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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내가 미쳤지.. 한여름에 천연발효빵 굽기...ㅠㅠ

| 조회수 : 14,476 | 추천수 : 7
작성일 : 2013-08-08 13:11:47

포도를 보니....... 만들고 싶어져서 포도 한송이 들고와 발효액종을 만듭니다.

천연발효액종이란 자연발효로 만들어진 효모를 이용해 빵을 만드는 겁니다.

자연발효라 발효시간이 길어 반죽 숙성이 잘 되어 맛도 향도 참 좋습니다.........만,

만들기는 참 험난합니다.

천연발효액종 레시피는

포도 :  물의 비율을 1:1로 하고 

설탕을 포도무게의 약 10%정도 넣어 잘 녹여줍니다.

병의 윗면은 한지나 천으로 막아 공기는 통하게 해줍니다.

포도는 으깨서 넣어주면 발효가 훨씬 빨리 일어납니다.

하루정도 지나면 요로코롬 거품이 나는데

이렇게 되면 뚜겅을 비스듬히 놓아서 통풍이 쪼금 불편하게 해놓습니다.

효모는 공기가 잘 통하면 분해작용에 몰입하고

공기가 없으면 증식에 몰입합니다.

거품이 생긴다는 것은 효모가 활동을 시작했다는 뜻이고

이때 공기를 좀 막아주면 증식을 시작합니다.

아울러 술냄새도 솔솔....

날이 더워서 그런지 2일째,

이렇게 가득... 발효가 진행중입니다.

포도들이 윗면으로 떠오르고 있고,

수저를 넣어 막 섞어주면 이렇게 거품이 올라옵니다.

요렇게 된 상태서 1-2일 정도 더 발효를 시켜줍니다.

매일 저어서 표면에 떠오른 건더기들을 가라앉힙니다..

4일째 되는날..

앙금도 생기고 포도색도 많이 바랬습니다.

이제 액을 걸러줍니다.

더 놔두면 효모들이 점차 줄어들고 사멸하기 때문에

한창 발효될때 걸러줘야 합니다.

이렇게 액을 거른 후 설탕을 한스푼 넣어 잘 녹인 후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면서 사용합니다.

보통 일주일-10일정도 사용가능하다지만

시간이 지나면 발효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서둘러 사용하세요..

1-2일에 한번씩 설탕을 첨가해주심 좋습니다.

일부는 냉장고에 보관하고 일부는 이렇게 발효종을 만듭니다.

이것은 빵을 만들기 위한 밑반죽으로 효모증식을 위한 것입니다.

발효액, 밀가루, 물, 모두 동량을 섞어줍니다.

설탕 질끔, 소금 찔끔 넣어줍니다.

안넣어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룻밤 정도 놔둡니다.

중간 사진이 빠졌는데

하룻밤 정도 놔두면 뽀글뽀글 술냄새가 가득찬 마그마 같은 애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거품은 효모가 잘 증식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다시 동량의 밀가루를 섞어 줍니다..

반나절 정도 지나면 아래 사진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요걸 빵반죽에 이용합니다.

반죽에 넣는 양은 다양합니다..

전 보통 밀가루 양의 40%를 넣습니다.

나머지 물이나 소금, 설탕의 양은 밀가루 양에 맞춰 넣어주면 됩니다..

천연발효빵 발효통인 반느통을 살까 고민했는데

워낙 고가여서 매번 장바구닐 들락거렸는데

하나 장만해야 할까봐요...

일반 식빵틀에 광목을 깔고 발효시켰더니

한시간 만에 이렇게 통 위까지 부풀어 올랐지만

팬에 엎어놓으니................ 웬 외계생명체....ㅠㅠ

그래도 열심히 성형을 하고 칼집을 내서 굽습니다...!!!!

다른 것도 요렇게 성형해 놓고,

바게트도 모양잡아 놓습니다.

220도에서 20분 굽습니다.

스팀 팍팍 주면서..............

오호~ 괜찮게 나왓습니다..

크기가 장난 아니죠...ㅋㅋㅋ

사실.. 반죽하고 성형하기 귀찮아 한판에 다 구웠습니다....

더구나 반죽은 해놨는데

하필 오늘이 올해 최고 더운날이지 뭡니까~

반죽을 버릴 수도 없고 해서...... 그냥....ㅋㅋ

속은 어떨까요..

폭신거리는게 특유의 발효빵 질감입니다..

속에 부풀기도 괜찮게 되었네요..

원래는 이런 샌드위치를 원했던건데....ㅎㅎ

마요네즈를 바르고,

텃밭에서 딴 상추를 얹고,

불고기 볶은 것을 얹고,

텃밭에서 기른 오이로 만든 피클을 얹어.. 먹습니다...

뭐 먹을만하네요...

역쉬 한여름의 발효종을 만들면 기운이 빵빵~

사진엔 안보이지만 옆구리 터진 바게트들....ㅎㅎ

곱상하게 낸 격자무늰데 어느새 바둑판으로.........

남은 발효액종으로도 빵을 구워야 하는데

더버 죽겠어요....ㅠ

4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해피
    '13.8.8 1:46 PM

    와우~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천연발효액종이 이렇게 하는군요
    요리책보다 자세해서 좋아요
    한번 꼭 따라해볼께요...
    넣는 과일에 따라 맛도 다른 지 궁금..
    뭐가 젤 맛나나요??

  • remy
    '13.8.8 2:21 PM

    당도가 높고 향긋한 과일이 좋습니다.
    빵을 만들고 나면 과일의 향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데
    그래도 사과로 만든건 신맛이 나요...ㅎㅎ
    포도게 제일 잘 되고 맛있습니다.

  • 2. 아베끄차차
    '13.8.8 1:50 PM

    저도 발효빵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자세한 설명을 보니 엄두가 안나요..ㅎㅎㅎ
    저같은 게으름뱅이가 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네요..;;; 대단하세요~

  • remy
    '13.8.8 2:26 PM

    엄머, 게으르니까 하죠...ㅎㅎㅎ
    이건 발효 시간 맞출 필요 없고, 발효온도 그런 것도 필요없고,
    그냥 대충 상황만 봐서 다음 단계로 나가면 되요..
    그 단계를 넘어가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려요..
    대충 버무려(!) 놓고 다른 일 하면서 들여다봐서 2배로 부풀면
    그때 다시 버무리던가 모양 잡아 굽던가....ㅎㅎ
    빵이 주식이 아니니 많이 만들 필요가 없어서 그런거지
    많이 먹는 집이라면 하루 날잡아 만들고 냉동해놨다가 두고두고 꺼내 먹음 되요~

  • 3. gamcho1
    '13.8.8 2:44 PM

    포도로 천연발효액종 만들기 자세한설명 감사합니다

  • remy
    '13.8.8 7:55 PM

    포도, 밀가루만 있음 되요~~
    도전해보세요~

  • 4. 오후에
    '13.8.8 3:38 PM

    아~ 빵!!!

    언젠가 내 저 빵을 꼭 한번 구워보리라 다짐해봅니다..... 만

    그게 언제가 될지... ㅠ.ㅠ

    천연효모 발효빵, 그저 부러울 따름.
    게다가 게으르기 때문에 할 수 있다니 더 부러울 따름입니다. ㅎㅎ

  • remy
    '13.8.8 4:17 PM

    대충 발효시간이 12시간 혹은 24시간 입니다.
    해서.. 아침이나 저녁때 발효시작을 맞춰 놓으시면 담날 아침, 혹은 담날 이때쯤.. 이렇게 반죽하고
    성형하고 굽고.. 이게 됩니다..ㅎㅎㅎ

    통밀을 이용하면 식사대용으로 괜찮습니다..^^;;

  • 5. 혁이맘
    '13.8.8 3:49 PM

    제가 요즘 여기 꽂혔는데, 님만큼 부풀어오르진 않지만 그래도 부풀기는 하네요.
    그런데 떡진 빵을 만들었읍니다.
    궁금한 점은
    1. 보통 물은 몇 퍼센트 정도 섞으시나요?

    2. 저는 우리밀과 우리 통밀로 하는데 그래서 잘 안되는 걸까요?

    3. 반죽은 어떻게 하십니까? 어느정도 치대시는지 무반죽법으로 하시는지 등등

    4. 발효는 저온발효시키라고 하는데, 1차 발효 2차 발효 등등 어느 정도 하시는지요?

    5.발효종으로 만들수 있는 맛난 과자 레시피 있으시면 소개 부탁드려요. 책에서 본대로 해봤는데 질긴 고무같은 과자가 되어 버리네요.

    질문이 많아서 죄송해요^^;;

  • remy
    '13.8.8 4:24 PM

    1. 발효종을 이용해 빵 반죽을 할때 발효종 : 물 : 밀가루 비율이 1:2:3입니다..
    대충 이런 비율로 섞어요..... 대충...ㅎㅎㅎ

    2. 발효력은 밀가루 상관없이 됩니다..
    사진의 발효종은 중력을 썼고, 빵은 강력+통밀을 썼습니다.

    3. 안하는데요...ㅎㅎㅎ
    밀가루 섞을때 젓가락으로 휘휙.. 가루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반죽할때 통에서 끄집어 내서 주물럭거리며 성형해서 팬 위에 얹는게 전부예요.

    4. 그냥 실온서 해요..
    따로 보온 안하구요.
    스스로 알아서 부풀때까지 기다려요..

    5. 과자는 빵과는 다른 메카니즘을 갖고 있어요.
    발효종은 빵을 부풀리기 위한 것이지 밀가루를 위한 것이 아니거든요..
    뭐랄까.. 생긴거나 재료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요리라고 보심 되요.
    발효종은 빵만들때 넣는 "이스트"를 인공적인 아닌 자연적으로 만들어 쓰는 거에요.
    이스트가 들어가지 않는 베이킹엔 발효종이 쓸모가 없어요..

  • 6. 산타바바라
    '13.8.8 6:12 PM

    천연발효종..정성가득하네요

  • remy
    '13.8.8 7:52 PM

    정성이라기 보다는 기다림입니다.
    알아서 발효될때까지 기다림의 연속...ㅎㅎ

  • 7. 지니
    '13.8.8 6:19 PM

    첵사서 읽어봐도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더위가 한풀 꺽이면 저도 해보고 싶네요.

  • remy
    '13.8.8 7:53 PM

    자연발효가 잘 되려면 요즘처럼 더울때가 좋아요...^^;;
    반죽해서 그냥 실내에 놔둬도 부글부글 끓을정도니...

  • 8. onion
    '13.8.8 6:45 PM

    대단하세요.
    습하고 뜨겁고...딱 발효빵 만들 날씨구나 하면서도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맛있고 건강한 빵이네요.

  • remy
    '13.8.8 7:53 PM

    저두 날이 하두 더워서 했어요.
    근데 발효가 잘 되리란 생각까지만 하고
    오븐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은 미처...ㅠㅠ

  • 9. 오디헵뽕
    '13.8.8 7:51 PM

    와... 저도 해보고싶어요. 근데 지금 시작하면 찬바람 날때나 먹겠다는^^. 정말 인내의 빵이네요.

  • remy
    '13.8.8 7:54 PM

    다른 발효식품처럼 알아서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는게 일이예요..
    포도 앉혀서 빵까지 만들어지는데 평균 일주일에서 열흘은 걸리죠...ㅋ

  • 10. 프링지
    '13.8.8 9:08 PM

    능력자세요!
    천연 발효종 빵이 왜 비싼지 깨닫고 갑니다!!!

  • remy
    '13.8.9 7:11 AM

    재료가 비싼게 뭐가 있나요..
    시간이 문제지...^^;;

  • 11. 곰3마리제주에
    '13.8.8 9:24 PM

    이 더운 날 오븐 돌리시느라 힘드셨겠어요
    그치만 다 너무 맛나보이네요 대박

    오븐은 어떤 거 쓰시나요? 어떤 제픔을 써야 이런 빵이 가능해지는지 좀 알려주세요~~~

  • remy
    '13.8.9 7:11 AM

    위즈웰 26리터입니다.
    아주 저렴이예요...^^;;

  • 12. 랄라돌체
    '13.8.8 10:34 PM

    정말 대단하셔요..
    전 건포도 발효종 두번 키우다가 다 버렸어요 ㅠㅠ

    날 좀 선선해지면 저도 포도 사다가 해봐야겠네요
    스크랩 해둘께용 ^^*

  • remy
    '13.8.9 7:12 AM

    요즘 날씨가 딱~ 인데....(혼자 당할 수 없다..!!!)

    요즘엔 3-4일이면 빵까지 나오는데....ㅋㅋ

  • 13. 함지골
    '13.8.9 12:31 PM

    발효빵에 대한 질문은 아니구요.

    담은지 한 달 조금 더 되어 매실-또! 하고 지겨워 하실까봐 살짝 걱정...- 을 걸렀는데,노르스름한 거품이 제법 많이 생기네요.(황매실로 담아서 그럴까요?) 저으면 흰 거품이 되고...
    이거, 처음 담을 때처럼 한지로 막아두었는데, 한지 대신 제 뚜껑을 덮어서 공기를 차단시키는게 나을까요?


    담은 그릇은 옹기,설탕량은 75 % 언저리로 했습니다.

  • remy
    '13.8.9 1:52 PM

    황매로 담아서 그래요.
    노르스름한건 떠내세요.
    뜰채로 떠내면 됩니다.
    떠내고 나면 몇번 저어주세요..
    몇일지나면 없어집니다.
    거품이 거의 안생기면 그때 밀봉하세요..
    아직 거품이 나오는 것은 발효중이란 거예요..

  • 14. 함지골
    '13.8.9 2:27 PM

    감사.^^

  • 15. 화안
    '13.8.10 7:24 AM

    덥긴 하지만
    저리 맛있는 빵을 얻기 위해선
    땀이 필요하긴 하지요~^^
    빵이 문득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 remy
    '13.8.10 8:05 PM

    손바닥만한 방에서 오븐을 돌려야 하는게 고역이죠..ㅎㅎ

  • 16. 녹차나무
    '13.8.10 3:44 PM

    세상에,.. 진짜 감탄했어요 저 빵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 remy
    '13.8.10 8:06 PM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17. 빨간초코
    '13.8.10 11:39 PM

    우왕~^^ㅎㅎ

    정말 감탄입니다.

    저장합니다.

    발효빵 맛을 느끼고 싶네요^^

  • remy
    '13.8.13 9:35 AM

    맛있게 드세요~

  • 18. 꽁이 엄마
    '13.8.12 3:40 PM

    이런 빵을 직접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경이롭습니다.
    대단하세요

  • remy
    '13.8.13 8:41 AM

    감사합니다~

  • 19. 이기연
    '13.8.13 3:19 AM

    발효종 빵 너무너무 궁금했어요. 정말 자세히 설명해주셨는데 감사하네요^^
    근데 포도 발효시킬때 물과 포도의 비율이 1:1 이라고 하셨는데 부피이가요? 무게인가요?
    딴건 다 알겠는데 그 부분이 아리송하네요;;
    좋은 게시물 잘보고 갑니당~~ 도움 많이 되었어요^^

  • remy
    '13.8.13 8:42 AM

    무게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연발효를 하실때는 비율이나 무게에 그렇게 예민하지 않으셔도 되요.
    저도 처음에 배울땐 그렇게 했는데요
    지금은 대충 수저로 듬뿍듬뿍...ㅎㅎㅎ

    애네들도 살아있는 애들이니 유통성이 있나봐요....ㅋ

  • 20. 케롤
    '13.8.13 3:24 AM

    remy님 따라 발효종 만들고 있는데
    금요일 밤에 만들어서 오늘이 3일째인데 열어보니까 하얀 곰팡인가? 그런것이 거품과 함께 있는데요..
    잘못된것은 아닌지요?
    버리고 다시해야 하나.. 잘 모르겠어요ㅜㅜ
    발효빵만들어보려고 벼르고 벼르다가 시작해봤어요

  • remy
    '13.8.13 8:43 AM

    잘 저어서 설탕을 녹여주고
    위로 올라온 애들은 자주 흔들어서 가라앉혀주셔야 해요~

  • 21. 윤주
    '13.8.14 3:50 PM

    사진 설명 고맙습니다..
    포도 아니고 다른것도 할수 있을까요.

  • remy
    '13.8.15 7:13 AM

    네, 할수는 있는데요
    천연효모가 과일중엔 포도에 제일 많아서 제일 잘되요.
    그래서 포도를 이용한 발효식품이 발달된거죠.. 와인..!!

    사과도 되고, 토마토도 되고 하는데
    발효후에 신맛이 없고 적당한 향이 있는 건 포도예요..
    생포도가 없으면 건포도도 가능해요.
    대신 건포도로 할때는 물을 포도의 2배를 넣어줘요..

  • 22. 러브미
    '13.8.25 11:44 PM

    매일 비싼 돈 주고 사다 먹는 제가 부끄럽네요.
    귀찮다는 이유로 몇년째 발효빵은 안하고 있었는데..솜씨 좋으세요~!

  • 23. 드넓은초원
    '13.10.1 10:23 PM

    우와~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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