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기전에-
오늘 포스팅은 제가 블로그에 쓴 글입니다.
아래 프리스카님 글을 보다가 정말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라고 올려봅니다.
저 역시 만물상을 직접 보고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을
실험삼아 해 본 것이고..가감없이 제 느낌을 적은 글입니다.
제 개인적인 공간에서 쓴 글이라 좀...불편하신 대목도 있을 것이고
말도 짧습니다.
전..일기쓰듯이 기록하는 편이라..이해해 주시고요.
다시 쓰려니..너무 길어서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퍼 왔습니다.
되도록이면 만물상 맹여사님 방법을 그래도 해 보려고 했습니다.
왜냐면 그 분이 오랜동안 해 오신 방법이고
그 과정에 시행착오도 있으셨을테고 더 많이 연구하셨을테니까.
제 글이 원래도 길긴 했지만..이번 글도 좀 깁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읽어주시면 ..
********************************
참고로 오늘 포스팅은 좀 길다.
시간 없으신 분들은 패스~~
지난 여름 tv조선 만물상을 보다가
고추장 된장 만드는 것에 확 꽂혀서.
내가 이 고추장 된장에 눈길이 갔던 데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나만 그런가?
살림을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된장을 시어머님꺼 얻어다 먹었다.
우리 엄니 성격이야 완전 한 깔끔 하시니까 내가 더 믿는 구석이 있었고.
엄니가 주시는 된장이 맛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우리 친정엄마 된장은 맛은 있는데..
울 엄마가..내 기준으로 그리 깔끔치 못해.
그래서 시엄니 된장을 더 선호한 이유기도 하다.
그렇게 믿고 먹던 된장에 어느 날..정체모를 (아니..모르긴 뭘 몰라. 알지)
구더기 알. 시커먼 구더기 알이 나왔던거다.
단지를 보지는 않았지만 알이 있으면..그 녀석들도 분명 있었을 터.
그때부터 엄니 된장을 맘 놓고 먹지 못했다.
눈을 까뒤집어가며 헤치고 또 헤치고
체에 걸러서 찌개를 끓이곤 했다.
어느 날.
시댁가서도 체에 받쳐 된장 끓이다가 엄니께 딱 걸렸다.
"거기 뭐 있간디..걸러서 죄 버리냐?"
차마..구더기 알 나올까봐 그런다는 소리는 못하고...
이게 나만의 고민인가?
내가 된장을 담근지 두 해가 되었다.
첫 해에는 정말 얼마나 조바심을 내었는지 말도 못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겠냐는 속담도 있지만
나는 정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구겠드라.
첫해에 된장을 담궈놓고 비닐을 한 겹 깔고
그 위에 엄청난 두께의 소금을 깔아놨다.
그 효과인지 나름 신경을 써서인지..구더기 하나 없이 올해까지 그 된장을 먹었으니
첫 된장치고는 성공한겨.
된장맛은 내겐...둘째여.
된장은 그저 손꾸락으로 쿡 찍어 먹어도 암시롱 안케 ...그래야 하는거여.
그리고 올 봄.
이젠 자신만만 어깨에 힘 좀 주고
된장을 또 담궜지.
여름에 비가 참...징그럽게 내렸나부다.
덥기도 엄청 더웠지.
어디서 뭘 잘못했는지..소금을 너무 얇게 깔았나?
가끔 뚜껑을 열어서 볕을 쏘인다는게..그때 파리가 들어갔나?
잘 발효되던 그 녀석에게 일이 터졌다.
가을쯤..작년 된장이 거진 바닥을 보일 즈음에
곧 개봉할 그 녀석이 잘 있나 안부확인차 들렀다가
기절초풍.
장독뚜껑 깨뜨릴 뻔 했다.
소리소리 질렀더니 울 영감 뛰쳐나오고
결국 영감이 위에 살살 걷어내서 깨끗이 만들어줬다.
나는 그 단지만 봐도 무서워서 슬슬 돌아다닐 정도였지.
솔직히 고백하자믄...아직까지도 그 된장 항아리를 열어보지 못하고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작년 된장이 생각보다 꽤 여유가 있었던가?
지금껏 먹고 있는데..500그람이나 남았을라나?
고거 다 먹고 새 된장을 먹을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쫄아든다.
요즘도 영감시켜서 가끔 안부만 확인하는데..
그럴때는 정말 내가 새가슴이 맞나보다 싶어.
더구나..올해는 울 엄니 평생에 첨이라는 고추장 사건도 터졌다.
올해...장들의 수난시대구나.
작년가을 엄니집에서 고추장 만드는 거 옆에서 거들기만 하다가
한 단지를 얻어다 놨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시작되면서 고추장 단지 닦아주려고 가보면
위에가 시커멓게 물컹거리며 부글부글 끓는다.
싹 걷어내고 말끔하게 토닥거려서 놓고
한 달쯤 지나 또 보면 또 그렇다.
결국은 고추장을 김치통에 몽땅 옮겨서 김치냉장고로 옮겼다.
여름에 엄니집에 갔다가 그 얘기를 했다.
"엄니 고추장은 괜찮아요? 내가 뭘 잘못했나? 고추장이 그래요.."
했더니.
울 엄니.."내 평생 그런 꼬라지는 살다살다 첨 본다.
고추장 다 끓어서 하나도 못 먹고
한 단지 다 버렸다."
그러면서 날씨탓인가? 혀를 끌끌 차시더라.
덕분에 울 작은형님은 고추장 퍼 가려고 하다가
고추장도 못 가져가시고.
난..다행히 냉장고에 옮겨놓은것을 ..너무 잘했다고 혼자 다행으로 여기면서.
내가 만물상 고추장 된장에 꽂힌것은..발효과정에서
너무 신경을 써서..혈압에 쓰러지겠다는 거.
고추장은 단지에 오래두면 윗부분이 딱딱하게 굳어진다.
수시로 위아래 섞어주어 말캉거리는 정도를 유지시켜줘야 한다.
똥파리 낄까봐 단지를 신주단지 모시듯 해야 한다는 말씀.
그래도 올해처럼..엄니 생전에 첨 이라는 일도 생기기도 하고.
된장은 머..말로 할 것도 없다.
된장이 잘 숙성되기만 한다면야..머가 걱정이겄는가?
그 과정이 너무나 고되다.
그래서..고추장 된장을 발효과정이 따로 필요없게 만든다는 방법에 솔깃.
내가 드디어 그 고추장 된장을 만들어 볼 수 있겠다.
콩을 삶아 청국장을 띄우고
다시 건조시킨 콩.
건조기에서 꼬박 하루동안 60도 온도로 말렸다.
과자처럼 바삭거려서 자꾸 집어먹게 된다.
몽땅 들고..어제 방앗간에 가져가 빻아왔다.
고추장용으로 곱게 빻아달라고 했다.
삯은 3천원.
3.5kg 쯤 나오는 것 같드라.
아줌니가 500원 깍아주셨다.
껌 사 먹어야지..ㅎ
고운 고추장을 만들겠다고 고놈을 또 체에 곱게 쳤다.
250그람.
엄니가 고추장용으로 10근을 따로 빻아주시드라.
지난달에 받아다 미리 챙겨놨지.
고춧가루도 체에 한번 더 쳐주고.
가루 날려서 제채기를 연신 해 가면서..ㅎ
아주 곱다.
고춧가루 500그람.
섞어준다.
올해 거른 고추효소다.
고추효소는 매실효소에 비하면 색이 연하다.
뚜껑을 열면 매운내가 확~~~끼친다.
절로 고개를 뒤로 제끼게 되는..ㅎ
그 고추효소 1리터.
그리고..사진이 없네.
만물상에서는 멸치액젓 1리터를 넣으라고 했는데
김장한다고 대량으로 사 놓은 까나리액젓이 많이 남아서
까나리액젓으로 1리터를 넣었다.
거기서 거기겠지.
첨엔 너무 묽지 않은가? 싶어 걱정을 디기 했디만
점점 딱 알맞은 농도의 고추장이 되드라.
팔이 아파서..팔 힘 좋은 영감이 잘 섞어주고.
모두들 찍어먹어보고...신기하게도 고추장이다.
고춧가룬데 당연히 고추장이겠지.
것도 아주 맛있는 고추장이다.
대박이다.
영감이 계모임 놀러갔다가 먹다 남은 부식들을 집으로 싣고 왔드라.
그 안에 반도 더 남은 고추장이 있어서..그 놈이 아주 쪼금 남아 있었다.
그 순창고추장을 찍어먹어보고
내가 만든 고추장을 찍어먹어보고.
확실한 것은 순창고추장이 엄청 달다.
두 개를 비교해서 먹어보니 그 차이가 확~~ 나드라.
뒤를 까 봤더니 물엿과 올리고당과 쌀과 찹쌀과
거기에 눈에 띄는 것은.. 중국산 고추양념. 고춧가루.천일염.마늘.양파.
천일염도 중국산여?
하여간 몰겠고..달다는 것.
그 고추장통을 깨끗이 비워내고(아주 조금 남아있었다)
그 통에 내가 만든 고추장을 담았다.
엄니꺼.
엄니한테 가져다 드리고..맛을 보시라고 할라고.
되게 많아 보이드만 내가 만든 거 딱 한 통 나온다.
통 무게 제하고 2.8kg
원래 순창고추장 2.8kg짜리 통에 맞춤으로 딱 맞다.
청국장가루 250g + 고춧가루 500g + 고추효소 1리터 + 까나리액젓 1리터
를 섞으니 2.8kg의 고추장이 만들어졌다.
순창고추장 가격을 검색해보니 젤 싼게 25,400원.
내 원가는?
모리겠다.
90%가 내 땀과 엄니의 노고와
햇살과 비와 전기세와 수도세 가스비..정도.
그 고추장으로 즉석 저녁반찬 메뉴가 정해졌다.
아이들도 영감도 신기하다고..맛있다고 하니.
너무 주관적이라 믿을수가 없다.
며칠 전 사다 쟁인 쭈꾸미볶음을 해 보자.
만물상서도 시간이 좀 지나야 고추장색이 뻘겋게 나온다고 하더니
색은 역시..며칠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고추장의 검붉다 싶은 색감은 아닌 듯.
맛은...대박이다.
아주 괜찮은 고추장이다.
까나리액젓의 향이 너무 강할까봐 은근 걱정했는데 기우였고.
쭈꾸미 볶음은 없어서 못 먹을 만큼 국물까지 삭삭 긇어 비벼 먹었다.
저녁을 먹고
하는김에 된장도 해 보자고..덤볐다.
만물상에서는 된장에 대추효소가 들어가는데 대추효소가 없으니 쪼금 걱정이되었다.
그래서..양을 반으로 줄여 청국장가루 250그람을 넣고..체에 거르지 않았다.
된장이야 좀 거친것도 상관없으니.
고춧가루 체에 친 통을 그냥 썼더니 군데군데 고춧가루가 좀 묻어있다.
그리고..역시 까나리액젓을 500ml 넣고
대추효소가 없는데..오만 효소들 죄 꺼내어 맛을 보니
대추와 가장 비슷한 맛을 내고
신 맛이 적은 거.
보리수효소가 아주 아주 비슷한 맛이다.
대추로 만들어도 딱 그 맛이다 싶게..신 맛이 없이 달고
향도 비슷했따.
만물상을 내가 여러번 돌려보기 했는데도 대추효소의 양이 나오지 않드라.
그래서..400ml를 넣어봤다.
지금도...왜 된장에 단맛나는 대추효소를 넣는지는 좀 의문이다.
된장이란 놈은 원래가 콩과 소금뿐인데 말이다.
오래오래 저어도 묽다.
이건 아니다.
청국장가루를 100그람 더 넣었다.
이제야 뻑뻑해진다.
꼭 땅콩버터 같은..농도다.
느낌도 그렇고.
아이들도 남편도......뭣보다 나도.
오묘한 맛이다.
그냥 막 찍어먹고 자꾸 먹고 싶은 된장이다.
늘 먹어오던 된장과는 확연히 다른 맛이긴 하다.
진짜 비슷하다면 미소된장과 비슷한 맛이긴 하다.
뒷맛이 달다.
담에 효소를 더 줄여야겠다.
쌈장으로 그냥 써도 딱 좋을 만큼.
고추장에 놀랬는데
이 된장은 확실히 재래식 된장과는 다르지만..자꾸 끌리는 맛이긴 하다.
고추장을 한 통 더 만들었다.
된장도 빈 병에 담고.
고추장 한 통은 엄니꺼.
한 통은 내꺼.
된장 한 병.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겠다.
아침이 되니 고추장은 어제보다 훨씬 곱고 붉어진 느낌이다.
오늘 아침.
영감 아침밥상에 어제 만든 된장으로 두부된장찌개를 끓였다.
역시나 물이 좀 많다.
또 잔소리 좀 하겠군.
싹 비웠다.
먼놈의 식성이 그리 좋은지.
남들은 아침에 입이 깔깔해서 밥도 못 먹는다는디
밥에 슥슥 비벼서 참 맛있게도 먹드라.
그 오묘한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는 첫 느낌은 ..조금 달다.
남편은 괜찮다고 하고 내게 단맛이 느껴진다.
내가 효소를 넣는것에 의문을 품어 그런가 달긴 확실히 달다.
그렇지만 불쾌한 단맛이 아니라...된장인데? 라는 생각 때문이다.
딱 고만큼 달다.
첨 끓기 시작할때는 청국장끓이는 비슷한 냄새가 나드라.
이젠 된장을 끓여 먹어도 청국장을 끓여 먹는 효과를 낼 수 있겠다.
그런데...막상 다 끓이고 보니 청국장향은 모르겠다.
된장의 양도 평소와 똑같이 넣었다.
계량스푼으로 한 스푼.
다른게 또 있다면..색이 부드럽고 연하다는 것.
물에 아주 잘 풀린다는 것.
색이 연해서 첨엔..좀 그렇긴 했는데 끓으면서 보니..것두 잘 모르겠다.
지금 사진으로 보니..진한 묵은된장 색은 확실히 아니다.
된장은..계속 이 방법으로 담궈야 할지 아직 ..고민 중이다.
어린 아이들 있는 집에서는 아주 환영받을 만한 맛은 확실하다.
그러나, 토종 입맛인 울 영감이나 내게..
어느날 재래식 된장맛이 그립다 느끼게 만들 것 같기도 하다.
가끔은 청국장향이 그리워서 먹으면 그것도 괜찮긴 하겠다 싶고.
시래기를 삶아서 바닥바닥 치대어 국을 함 끓여봐야겠다.
된장은...좀 더 고민 좀 하고.
쌈장은....머 말할것도 없이 너무너무 맛있겠다.
사실..된장으로 그냥 쌈장 해도 될 만큼 맛있다.
자꾸 먹고싶어지는 맛.
고소함이 있다.
왜 그런지...뒷맛이 아주 고소하다.
이상 가감없는 그대로의 표현이라고 쓰지만..
너무 흥분해서..좋게만 썼나? 싶은 느낌도 살짝 들고.
아......이걸 어찌 말루 표현하누.
아무나 붙잡고 맛을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 여기저기 검증을 좀 받아봐야 할 것 같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