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느끼는 것이.. 장 보러 가면, 딱히 살게 없습니다. 아니, 별로 사오고 싶은게 없어요.ㅜ.ㅜ
맨날 만들던 그 나물에 그 밥.. 이제 더이상 새로운 요리 개발하는 것도 잊은채 재미없게 하루하루 늘 먹던 것으로 끼니를 연명하고 있다는...ㅜ.ㅜ
확실히, 요즘들어 요리하는 재미가 좀 시들~~ 합니다.
아이들이 지금보다 조금은 더 커야 요리도 할 맛이 날거 같아요. 당췌 먹어줄 식구가 있어야 뭔 음식을 재미나게 하지요.
울 남편이 그닥 잘 먹는 사람이 아니고 애들도 아직 많이 어리다 보니 요샌 도대체 뭘 만들어야 좋을지 통 아이디어가 없다는..ㅜ.ㅜ
그래도 주변에서 들어보면 같은 또래 애들이래도 잘 먹는 애들은 어쩜 그리 다른지.. 울 큰넘하고 동갑인데 못 먹는게 없더라구요.
정말 그렇게만 먹어주면 매일매일 요리하는것이 얼마나 즐거울까요!
울 큰넘은 지 아빠 판박이라 거의 포기 했고 작은넘은 절 많이 닮아 살짝 기대하고 있습니다....아직까지는, 어디까지나 아직까지는요.. 근데 그건 정말 모르는거잖아요.
애들은 크면서 열두번도 더 변한다더니.. 저도 큰넘이 저를 이렇게 배신할줄 정말 몰랐었습니다. 걔가 한때.. 잘 먹는걸로 울 대소가에서는 집안에 없던 피라는 소리 까지 들었던 넘입니다. ㅡ.ㅡ
그나저나 갑자기 생각난건데,
얼마전에는 무슨일이 있었냐 하면, 울 작은넘이 많이 아팠어요. 지금도 그넘의 중이염때문에 아직도 병원문 닳도록 다니고는 있지만요.. 하여간 지금보다 한참 몸이 힘들어 했었어요, 한 몇주 전쯤 부터 한동안요..
그러면서 애가 하루종일 아예 곡기라고는 입에도 안댈라고 하는데.. 우유만 그저 조금 먹고 하루종일 애가 굶는거예요. 그렇다고 설사를 하는것도 아니고 열이 나는것도 아닌데..
처음 하루 이틀은 애가 자라면서 그럴수도 있지,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한 사흘째 부터는 애가 기운이 없어 축 늘어져 있으니 정말 무슨 짓이라도 해서 함 멕여 볼까 해서..
밥이 싫은가 싶어 국수 만들어서도 줘 보고, 그것도 퉤퉤, 하면 그럼 빵이라도 먹여 볼까 싶어 빵 만들어 줘 보고(어른 먹는것과 다르게 애들 용으로..), 그것도 아니다 싶어 과일은 먹나 싶어 또 줘보고.. 그런식으로 한 열흘을 애랑 씨름을 했었어요.
근데 그때 울 남편, 제가 밤 늦도록 부엌에 서서 꾸물 거리고 애 먹인다고 이것저것 만들고 있는걸 보면서 하는 말이,
뭐하러 그렇게 힘들게 사냐, 그래 놓고는 또 안먹으면 안먹는다고 내가 이걸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데 그러냐, 하면서 애한테 성질이나 부리지 말아라.. 이러는 겁니다.
듣다 보니..홱~하고 열이 받네요.
아니..애가 먹질 않는데.. 그럼... 굶깁니까??? 엄마란 사람이???
성질 부릴때 부리더라도.. 뭔가 시도를 해야지, 시도를..
그러고나서 생각해보니.. 이 사람이 평소에 자기 감정을 애한테 투영한게 아닌가..
제가 맨날...음식해 놓고나서 먹으라고 주고... 남기면 남겼다고 뭐라고 그러던 것이 항상 스스로 엄청 스트레스로 쌓여 있었던 거죠.ㅡ.ㅡ;
...울 남편은 올해 나이 서른 여섯에 허리 둘래 28인치입니다. 스무살 청년 시절 입던 바지가 그대로 다~ 맞아요.
평소 몸무게 55키로에다 죽어라 보약이다 뭐다 잘 먹여 57키로 만들어 놓으면, 한 보름 야근 하면 3키로 빠져서 마이너스 1키로 됩니다.
그러니 체력이 약해서 남들 보다 같은 강도 노동에도 쉬이 지치고 아침에도 일찍 못 일어나고 그러죠.
저는 그게 늘 신경이 쓰여서 죽어라~ 먹이느라 노력합니다. 그러면 본인은 그게 또 죽어라~~ 스트레스인거죠.
음...정말 영원히 풀리지 않을 딜레마네요, 쓰고 보니..ㅜ.ㅜ;;
하여간에... 먹성 좋은 남편과 아이들을 두신 분들이 저는 심히 부럽습니다...
뭐 그래서리..
맨날 그 나물에 그 밥상인 저희집이 최근 얼마간 해먹은 애들 입니다.'
요새 날도 덥고 밥하기 저도 무진장 싫어요. 입맛도 없고..
그래서.. 주로 별식 위주로 했었나 봐요, 지난주는..

또띠아 피자. 저는 또띠아를 두장으로 했어요. 사이에 소스와 체다치즈를 한켜 더 올리고요. 바닥이 좀 더 두꺼워서 토핑이 많아도 무게 때문에 주저앉지 않고 맛도 훨 좋은듯 해요.
토핑은 언제나 제 맘대로 버전인지라... 어차피 저는 이런 음식들은 냉장고 청소용으로 만드는지라 그날그날 재료는 있는대로 씁니다.
이 날은 베이컨, 새우, 삶은 브로콜리, 양파랑 새송이 버섯, 피망 대신 아삭이 고추를 올렸나 봅니다.
소스 만드는 방법은 전에도 올린적이 있는데..
대략 8큰술의 올리브 오일에 다진 마늘 듬뿍-저는 밥수저로 대략 두어개- 넣고 달달 볶다가, 여기에 토마토 홀 내지는 퓨레, 또는 생토마토의 껍질을 벗겨 다져 놓은 것을 넣고, 말린 오레가노도 1작은술 넣고, 뭉근하게 졸여 냅니다.마지막으로 소금간-기왕이면 굵은 소금이 맛있더군요, 저의 경우..- 하고 후추 뿌려서 불 끄면 됩니다.
취향에 따라 뭔가 아쉽다~ 싶을땐 설탕을 아주아주 조금 넣어도 되고, 조미료 대신 우스타 소스나 뭐 그런걸 아주 조금 넣으면 감칠맛이 살아납니다...만 그냥 해도 담백해서 맛만 좋습니다.
저는 이 소스를 한꺼번에 만들어서 납작하게 해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잘 얼면 꺼내 사방 2센티 정도 사각형으로 썰어 보관합니다.
저런 30센티 지름 정도의 피자 한판 만들려면 저런 큐빅모양의 소스를 한 5-6개 정도만 꺼내 해동해서 사용하면 되지요.

피자와 함께 먹는 내맘대로 스파게티.
저는 뭐 완전 주먹구구식으로 근본도 없이 이걸 곧잘 만듭니다.ㅡ.ㅡ;
재료도 그때그때 냉장고에 있던거 넣는지라 다 다르고요..
이날은 어찌 했냐하면,
올리브오일 넉넉히 두르고 마늘, 양파 볶다가, 코스트코에서 산 애물단지인 냉동랍스터살 조금이랑 새우살이랑 넣고, 여기에도 브로콜리 조금 넣고 화이트 와인을 한컵쯤 부어 팔팔 끓였습니다.
간을 할때쯤 생토마토를 넣고 싶었지만 마침 없는지라 병조림 스파게티 소스를 밥수저로 두어숟가락-보통 토마토 소스 처럼 뻘겋지 않게 약간 향만 냄- 퍼 넣었습니다.
여기에 삶은 면을 버무리고 후추 뿌리고...파마산 치즈는 아주아주 듬~~ 뿍 뿌려줍니다.
이 파스타가.. 생긴건 뭐 그냥 거시기 합니다만 맛이 제법 좋아요. 울 식구들이 그래도 애나 어른이나 할것없이 잘 먹는다는...^^

^^;

이건 작은넘 한참 밥 안먹을때 먹이려고- 어른도 먹고 애도 먹고.. 일석 이조의 효과를 노리며 만들었던 누룽지탕.
누룽지를 평소보다 조금 넉넉하게 준비해서 튀겼어요.
애들은 너나 할것없이 중국 요리.. 그중에서도 류산슬, 팔보채 따위는 다 좋아하는거 같아요. 애들 먹이기에는 울면도 참 좋고요..
그 국물에 밥 비벼 먹이면 안먹는애들 거의 없거든요.
딴에는 잔머리 쓴다고... 그 생각하면서 누룽지에 소스가 자작하게 스면들면 부드러워서 먹기가 좋잖아요, 그렇게 함 멕여 볼까 해서리..ㅎㅎㅎ
결과는??? 나름 성공이었지요. ^^
그 이후 요샌 가끔 밥 하기 싫어지면 울면도 한그릇 시키는데.. 큰넘은 쳐다만 보고 작은넘은 한대접을 넘게 먹는다는...ㅎㅎㅎ
참.. 돌도 안된애 벌써 그런거 먹여도 되냐, 하는 초보 엄마들 있으실텐데..
저도 큰애때는 뚝심있게 밀고나가.. 돌때까지 간된거, 밀가루, 해산물..하나도 안먹여 봤답니다.ㅡ.ㅡ;
근데 울 작은넘은.. 제가 굳이 주려고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쩌다 보니 다 먹게 되서리.. 별명이 땅그지예요, 큰넘 옆에 붙어서서 먹다 흘린거 하도 주워 먹어서리..ㅠ.ㅠ..하여간 어찌나 근천스러운지 걍 어쩌다 보니 포기하고 암거나 먹이게 되었다는...
뭐..확인 결과 확실하게 밀가루와 해산물 뿐 아니라 각종 돌전에 먹이지 말라고 하정훈샘 책에 나온 각종 과일 및 야채에도.. 아무런 알러지가 없는걸로 확인되었습니다. ㅡ.ㅡ;

요건.. 큰넘 먹일라고 만든 탕수육이예요. 탕수육은 탕수육인데, 고기를 갈아서 완자를 빚어 튀겼기 때문에 육질이 연해서 어린애들 먹이기도 좋거든요.
고기는 저는 작은넘까지 먹이려고 소고기로 했는데 돼지고기도 좋아요.
간 고기에 생강, 파, 청주, 간장, 후추 넣고 조물조물 해서, 여기에 계란이랑 녹말가루 넣고 질축하게 반죽되면 수저로 떠 넣으면서 튀겨내요.
작은애는 요 고기 튀김을 걍 먹이고, 큰넘은 탕수육 소스에 적셔줍니다.
탕수육 소스는 언제나 제가 하는 법은 물 2/3컵에 간장4, 설탕4. 식초4큰술씩 모두 동량으로 넣는건데, 가장 쉽고 맛납니다.
건더기는 암거나 되는대로 취향껏 넣으면 되고요, 저는 보통 양파랑 색 이쁘라고 파프리카 또는 당근, 오이 정도 넣는데, 이날은 마침 재료가 있어서 후르츠 칵테일을 조금 넣었지요.
저는 소스 재료 모두 섞고, 녹말가루도 한큰술 정도 아예 첨부터 섞어 놓습니다.
그저 팬에 부어서 저으면서 팔팔 끓이다가, 준비한 야채 넣고 숨만 죽을듯 조금 익히다가 불끄고 참기름 약간 더 넣습니다.
이 날은 소스에 마늘도 조금 넣었나 봅니다. 그러면 어른들이 더 좋아하지요. 덜 느끼하거든요.

맨날 애들만 먹일수는 없어.. 하루는 순전히 저 먹고 싶어서 매운 낙지 볶음도 했었습니다.
겁나게 맵게 만들지는 못하고 적당히 맵게 만들었더니, 울 큰넘 낙지만 쏙쏙 골라 물에 씻어 열심히 건져 먹습니다.
얘가 다른건 안먹는게 많아도 낙지, 오징어, 쭈꾸미.. 뭐 이런애들 너무 좋아합니다.

어느덧 그러고 보니 작은애를 낳은지 1년이 다 되었습니다. ^^
작은애 낳고 나서 정말 한동안 사는게 사는것 같지 않게 힘들었었는데.. 그땐 걍 힘들고 지쳐서 애들한테 소리도 많이 지르고 남편한테 짜증도 많이 부렸고요,
..정말 한 손으로 큰애 밥 먹여 가며, 발로는 작은넘 흔들침대 밀어가면서.. 그렇게 몇달을 지낸거 같은데..
요새 정말 아주 조금이지만 삶의 여유랄까, 뭐 그런게 생기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애들이 제가 저녁 준비하는 동안 둘이 어울려 하나 싸우지도 않고 어찌나 잘 노는지..
뭐가 그리 좋다고 서로 들여다 보고 깔깔 거리고 좋아 죽겠다고 하는걸 보면 참 둘 낳은거 그래도 잘했지, 싶습니다.
물론.. 좋은것만 있느냐, 그것은 아니고...ㅡ.ㅡ;;

저녁 먹을 낙지를 다 볶아 놓고 한숨돌리려 돌아보니 거실은 이렇게 되어 있더라는..
큰넘은 소파 위에서 뛰고 작은넘은 서랍 뒤집어 엎고..
카메라 렌즈 밖에도 정말 끝내주는 현장이 있었습니다만-뒤집어진 장난감 박스, 찢어진 신문지, 돌아댕기는 기저귀들, 각종 미니카와 집을 잃은 블럭, 서랍에서 작은넘이 꺼내다 던져 놓은 애들 옷 등등...- 다 보여 드리면 임산부와 노약자는 삼가시는것이 좋을..ㅡ.ㅡ;
지금껏 폭탄이라고 스스로 우겼었던 짝퉁들은 모두 제 발앞에 엎드리소서!!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