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밤.
밀린 사진 왕창 들고
선풍기 끌고 다니기 구찮아서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면서 어마무시하게 긴~~글이
확인 버튼을 눌렀는데..그냥 멈춰버렸네요.
다 날아갔어.
살다살다..그래 허무한 경우 몇 번 없드래요.
미련이 남아 누르고 또 누르고..몇 번을 반복해도
꼼짝을 안하는기라요.
미쳐뿌는줄 알았네.
찬물 뒤집어쓰고 그냥 잤어요.
82미워.
그래도 ..궁금해서 또 왔어요.
이젠..좀 짧게 가자..하는데 그게 또 안되네요.
서두가 이리 길어지면..곤란한데.
오늘은 포스팅 안하고 그냥 눈요기만 하다 갈라했는데..아래 손사장님이
메밀소바 올리신 거 보고..그냥 갈 수가 없네요.
프로와 아마추어의 비교샷을 날려 드리지 않을수가 없는..ㅎ
덥다 덥다 했디만..
저희집 영감이 새벽밥 해 먹여 출근시켰더니
멀쩡한 평일에 12시 퇴근하네요.
아침밥 멕인거 도로 뱉으라 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소파에 빈둥빈둥 하다가 전화받고 놀래서 헐레벌떡 준비한 점심메뉴입니다.
손사장님 참..돌돌 이쁘게도 말아놓으셨드만
이건 대충 던져도 저런 비쥬얼로 맞추기 힘들겠다 싶네요.
오늘 보니 더..어쩔~~
손사장님은 기다리고 기다리고 허벅지 찔러가며 참으셨겠지만
저는..기다림의 미학을 모르고
냉동실에 대충 넣어놨다가 살짝 냉기만 도는 소바장을
챙겨서..그래도 직접 끓였시요.
더운 날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끓여서 식히느라 완전 진땀뺐지만..
하여간 그래 먹여놨더니
세 마초들이 뭔가 허전한 눈빛으로..'이게 다야?' 머 이런..
ㅈㅈ
고만 좀 먹어. 이 식충이들아~~라고 소리치고 싶지만 꾹 참고
부추 뜯어다 부추전을 구웠시요.
땡초 팍팍 넣고 ..전 구울때 멸치다시물로 해야 쫄깃거린다는 말에 혹해서
뜨거운 한 낮..다시육수도 했시요.
미친게지.
고 놈을 간식으로 잡숫고
저녁은 또 이리 푸짐하게?
애들 방학은 도대체 언제 끝나는겐지..아주 제대로 찜쪄먹게 더운 올 여름.
미쳐뿌겠다 아이가?
영감이 없는 날은
접시 하나 꺼내고 사리살살 한 접시에 담아냅니다.
그 대신 꽁치는 각자 알아서 ㅃㅕ 발라먹는 걸로~~!
고놈 참..맛나게 익었네.
그렇게 또 하루가 갑니다.
고추에 약을 안 치니까..병 들기전에 몽땅 따서 효소 담기.
김장담글때도 쓰고
고추장에도 넣어야지..하면서 고추 썰다가
하루종일 손이 얼얼~~합디다.
비닐장갑이 빵구가 났나비요.
또 젠장할..이럼서 혼자 궁시렁궁시렁.
먼..아지매가 욕도 잘해.ㅋ
하루죙일 씻고 꼭지따고 썰고 설탕 버무려 넣었더니
20kg 항아리가 절반?
담날 더 해서 꽉 채웠심다.
아..요 가지피자 레시피 알려주신 분께 넙죽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네요.
가지 심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정말 가지가 엄청나게 열리거든요.
남아도는 가지 주체를 못해서 말리고 냉동실에 넣고..아주 쌩쑈를 하는데
(작년에 말려둔 건가지 아직도 2팩이나 남았다능)
요 가지피자 간식으로 먹어치우면서..가지가 남아나질 않네요.
치즈땜에 늘어나는 옆구리 살은 월간지에서 백과사전쯤으로..건너갈 판이지만서도.
그냥 썰어서 시판스파게티소스 바르고
치즈 대충 뿌려서 오븐에 굽기만 하면..땡임다.
울 둥이가 서너판씩 먹어치우니..ㅎ
이쁘게 나오진 않아도 맛은 기가 막힙니다.
기름 안발라도 기름기가 좔좔 흐르네요.
간식은 어디까지나 간식이고
밥은 먹어야지 않겄습니까?
매일매일 뭐 먹을까 고민하기보단..어찌하면 가스불을 안켜고
상을 차려내나 그 고민을 합니다.
이 날은 숙주만 살짝 데치고..넘어갔네요.
밉쌍 영감이..뜨거운 여름내내 둥이들 삼시세끼에 간식까지 챙기느라
마누라 머리 홀라당 벗겨지는 줄도 모르고
남들 다 휴가가는데..둥이만 집에서 방콕한다고 불쌍하다고.
나는 안 불쌍해? 진짜야?
회사근처로 나오랍디다.
어디까지나 기사자격으로 둥이 태워 가서
회덮밥 한 그릇 그지같이 얻어먹고
그래도 좋다고
바리바리 장을 봤네요.
말린 바지락살이랑 건갈치랑 멸치도 푸짐하게 담아 집에 와선
..
괜히 따라갔어.
가지 말 것을.
연신 불 앞에서 ..불놀이야~~
바지락살 넣은 그린빈볶음.
건갈치는 바싹 튀겨서 조려야 맛나다고
이 더운 날 갈치를 튀기고 또 조리고.
흐미~~
커다란 전골냄비가 꽉 차도록 온갖 것들을 채웁니다.
이날은 단호박이 주인공이네요.
요즘 단호박이 아주 달달하죠.
어쨌든 스팸 한 통 썰어넣었으니 부대찌개라고 명명하고.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일회용 가스렌지에 끓여 먹습니다.
그나마 좀 숨통이 트입니다.
이 날도 요렇게 차려 평상으로 들고나갔지요.
옆에 수도도 있겄다 맘껏 흘리면서 싸 먹어^
하루종일 가스 불 안켜고 사는 법을 ..궁리합니다.
울 영감 젤 좋아하는 찐 가지나물.
가마솥에 밥 위에 쪄야 제 맛이라는 둥..정신나간 소리를 하던가 말던가
전자렌지에 돌려줍니다.
7분쯤 돌리면 아주 딱 맛있게 익습니다.
내가 양념장 맛나게 해서 무쳐주면 ..가마솥에 쪘는지 렌지에 돌렸는지
구별도 못하는 양반이 아는척은? 쳇^
간식.간식.
고노무 간식이 문제로다.
단호박도 렌지에 돌립니다.
속을 파내고 속에 꿀을 두어스푼 넣어 렌지에 12분 돌려주면
이쁘게 썰어서
..선풍기 바람에 수분을 좀 날려버립니다.
아주 달달한 초간단 간식 대령이오^
이 미친 노각들은 쉬지도 않고 주렁주렁 열립니다.
허구헌날 평상에 앉아 노각무침.
아..기다리고 기다리던
드뎌 휴가를 댕겨왔다 아입니까?
지리산뱀사골로.
운도 좋지. 야영장에 자리도 금방 나고..
둥이는 돌탑을 쌓고 바위위에서 몸도 말리고
다이빙도 하고..
영감과 전 둘레길 산책도 하고..베리베리 굿입니다.
우리 휴가지까지 쫒아 온 영감 친구들.
덕분에 송어회도 얻어먹고
잘 놀다 왔심다.
돌아오는 날 이내 후회가 밀려오더이다.
그냥 계속 지리산에서 여름을 보내면 좋겠다.
휴가지에서 먹은 고추장찌개를 추억하며 얼큰한 고추장찌개도 끓여 먹습니다.
조..상 아시는 분?
지리산 뱀사골 야영장에 버리고 오신 분~~.
주었어요. 뱀사골 야영장에서 누군가 버리고 가셨드라구요.
일회용은 분명 아닐진데..ㅎㅎ
어제 둥이들은 이모집에 놀러가고
저랑 영감이랑 모처럼 오붓하게 밥상을 차려
tv 도 보면서 밥을 먹었네요.
그동안 먹고 싶었던 깻잎도 양념해서 조신하니 차곡차곡^
부추도 뜯어다가 겉절이해서
커다란 양푼이 가져다 결국은 비벼 먹었네요.
밥통을 아예 옆구리 끼고.
소주에 맥주를 마는지
맥주에 소주를 마는지..여튼 말아서 싹싹 비웠드래요.
그래도..말복 지나고 나니..좀 살 것 같애요.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네요.
저만 그런가요?
가을 공기 함 느껴 보세요.
오늘 아침에 찍은 저희 집 키다리 해바라기 사진이예요.
해바라기 꽃 함 볼라믄 허리를 뒤로 확 제끼고 봐야 해요.
어찌나 키가 큰지..ㅎ
드뎌 꽃이 폈네요.
그동안 키 키우느라 꽃을 안 피웠는지..영 꽃이 안 피드라구요.
제법 가을 하늘 빛이 나죠?
아니라구요?
휴가 댕겨온 담날.
세탁기 세 번 돌리고..
빨래는 보지 마시구요.
저 멀리 하늘 좀 보세요.
이 날부터 확실히 가을 느낌이 나기 시작했어요.
찬바람 불면 확 커버리는 수세미도 길쭉길쭉 합니다.
햇살 듬뿍 받은 다육이들은 통통하니 살이 오르고
일제히 하늘향해 꽃대를 올린 바질들.
부추밭에 내린 밤이슬 좀 보세요.
가을 맞죠?
여름엔 아침일찍 나가도 물기라곤 없더라구요.
토란도 방울방울 똑똑 떨어집니다.
사진을 영...못 찍는군요. 제가
고구마줄거리 따다가 저두 고추장넣고 조려봐야겠네요.
맛나보이더라구요.
요건 뭔지 아세요?
로메인상추에 꽃이 폈어요.
이쁘죠?
23일 처서 지나면 확실히 가을이..와 있을 겝니다.
애들도 개학을 맞을 것이고
저는 갈무리하느라..종종 거릴 테구요.
바빠서 겨울이나 되어야 뵐랑가?ㅎㅎ
오늘도 다 날아갈까봐 미리 복사해두고..저장 해야겠네요.
그럼..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