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릴적엔 비오는 날은 비오는 날대로 참 좋았는데,
마흔, 쉰이 넘어서고 나서는 비오는 날은 참 울적해져요.
어제 저녁 늦게 마트에 가니 얼갈이 한단도 떨이로.....1000원 주고, 시금치 두단도 1000원하길래 집어 왔어요. 시금치도, 얼갈이도 쓰임새가 많아서 자주 사는 편인데...싸게까지 주면 안 집어 올 수가 없더라구요.
오늘은 시금치로 계란 삼색말이했어요. 스텐 후라이팬으로요...
근데..날씨뿐만 아니라 요즘 내내 기분이 그래요.
여러가지 상황도 그럴테고 어쩜 갱년기로 접어드는지도 모르겠어요.
스물 여덟살 먹은 큰 딸아이 말을 들어보면... 자기 친구들 엄마들도.. 갱년기가 심각하다고 서로 하소연하나 봐요.
엄마들 땜에 죽겠다고....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나이들어 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신체 변화에 따라... 호르몬의 영향때문인지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기도 하고, 엄청 가라앉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하지요.
가정 주부의 기분은 참 중요하지요.
모든 가족들에게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밥을 할 때 항상 즐겁고 좋은 마음으로 해야..먹는 사람도... 좋지 않겠어요?
화난 상태로.... 밥을 하면..먹는 사람도 당연히 안 좋겠지요.
그래서.. 늘 기분 업 시키려 하는데...잘 되질 않네요. 요 며칠은요~~
뭔가 새로운 것을 할 의욕도 생기질 않아요.
그래서인지...계란삼색말이는..좀 이쁘게 되어야 하는데.... 마음에 들지 않게 되었어요.
역시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워야.....뭐든 잘 되나 봐요

소스도 한번 뿌려 보면서 치장을 해도... 그닥 신통칠 않네요..

어제 부산에서 택배로 올라온 갈치도 구워서 먹었는데 그런대로 먹을만했어요. 사진은 없어요. 오늘 아침 남편이 일찍 나가야 한다고 서두르는 바람에... 찍을 분위기가 아니었거든요.
국도.... 뭘 할까 하다..아무런 생각이 없더라구요..
이건 식단을 안 짜서 더 그런 것 같아요.
늘 주말에..한 주의 식단을 짜는데..이번 주는 기분 상태에 따라 그것도 패스~~
그래도 오늘쯤은.. 한번 식단을..... 짜야겠어요.

어제 떨이로 집어 온 얼갈이 배추... 살짝 데쳐서 무쳤어요. 아주 담백하게요.
전.... 왜 별로...특별한 맛도 없는 이런 배추나물이 맛있는지 모르겠어요..
고기는 맛이 없어도..이런 배추 나물은 정말 맛이 좋거든요.

배추나물처럼 맛있는 것 또 하나 있지요. 입맛없을 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깻잎간장장아찌...
이거.... 정말 맛있어요. 고추가루 양념한 것보다.... 더 오래 보관할 수도 있고, 맛도 더 훌륭해요.
그냥 간장이 아니라...온갖 육수를 내서 만든 장아찌 간장이라... 깻잎이 그 맛을 다 머금고 있어서 그럴 거예요.

지난 번에 산 백명란도..조금 비싸긴 했지만, 간도...그냥 먹기에 딱 좋구.... 맛있어요.
이 명란젓은... 양념하거나 요리해서 먹기 보담은..그냥 먹어야 더 맛을 음미할 수 있어요. 전 이런 명란젓 1kg 사면...일단 조금만 냉장실에 두고 먹고..나머진 다 낱개로 지퍼락에 냉동 보관시켜요.
그랬다가 먹고 싶을 때 미리 꺼내 실온에 잠깐 두면 먹기 좋은 상태가 되지요.
식단 짤 때마다.... 다른 반찬도 반찬이지만 늘 염두에 두는 것이 바로 국예요.
식구들이.... 국물이 있어야 밥을 먹는 스타일이라... 그렇기도 하고,
시어머니가 말씀하시길...국물하고 밥을 먹어야... 사람이 품도 넉넉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 된다고.... 늘 말씀하셨거든요..
예전 젊었을 땐..그 말이 뭔 뜻인지... 잘 모르겠더니만..
이제...제가 예전 시어머니의 나이로 가까워가니... 이제사...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오늘은 또 뭘 끓일까? 마땅치가 않을 때...
전 그냥.. 일단 멸치 육수부터 내놓던지..것도 없으면..마른 새우 한줌을 물에 넣고 육수를 내다가... 멸치액젓을 조금 넣어서 국물 맛을 내고요.
건더기는.... 집에 있는 양파, 애호박, 버섯류, 두부같은 것을 넣어서 국을 끓이곤 하지요.
오늘도 마른 새우, 양파, 애호박, 팽이버섯만으로 국을 끓여서 잘 먹었어요.
비 오는 날은 특히 따뜻한 국물이 필수죠.

오늘도 어김없이... 오이지 안 빠지고 무쳐서 먹었구요...
이러다...한 접 금방 동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전 오이지를 너무 얄팍하게 썰지 않고..조금 두께감이 있도록 썰어서... 베보자기에 넣고 돌로 잠시 눌러 놓으면..물기가 빠지고...꼬들꼬들한 오이지가 되거든요. 그러면 다진 마늘, 파, 깨소금, 물엿 조금, 참기름으로 무쳐요.
오늘의 식단 : 현미잡곡밥, 버섯맑은국, 갈치구이, 계란삼색말이, 명란젓, 오이지무침, 배추속나물, 깻잎장아찌, 김장김치. 열무물김치
그리고.. sky님이 부탁하신 맛소금 레시피... 공개합니다.
맛소금은.. 일단 진한 멸치다시마양파육수를 내세요.
1.멸치다시마양파육수- 생수 7컵, 멸치 2컵, 다시마 10cm 3장, 양파 1개, 설탕 1큰술를 냄비에 넣고 센불로 해서 중약불로 줄여서 진한 육수를 내 주고... 다시마, 양파는 건져냅니다. 무를 넣어도 좋아요. - 육수 5.5컵 정도 될 겁니다.
2. 천일염 2컵을 체에 올려놓고 깨끗한 물로 샤워해가면 헹굽니다. 잘못 헹구면.. 다 녹아버리는 수가 있으므로 주의! 그런 다음에... 큰 솥에 멸치 육수 5.5컵와 세척한 천일염을 넣고 끓입니다. 센불에서 중약불로 줄여서.... 걸죽해서...물기가 바짝 없을 정도로 계속 저어가면서.... 소금상태로 만듭니다. 그래도..약간의 물기는 남아 있어요.. 채반에 한지를 깔고 널어서 말립니다. 그런 다음에 믹서기로 분쇄시키면 됩니다.
3, 맛소금의 활용도.. 육수가 없을 때... 이걸로 약간의 육수맛을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김 재울 때, 각종 맛내기할 때 ...이거 시간이 조금 걸려서 그렇지 별로 어렵지도 않고... 한번 해놓으면 상당시간 먹을 수 있어요. 꼭 추천합니다. ..어린아이나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천연 조미료인 셈이니까... 건강에 좋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