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장보는거 좋아해요..
요즘은 인터넷으로 자주 구경 해요. 바닷고기가 주요 품목이죠.
어떤 생선이 제철이고 싼가..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횟감으로 자주 나오는 민어인데 안먹어봐서 궁금한데 늘 비싸더라구요. 선뜻 사기가 힘든..ㅎㅎ
언제 먹어보겠노 하다가.. 2월 들어 가격이 좀 내리더니 설연휴 전에 굉장히 쌌어요(여름에 비싸고 2-3월에 저렴해요)
잽싸게 4키로 민어 한 마리 주문 했습니다.
민어껍질이 아름답진 않으니까 일단 회부터..ㅎㅎ
먹는 부분이 다양하죠~ 민어는 못먹는 부분이 없다고 하네요(버리는건 쓸개 정도?)
포뜨기 한 상태인데 진짜 크죠?
민어는 부위별로 찍어먹는 양념장이 달라요. 초고추장, 쌈장, 와사비간장, 참기름장 준비.
쌈채소와 고추, 풋마늘대도 준비하고 이제 회를 썹니다.
민어는 살이 연하다고 했는데 적당한 찰기와 부드러움이 먹기 좋아요.
민어는 특이하게도 부레를 먹어요. 반으로 갈라 뭉친 피를 제거하고 질긴 막도 제거했어요.
민어 부레를 먹으면 민어 한마리 다 먹는다는 말이 있거든요.
그만큼 매력적인 부위. 생으로 맛을 보니 질긴것이 무슨 맛인지 모르겠어요 ㅋㅋㅋ
풍선껌의 식감이라는데 너무 안씹혀서 그냥 데쳤어요.
꼬들한게 정말 맛있네요. 민어 부레가 이런 맛이군요!!
간은 데쳤는데 쓸개가 터져서 쓴맛에 못먹겠더라구요. 싱싱한건 생으로 먹고 양념에 졸여서 먹기도 합니다.
껍질이 붙은 뱃살은 뜨거운 물을 부어 마쓰가와 했어요. 숫치가 아니였는지 갯무래기가 없었는데 맛을 못본게 안타깝네요;
(마쓰가와는 껍질에 뜨거운 물을 부어 껍질만 익히고 재빨리 얼음물에 담그는거에요)
민어 껍질은 끓는 물에 3초만 데칩니다.
처음에는 모양도 좀 그렇더니 맛을 보니 민어껍질이 아름다워 보여요..ㅎㅎ
참기름장에 찍어서 먹으면... 어쩜 이렇게 맛있지!
민어살보다 부레, 껍질이 더 좋네요.
민어 지느러미~
이건 어디에 쓰는지 검색해보니 다져서 민어 뼈다짐을 만드네요.
꼬릿살도 섞었어요.
다지다가 힘들어서 푸드프로세서에 갈았습니다. 양파, 풋마늘대도 잘게 다지고..
고춧가루, 된장, 참기름, 통깨, 마늘, 땡초, 액젓, 오미자효소로 양념 했어요.
씹는 재미도 있고 짜지 않은 젓갈 같은데 이건 이틀정도 숙성해야 맛있다고 합니다.
깻잎에 싸먹고
민어초밥 만들다가 밥이 남아서 초밥 양념한 밥 위에 올리니까 더 맛있네요.
민어초밥도 부드러운게 정말 맛있어요. 민어살이 연핑크라 보기도 좋죠?
이렇게 먹고도 남은 회는 회덮밥으로 변신~
두툼한 민어등살을 잘라내어
전에 맞는 크기로 잘라내고 소금, 후추를 뿌립니다.
흑후추밖에 없어서 생략할 생각이였는데 머리보다 손이 더 빨랐어요;; 백후추를 사용하면 깔끔하겠죠.
밀가루, 계란물을 입혀 생선전의 최고봉이라는 민어전을 만들었어요.
계란물을 전란 2개, 노른자 1개.. 노른자가 더 들어가야 색감이 예뻐요.
예쁘고 맛도 좋고~ 동태전을 싫어해서 흰살생선전에 기대가 없었는데 민어전은 참 맛있네요 ^^
부레요리를 찾다가.. 시소와 튀긴게 있더라구요.
그래서 해봤는데 기름온도가 안맞아서 그랬는지 어땠는지 부레튀김은 기름을 먹어서 너무나 느끼했어요 ㅠㅠ
민어껍질 튀김은 좋아요 >.<
위에 고운 소금을 뿌리면 술안주로 좋겠다 싶어요.
민어 한 마리 코스의 마지막..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죠 ㅋㅋ
민어요리 중에서 최고로 맛있었던 국물요리 입니다.
저의 민어 선호도는 민어곰탕 > 민어회(살보다 부속물) > 민어전 순...
이게 정석이라고는 못하겠지만 곰탕을 자세히 포스팅하니 드실기회가 있으면 참고 하세요 ^^
민어곰탕(국물을 보면 민어지리보다 곰탕이라는 말이 더 어울려요)에는 이것저것 넣지 않고.. 최소한의 재료로 순수한 맛을 냅니다.
맛있는 겨울무를 큼직하게 썰어 민어머리, 뼈와 함께 넣어
물을 붓고 센불에서 끓이다가 불을 줄여 1시간-2시간 푹 고아요.
뼈를 건져내어 살을 발라내고
뼈를 따로 간추려서
물을 붓고 또 1시간 이상 고읍니다. 정말 곰국처럼 뽀얀 국물이 나와요 +.+
처음에 고은 국물은 농도가 아주 짙어서 굳으니 젤라틴 때문에 국물이 탱글탱글~ 이게 보약이다 싶은 ㅋㅋ
농도가 너무 짙어서 뼈만 고은 국물을 섞어서 민어곰탕을 완성 합니다.
쑥갓과 대파를 준비하고
다진마늘 한수저 가득~
대파는 먹기 전에 넣고, 쑥갓은 그릇에 담고 위에 올립니다.
정말 보드러운 민어살에 구수한 국물.. 보약 한대접~^^
껍질을 벗기면서 꼬릿살이 많이 떨어져나와 따로 뒀는데 뒤늦게 발견하고 뭘할까 하다가 민어완자도 만들었어요.
데친양배추와 깻잎을 다져서 넣으니 겨우 완자 5개 분량 ㅋㅋ
민어살, 데친양배추, 깻잎, 소금, 밀가루 소량을 넣어 끈기가 생기게 치대어 완자를 빚습니다.
밀가루에 굴려
끓는 물에 익혔어요.
예쁘죠 ^^
사실 민어완자탕은 비주얼을 살리기 위해 젤리같은 국물을 희석해서 만들어 깊은맛은 부족해요.
비오고 쌀쌀했던 저녁.. 딱 아프겠다 싶었는데 남은 국물에 찬밥 한덩이 넣고
보글보글 끓여 고추장, 된장으로 간한 간편 어죽.
풀어진 민어살도 부드럽고 따뜻하니 술술 넘어 갑니다.
이거 먹고 따뜻하게 잤더니 몸살기도 뚝 떨어져 나갔어요.
민어로 반찬걱정 없었던 일주일.. 손님초대도 민어 한 마리면 최고의 대접이겠죠 ^^
민어는 여름 보양식이라고 하지만 먹어보니 사계절 다 좋겠어요.
저렴한 계절에 드셔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