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여름 방학 시작한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았죠?
명왕성은 여름 방학이 무척 일찍 시작되어서 곧 새 학년 개학일이 옵니다 ㅠ.ㅠ
개학하기 전에 마지막 여름 방학 모먼트를 즐기기 위해서 저희 가족은 놀이공원엘 다녀왔어요.
편도 네 시간만 운전하면 되는 거리에 여러 가지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는 공원이 있어요.
네, 명왕성에서는 놀이공원 한 번 구경하려면 2박 3일 호텔 잡고 왕복 여덟시간을 운전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명왕성이 명왕성인 이유죠.
공원 이름이 부쉬가든인데, 가든이라 그런지 넓은 공원 안 곳곳에 나무와 예쁜 화초를 많이 심어두어서 보기에도 즐겁고 더운 날씨에 야외활동을 하는 것도 힘들지 않았어요.
공원에서 걷다가 떨어진 꽃잎이 하수구 뚜껑을 예쁘게 장식하고 있는 걸 봤어요.
저희 아이들은 이제 2주후면 중3과 고3이 되는 나이라, 회전목마나 티컵 같은 애기들 놀이기구는 쳐다도 안보고 완전 스릴 넘치는 롤러코스터만 골라서 열 두 가지 기구를 이틀에 걸쳐 스무 번 이상 탔어요.
지들끼리 지도를 찾아보고 길을 찾아가서 엄마나 아빠가 함께 타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타고 또 타고...
애들이 가장 좋아했던 이 놀이기구는 무려 세 번이나 탔어요 ㅎㅎㅎ
저는 첫 날은 아이들과 함께 놀이기구를 탔지만 다음 날은 힘들어서 아이들이 타는 동안 남편과 함께 가방 지킴이가 되어 벤치에서 쉬었어요.
꼬맹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 아주 많았는데 땀을 뻘뻘 흘리며 아기용품이 가득 든 가방을 매고 웨건을 끌고 가는 부모들, 화장실에서 아이들 기저귀를 갈고 있는 부모들, 떼쓰는 아이를 달래거나 야단치는 부모들을 볼 때 마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쓰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어요.
코난군이 10년 전에 여기를 왔더라면 장난감 가게와 인형 가게를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떼쓰는 아이를 달래다가 결국 한 개는 사주어야 했을것이고, 둘리양이 5년 전에 여길 왔더라면 엄마 없이는 놀이기구도 안타고 화장실도 혼자 못갔겠죠.
그래서 저는 흰머리가 늘고 배둘레햄이 풍성해진 지금이 옛날보다 훨씬 더 행복해요 :-)
이 놀이공원에는 무제한 식사권을 팔기도 했는데 그게 참 좋았어요.
놀이공원이 넓어서 한 번 주차를 하고 입장을 하면 식사를 위해 다시 공원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것은 엄청난 시간 낭비가 되기 때문에 공원 안에 있는 식당에서 사먹게 되죠.
한식은 없지만 :-) 영국마을 독일마을 프랑스마을 등등의 구역마다 여러 가지 식당이 있어서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어요.
무제한 식사권을 사면 한 끼를 사먹을 정도의 금액으로 90분 마다 모든 식당에서 음료와 디저트 포함 식사를 할 수 있더라구요.
영국 마을에서 먹었던 피쉬 앤 칩스
디저트나 사이드 메뉴 한 개도 식사권에 포함되는데 더운 날씨 수분 보충 하려고 과일을 골랐어요.
바베큐를 먹기도 했고...
샌드위치도 먹고...
독일 마을의 소세지와 초콜렛 케익도 맛있었어요.
컴퓨터 사진첩을 뒤져보니 예전에 만들었던 디죵 치킨 핏자가 있네요.
하니 디죵 머스터드에 닭가슴살을 한 시간 정도 재워두었다가 후라이팬에 구워요.
양파는 얇게 썰어 소금 후추와 함께 볶아놓고
시금치는 뜨거운 물을 끼얹어서 숨만 죽여두어요.
한국의 시금치와 달리 잎이 너무 연해서 데치면 곤죽이 되어 버리거든요.
핏자 소스와 하니 디죵 머스타드를 도우에 바르고 시금치와 양파를 얹고,
모짜렐라 치즈를 얹고 맨 위에 구운 닭고기를 잘게 썰어 올리고 오븐에 구워요.
사먹는 핏자보다 저렴하지만 훨씬 더 신선하고 맛있어서 좋았어요.
하지만 이제 곧 새학년이 시작되면 바빠서 또 해먹을 시간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어요 :-)
그래도 음식 사진이 모이면 또 올께요.
더운 여름 건강하게 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