... 접시의 40%정도만 채우면 가장 무난한 것 같아요.
비움의 미학이.... 밥상 차리기에도... 필요해요.
밑반찬 위에... 통깨도 작은 티스푼을 이용하여 가지런히 올려주면 깔끔해요. 그냥 확 뿌리는 것보다요.
저 통깨의 의미는... 당신이 저의 첫 손님입니다라는 ..의미랍니다.
아무도 손대지 않은..순결한 음식이라는... 대단한 뜻이 있다는~~~~
오늘은 어제 석촌댁님 마늘종 장아찌보면서.. 아~~ 참! 내 장아찌 하면서 떠올렸다는.. 저희 집 마늘 장아찌.. 담궈서 잊혀졌다가 어제 첫 개봉한 장아찌입니다.

흠.. 맛이 한껏 들었어요.. 고추장, 다진 파, 깨소금, 참기름, 물엿 아주 약간만 넣었는데도... 신비로운 감칠맛이 납니다.
장아찌 꺼내다가.. 옆에서 힐끗 눈길를 주는 양파장아찌도 꺼냈어요. 오늘 고기 구워 먹을거라서요. 어제 남편이 밖에서 외식하다 좋은 한우를 포장해 왔더라구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지만 가족 챙기는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런 사람이지요. 가족들이 좋아한다 싶으면 밥 12시에도..초밥 사와서... 일어나 먹으라고 성화를 부리는 사람입니다.
고기 먹는데 양파 장아찌도 곁들이면 좋을 것 같아 꺼냈는데.. 이번 양파 장아찌는 예년과는 다른 레시피로 담궈 봤는데... 발사믹 식초로요... 재료값이 좀 비싸게 먹힌다 싶긴 했지만 아까 얘기한대로 혈압때문에 양파를 좀 많이 먹었으면 싶은데 맛만 좋으면 그까이것쯤~~ 했는데... ..흠... 괜찮아요..뭐라 할까요. 맛이 깊다고 할까요..풍미가 독특하다고 할까요? 장아찌 국물맛도 괜찮아서... 이 국물을 어떻게 활용할까 궁리중입니다.

고기에 곁들이 파채도.. 파채칼로 잘라서 얼음물에 담궈 놓으면.. 살아서 움직일 것 같아요.
양념장에 뿌려서 고기랑 곁들이면.. 파를 절대 안 먹는 막내도.. 파채무침은..더 달라 하거든요.

파채말고 무초나물도 했어요.
무초나물..제가 좋아해요.. 예전 어릴 적에 한일관에서 먹었던 무채가 어찌나 맛이 있었던지..그 때부터 무채를 새콤달콤하게 무친 것... 아주 잘 먹거든요. 오늘은 그냥 하얗게 했어요.

아..이것 말고.. 고기 먹을 때 좋은 무 샐러드가 또 하나 있는데... 그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소개할게요.
이제 연로하셔서.. 치아가 자꾸 부실해지는 어머니를 위한 부드러운 올방개묵무침도 했어요. 전 살짝 데쳐서 부드럽게 무치는데.. 저희 큰 아이는 너무 부드럽다고.... 씹히는 질감이 없다고 불평하네요. 젊은 놈이..나이 많으신 할머니의 사정을 어찌 다 헤아리겠습니까.. 그쵸??

묵은 묵칼로 잘라야.. 단면적이 늘어나서.. 간도 잘 배고..맛도 좋아진답니다. 그냥 폼으로도 하지만요^^
오늘도.. 밑준비 전혀 없이... 여러가지를 하느라... 5시 반부터... 7시까지 눈썹 휘날렸습니다..
저녁에.. 밑준비..소스같은 것을 미리 해놓으면 여유도 있고.. 소스도 숙성되서 더 맛있는데.. 이상하게 요즘 밤만 되면 몸을 못가누네요.
오늘의 식단 :: 현미수수밥, 얼갈이된장국, 꽃게찌개, 교촌새우, 한우로스구이와 파채무침, 버미셀리 샐러드, 호박새우찜, 묵무침, 무초나물, 마늘종 장아찌무침, 밑반찬 3종(시금치나물, 단무지무침, 미역귀조림) , 배추김치, 열무물김치
보너스.....

저희 집 베란다에 핀 서양란입니다.
베란다 볕이 좋아서.. 일년 넘게...스스로 폈다 졌다를 반복하면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요.
옆에 있는 젤라늄도 이뻐요.
얘도... 삼년 넘게...스스로 피고 지는 아이예요...

오늘도 기분좋게..서로 웃으며...격려하고 사랑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