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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가지도 말랑하게 지져보자~

| 조회수 : 5,733 | 추천수 : 35
작성일 : 2007-06-24 09:18:15
어르신들이 이가 약하시다 보니
음식을 마음대로 못드십니다.

맨날 어찌하면 몰캉한 반찬을 만들어볼까?
오늘은 무슨 반찬으로 한 끼 드시게 할까? 고민을 하게 되네요.
그렇다고 잘 해드리는것도 아니랍니다.

그냥 뭐라도 몰캉하게 만들어놔야 표라도 나나 싶어 할때도 많답니다.
그래서 어른들끼니 챙기는게 다 힘들다~~그런가 봐요.

우리끼리 삼겹살 구워 먹을때면 참 죄송하기도 합니다.

지난 구역 예뱃날 예배가 끝나고 간식 먹으면서 교제시간이 있었어요.

서로의 시어머니 이야기가 나왔는데 시집와서 힘든 이야기 부터 시작해서
속상했던 이야기 서운했던 이야기가 다 나오더니 결론에 가서는
우리 어머님이 너무 불쌍하더라~~
그래서 짜안 하더라~ 였습니다.

물론 5학년들이 다 넘으셨으니 어느정도 삶에 연륜이 쌓이신 분들이기도 합니다.

병중에서도 며느리 얼굴 보고 기운차리고
화장실도 가고 물 한모금 마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 치대고 부댖기며 미운정 고운정 다 든 며느리가 그래도 편하셨구나~~
이제 같은 여자로서 애틋하고도 깊은 정이 새록 새록 깊이 들어있었구나~~ 였습니다.

딸이 씻겨 주는 것보다 내 감정 하나 하나 읽어주는 며느리가 씻겨주는 목욕이 더 편하다는
시어머님들...

젊으셨을때 지금 며느리에게 더 살갑게 해 주셨음 덜 서운하고
그 고운 눈망울에 눈물이 나지 않았을 것을.. 그리 생각도 들지만

우리도 훗날에 시어머니가 되면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구나~
그냥 사는게 그런게지~~
라고 마무리 하게 되네요.

그래도 할 수 있다면 서로에게 편하게 잘 할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제가 살아보니 어른들하고 잘 사는것은
그 마음 빨리 빨리 헤아려 주는거더라구요~



반찬 이야기하다 이야기가 옆길로 새버렸네요.^^
저번과 마찬가지로 바닥에 무 깔고 물론 남아있는 대파도 넣었구요.
그래도 이번엔 가지가 주인공이 되어 지져 보기로 했습니다.

양념장은 다 아시죠?

간장 액젓 설탕 고춧가루 마늘다진거 물엿조금 고추장  생강가루 또는 생강다진거 조금 물
이렇게 섞어서 고루 고루 발라주는거요.

그리고 센불에서 끓으면 약불에서 세월아~~네월아 잊어먹고 지지는게 중요하지요.



가지는 살짝 쪄서 무쳐먹거나 튀김을 해먹거나 이지만
이렇게 지져 놓으면 몰랑몰랑이 아니라 그냥 입에 넣는 순간 다 녹아버리네요.

이 하나 없으신 우리 어머님 아버님 잘 드셨지 싶네요.

(아버님이 누워계신 관계로 어머님이 아버님 침대위에서 식사를 같이하세요)



그리고 꽈리고추도 볶아 놓아봤자 두 분 못드십니다.

그래서 팔팔 끓는 소금물에 말랑하니 데쳐 쫑쫑쫑 썰어
집간장 액젓 깨소금 고춧가루 마늘 참기름 한 방울 톡! 넣고 버무려 놓았습니다.

ㅎㅎㅎ제가 더 먹기 좋아서 밥 비벼먹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최고의 먹거리 양파로 이렇게 간장으로 조림도 해봤어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사온 간장에 멸치 똥머리 따낸거 조금 넣고 무르게 지지기만 하면 되는데
양파에서 나오는 단맛으로 인해 달코롬하니 맛이 있습니다

사이 사이에 있는 멸치도 몰캉해서 집어 먹기도 좋아요~



이건 문어나 오징어 등이 있으시다면 살짝 데쳐서 양파를 많이 썰어넣고
새콤 달콤 무쳐낸 겁니다.

양파도 맵지도 않고 많이 먹읈 있어 참 좋아요~
특히 남자들이 좋아하네요.


어른들 모시고 사시는 분들
날마다 먹거리 준비하시는라 고생하시죠?

몰랑해야 하고 말캉해야 하는 먹거리 어떤게 있는지 또 알려들 주세요~~
언제나 홧팅~~~~!!!! 입니다.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노니
    '07.6.24 9:45 AM

    경빈 마마님 '멸치 똥머리' 에서 안 웃을수 없군요.

    멸치머리가 아닌 멸치 똥머리... ㅎㅎㅎ

    요리 잘보고 갑니다.

  • 2. 경빈마마
    '07.6.24 10:53 AM

    ^^노니님 그러게요~
    왜 똥머리라 했을까요?
    아마 머리랑 똥이랑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랬을 겁니다.
    덕분에 저도 웃고 나갑니다.

  • 3. aftercrying
    '07.6.24 3:41 PM - 삭제된댓글

    아직 시집이란 걸 안 가 봐서 친정엄마, 시엄마에 대한 개념은 잘 모르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목욕시켜드릴 때마다 내 몸 안 씻어도 어찌나 뿌듯한지...한 십 년 남짓 이렇게 돌봐드리다 보니 이젠 어른을 모시는 거라 생각 안 하고 아이(?) 키우는 거란 마음이 되더라구요. 저희 엄마도 이가 하나도 없으셔서 매 식사마다 물컹한 거 투성입니다. 제 반찬이라봐야 오이나 김치찌개 정도. 기침 때문에 매운 거 못 드시고, 비린내나는 거 싫어하시고, 고기도 전혀 안 드시고, 국물 없인 밥을 못 드시지요. 그래서 늘 메뉴도 얼마 없는 반찬 돌려가며 하느라 스트레스 만땅입니다. 엄마 위주로 항상 생활하다 보니 저 하나 먹으려고 따로 반찬 안 하게 되고...이렇게 살다보니까 어느 새 저도 이제 어르신들 식성으로 변해버려서 진 밥이 아니면 밥알이 배 속에서 곤두서 있는 느낌을 받곤 해요. ㅋㅋ
    저희집 메뉴와 비슷한 반찬들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글이 길어졌지만 간장에 조린 반찬들만 드시기 때문에 에지간한 요리사라도 아마 실력발휘하기 쉽지 않을 거라며 억지로 위안하면서 삽니다.
    역시나 가지, 양파, 감자, 호박, 각종 된장국, 오래 푹 조린 무조림 등이 단골재료지요.
    이나마도 힘든데 또 보통 일이 아닌 것이 일단 씹으실 수 있는 부드러운 재료라도 한동안 막 드시다 또 어느 날부터 입에도 안 대고 하시는 일이 잦아서 더 지진이란 말이죠. 흑~
    요즘은 야들야들한 상추 구하러 다니느라 바쁘답니다. 날이 많이 가물어서 산지에서 물건이 안 들어온다고 해요. 마트만 있는 동네라서 그나마도 때를 잘 맞춰야 살 수 있거든요.
    밀가루 묻혀 쪄내려고 안 맵다는 꽈리고추 사둔 게 있는데 저렇게 한 번 해 봐야겠어요.
    맨날 하는 반찬만 해서 실력 도통 안 느는 어르신전문반찬(?) 만들기만 십 년.
    며느리든 딸이든 어쨌든 언제나 홧팅~~~~!!! 반사입니다.

  • 4. 우리별
    '07.6.24 8:14 PM

    12wSASQ

  • 5. 똥강아지
    '07.6.25 12:02 AM

    츠룹.. 침 고여요..ㅎㅎㅎ

  • 6. 경빈마마
    '07.6.25 6:35 AM

    이쁘고 착하고 배려많으신 aftercrying님 (ㅎㅎㅎ닉넴이 넘 어려워요~^^)
    맞아요~
    구구절절 공감이 갑니다. 그런데 결혼 안하신 처자라니...놀라웁네요.
    그래도 노력하시면서 잘 봉양하려 애쓰시는 마음이 글에 듬뿍묻어납니다.

    진밥에 대해선 우리 서로 나눌 말이 많을 듯...
    저도 덕분에 진밥 좋아한다네요.

    계란찜이라든가?
    물김치라든가?
    미역국 이런건 안드시나요?

    야들야들한 상추에 된장 참기름 넣고 비벼 드리면 잘 드시죠?
    울 시부모님도 잘 드신답니다.

    비가 안와서 텃밭 상추가 뻣뻣하더니 요즘은 비 몇 번 맞았다고 그나마 먹을만 하답니다.

    어쨌거나 aftercrying님에게 기립박수 보내드립니다.
    홧팅!!!!


    우리별님 말씀은 무슨 말씀일까요??

    똥강아지님 이 이름은 할머니들이 이쁜 손주 부르는 애칭이라죠?
    침 고이십니까? ^^
    고맙습니다.

  • 7. 현명한선택
    '07.6.26 12:36 AM

    참 마음이 고우신분들 입니다. 복받으실 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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