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난 아침 메뉴를 저녁에 아이들에게 미리 받아 준비 해 놓게 되었다.
졸린 눈 비벼되며 열심히 만들어 준 음식을 어쩔땐 오늘은 이것 말고 저걸로 했던 투정도
자기들이 미리 정한 음식에 책임 의식을 느껴선지 투정 한번 부리지 않고
맛나게들 먹어주고 학교로 등교 해 주어서 훨씬 수월해진듯 싶어 좋다.
어느날 저녁, "아침에 뭘 먹고 싶니" 라고 물어 보았더니
캐일릅, "Seaweed Soup, Please" 라며 미역국에 밥 말아서 먹고 가고 싶다는 말에
왠지 괜시리 더 반가워서 난 전에 자주 만들어 미역국에 넣어 주었던
새알 찹쌀도 모처럼만에 열심히 만들어 냉장고에 잘 얼려 놓고
이번엔 들기름에 볶아 만든 미역국도 한솥 미리 만들어 놓았다.
얼마전 추석 지났을 무렵 쌀이 똑 떨어져 한국 마켙 같을때
햅쌀로 가주고 가라시며 챙겨주신 햅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사 왔는데
요즘 내가 이 햅쌀밥에 맛 들려 흠~ 꼬들꼬들한게, 윤기 자르르르, 쫄깃쫄깃 하기까지...
먹을때 마다 혼자 잘도 중얼중얼 읊어 된다.
더군다나 이번해 초 한국 갔을때 언니가 자기것 사면서 나도 하나 챙겨준
광주요 아올다 내열자기에 이 햅쌀밥을 해 먹으니 더 더욱 맛 있는것 같다.
그래서 난 이날 조금은 번거롭지만 아침부터 이 내열자기에
아침밥을 꼬실하게 지어 미역국에 새알 찹쌀 동동 띄어 같이 아침으로 주었더니
아이들은 스노우 볼 같다며 좋아라들 신나하며 다음번엔 감자국에도 놔 달라며
밥 한공기 국그릇에 첨벙 말아 뚝딱 헤치우고 학교로 출발~~
이날은 어린이집 안 가도 된 그레이시,
좀 컸다고 요즘 자기 하이체어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부스터 체어에 당당하게 엄마와 마주 보고 앉아
'어제 엄마가 동글동글 무언가를 열심히 만드신것 같은데 이 동글이가 미역국에 있네' 라고
생각하는듯 유심히 잘도 관찰하다 조심스레 한술 두술 맛나게 먹어주며 이 두 모녀들도 아침 잘 해결.
참, 이날 점심은
난,
간단하게 점심도 잘 해결할수 있어 참 좋았다.
모처럼만에 맡는 이 구수한~ 누룬밥 냄새를 맡으며
괜시리 신이나서 내열자기 사준 언니 생각도 저절로~~
언니야, 고맙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