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물 벌컥벌컥 마시고,
찬물에 샤워하고...
그러다가 그만 감기가 걸렸습니다.
중간고사 기간인 딸아이에게 옮기면 안된다고
스스로 '전염병 환자'가 되어
며칠 안아주지도 않고,
미리 조심해야 한다며
레몬차에,생강차,꿀차...매일 마시게 하고 있습니다.
올해 중 1인 이 녀석이
일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전날 저녁
체해서 열나고 올리고...
이러면서 '다음 시험은 잘볼께~' 했는지라
이번에 감기에 걸리면 보나마나
'엄마한테 감기가 옮아서...' 소리 나올 것 아닙니까? ㅜ.ㅜ;;

작은 아이는 올 여름 내내 깻잎을 끼니마다 먹고 있습니다.
'얼마나 남았어?'
이 녀석은 아주 어려서 부터 맛을 보고 입에 맞으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묻곤 합니다.
매끼 깻잎을 15장 정도 먹으니
엄마는 알아서 계산을 하여 담으랍니다.
삭힌 깻잎 김치를 저도 아주 좋아라 해요.
간장에 삭힌 것이나,된장에 박은 것,
양념하여 찐 깻잎보다
최고로 좋아하는 것이 삭힌 깻잎을 양념한 것이지요.
시장 젓갈집에서 사먹거나
시댁에서 얻어먹거나로 해결하곤 하다가
수 년전에 배우고 다시는 파는 것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별거 아니었더라고요.^^
삭히는 깻잎은 지금이 제철이예요.
끝물이라 조금은 억세니 삭히는 거죠.

소금물에 일주일 이상 담가둡니다.
물도 조금 시커멓게 되고
깻잎도 꺼멓게 바랜 듯 하면 다 삭은 거예요.
(소금물은 너무 연하면 허연 골마지가 끼이니
5:1 정도가 괜찮아요.)
삭힌 깻잎은 물에 씻으면 꺼먼 물이 나옵니다.
괜찮아요.
적당히 물에 씻어 조금 먹어보아 너무 짜면 물에 살짝 담가둡니다.
기본의 간은 남겨두어 간간해진 깻잎의 물기를 짜고
양념을 두 세장에 한 번 발라줍니다.

양념:고운고추가루,올리고당,매실액,멸치액젓,마늘,양파즙,다진파...가 들어갑니다.
고운고추가루 5큰술,멸치액젓 2큰술,올리고당 2큰술,다진마늘 2작은술,다진파 1큰술,양파즙1작은술,
매실액 1큰술,생강즙 반작은술
오늘 아침 계량해 보았어요.(밥수저계량 아니고 진짜 계량스푼)
처음부터 다 넣지 마시고 조금씩 넣어가며 간을 보셨으면 좋겠네요.
개개인의 입맛이 틀리니까요.
삼삼한 것이 좋을 수도,
단 것이 싫을 수도 있지요.
매실액,밤채는 선택사항입니다.
액젓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 포인트예요.
그리고 한 가지
삭힌 깻잎을 씻어 먹어보면
'어? 왜 이렇게 질기지~' 싶어도 절 대 버리시지 마세요.
(제가 처음에 실패한 줄 알고 버리려고 했다가 말았었지요.)
양념을 바르고 하루만 지나면 얇고 보들한 깻잎김치가 된답니다.

딸아이가 좋아해서 깻잎을 삭힌다니
남편은 큰 아이가 좋아하는 것도 만들어서 부치라네요.
그래서~~
큰애가 좋아하는 오징어젓을 만들었습니다.
요즘 시장에 나가면 생오징어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생오징어야 여름철에도 물론 있지만
지금 것이 싱싱하고 젓갈을 만들기엔 좋아요.
아주 작은 총알오징어로 만들어도 좋고,
일반 생오징어로 만들어도 좋습니다.
파는 오징어젓갈 못미더워 사먹지 않은지 꽤 되었어요.
오징어젓갈이나 낙지젓은 만드는 방법이 같으니
좋아하시는 분은 되도록 만들어 드세요.
오징어나 낙지는 싱싱한 것으로 준비해서 적당하게 썰어 굵은 소금에 절궈둡니다.
소금이 마구 보이도록 넉넉하게 뿌려 냉장고에 넣어 두세요.(이주일 정도)

다 절여진 오징어를 꺼내어 보았습니다.
오징어 역시 물에 씻어요.
거품이 많이 나옵니다.
바락바락 씻어 끝을 조금 맛봐요.
흐헉~ 너무 짜.
그러면 물에 담그어 둡니다.(30분 정도)
이 때도 너무 오래 담가두어 짠맛이 모두 빠져 맹탕이 되면 헛수고가 되는 거예요.
약간 간간하다 싶으면 물기를 꼭 짜서 양념하면 된답니다.

오징어,낙지젓 양념:고운고추가루,액젓,올리고당,매실액,마늘편,생강 약간
마늘은 괜찮지만 풋고추나 빨간고추는 나중에 물이 생겨요.
그러니 감안하시고 며칠 먹을 정도의 것에 넣으시면 되겠지요.
만들어 보시면 아마도 물엿이 꽤 많이 들어간다 싶으실 거예요.
물론 파는 것보다 훨씬 덜 달게 한다해도 그렇더라고요.

오징어젓을 무칠 때 달래를 좀 넣으면 아주 맛있어요.
(물론 막 먹을 것에 넣어야 해요)

오징어젓은 작은 병에 담아 선물하려고요.
몸건강을 최고로 여기시는 분이시라 집에서 만들었다고 하면
아마도 무척 좋아라 하실거예요.
지난 번에 만들어 두었던 삭힌 고추들이 이제 꺼내먹을 때가 되었습니다.
소금물에 삭혔던 것은 꺼내어 삭힌깻잎 양념으로 버무려 먹어요.
몇 개 장난으로 만들었던 건포도박이 고추피클을
남편이 입맛난다고 해서 (그 말 한마디에...-.-;;)
아삭이고추(퍼팩트고추)를 더 사다가 건포도를 박아 피클을 만들어 두었지요.
건포도를 맨손으로 넣고 이틀 동안 손이 아려서 죽을 고생했습니다.ㅜ.ㅜ

그리고 간장에 절인 청양고추
멸치젓과 조기젓에 박아놓은 고추.
곰곰 생각하니
시장에서 파는 음식들...
모두가 예전엔 집에서 만들어 먹던 것들이잖아요.
두부,장아찌,젓갈,김치,장,조청,정과,치즈,순대,떡..........
집에서 만들자니 번거롭고
도구가 갖추어지지 않고
바쁘고,
막상 만들자니 방법을 모르고~
그래서 사다먹었죠.

고추절이고 삭히고,젓갈 만들고
깻잎삭혀 김치 만들어 놓으니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솔직히 저는 스테이크,멋지구리한 케이크...이런 것은
'응~괜찮군.맛있네~'하고 마는데
젓갈을 만들었다던가 하는 것들은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어요.
만드는 방법도 막 설명해주고 싶고요.
지난 번에도 옆집 새댁에게 깻잎장아찌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더니
'덕분에 여름내 만들어서 맛있게 잘먹었어요~'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또 신이 나서 오징어젓갈 만드는 법이랑
깻잎 삭혀 김치만드는 법도 알려주었답니다.
오늘 82의 여섯번째 생일이라는데
저도 축하인사 합니다.
사진이나,음식이나,검색이나,정보와 자료...들을 보며
혼자 감탄하고
때론 기죽고
가끔은 배꼽잡고 웃기도 하고,
또,가끔은 '럴수 럴수 이럴 수가...' 하며 흥분도 하고
혼자 눈물 찔끔거리기도 하고 그랬다지요.
처음엔 완전 애인같았잖아요.
하루라도 안보면 보고싶고~ ^---^
82의 생일 우리 모두 축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