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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나는 왜 농사를 짓는가.

| 조회수 : 12,116 | 추천수 : 9
작성일 : 2013-02-21 05:52:47
여러 매체에서 질문을 할 때면 항상 제일 먼저 묻는 것이 '왜 농사를 지으시나요?' 입니다.
그 이야기는 사실 깊고 복잡한 이야기가 있어서 제일 답하기 어렵습니다.
묻는 사람들은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답을 원하는데 그런 답을 할 수가 없어서요.
이제 봄이 되면 밭으로 가고 싶은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간만에 긴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제가 도시농부가 된 것은 올해로 11년째가 됩니다.
수많은 취미를 거친 저지만, 이 텃밭농사가 이렇게나 오래 계속될줄은 11년전에는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저를 변화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말하려고 합니다.

제가 주말농장을 시작한지 몇년째 되어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나는 왜 농사를 짓는 걸까?"
라는 아주 근본적인 질문에 빠진 거죠.

많은 분들이 오해 내지는 착각을 합니다.
바로 '유기농채소'를 먹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짓는다고요.
그러나 저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목적이라면 이렇게 비싼 돈을 들여 인건비도 안나오는 소규모의 농사를 지을 필요가
전혀 없으니까요.
저는, 그런 분들에게는 믿을만한 유기농매장이 지역마다 있으니 그곳을 이용하는 것이 
농부들을 돕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왜 농사를 짓는 것일까요?



제가 강의를 할 때마다 자주 인용하는 영화가 한 편 있습니다.
'김씨 표류기'입니다.
오래전에 개봉했는데 그때 코메디영화로 인식되었던지 웃자고 들어갔다가 영 웃기 힘든
내용이라 김새서 흥행이 별로였다고들 하더군요.
내용은 사실 코메디와는 거리가 멉니다.

이 영화 속에 내가 있습니다.
저는 먹는 것에 관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평생에 맛집 찾아가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습니다.
그러니 요리에 관심 있을리 만무합니다. 지금도 요리에 그닥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 동네에 맛집이 있어도 아마 안 갈 사람이 저일 겁니다.
요리에 정성을 들이고 시간을 들이는 것이 너무 귀찮고 하찮다고 생각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내가 음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채소'를 기른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죠.
그런 내가 유기농을 따져서 농사를 지을 일은 전혀 없는 겁니다.


이 영화 주인공 '김씨'는 직장에서 해고되고 카드빚 독촉에 쫓기고, 애인에게 차이고
그야말로 바닥까지 떨어져서 한강에 투신합니다.
그리고 한강 한 가운데 밤섬에서 눈을 뜹니다. 


처음에 그는 자살하려고 목을 매려고도 해봤지만 그것도 실패합니다.


그리고 자포자기하고 그 섬에 그저 눌러앉습니다.


도시 한복판에 있지만 그는 무인도에 고립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 잘 사는 것 같고 자신만 낙오된 것처럼 절망스럽습니다.
이때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영화는 소설이 아니라, 주인공의 마음 속이 자막으로 나오는 건 아니지만 
저는 그가 이런 생각을 했을 거 같습니다.

내가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내 삶을 다시 바로 잡으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 걸까?


밤섬에 떠내려온 쓰레기더미에서 짜장라면 봉지를 줍습니다.


그 안에는 사용하지 않은 짜장스프가 있었습니다.
그 스프에서 그는 뭔가를 봅니다.
'희망소비자가격'에서 그는 "희망"이라는 글자만을 봅니다.

네. 그는 이 짜장스프에서 '희망'을 찾습니다. 
희망을 발견합니다.


짜장면을 먹기로 결심하고 그는 땅을 일굽니다.
농사를 시작한 것입니다.
도시농부가 됩니다.


마침내 밭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모아 로빈슨 크루소처럼 농사를 짓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싹이 틉니다. 


그리고 옥수수가 자랍니다.
벌써 몇달이 지났습니다.

이때... 멀찌감치 한강변 아파트에서 한 사람이 이 사람을 몇달째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김씨가 짜장면을 먹으려고 농사를 짓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죽하면... 오죽 먹고 싶으면 저기에서 살면서도 농사를 지을까...
가엾게 여긴 그는 김씨에게 짜장면 한 그릇을 배달 시킵니다.


우리나라 어디건 가는 짜장면 배달원이 밤섬까지 오리배를 타고 가서 짜장면을 배달합니다.
그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 짜장면이었다면 그는 기쁘게 그것을 받아야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거절하고 돌려보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농사를 짓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가 찾는 '희망'은 짜장면 한 그릇이 아닌 겁니다.
그가 농사를 짓는 이유는 '먹기 위해서'가 아닌 겁니다.
먹기 위해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먹을 것을 기르는 그 과정,
농사 짓는 그 과정이 바로 그가 찾는 '희망'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완성된 짜장면을 거절하고, 농사를 짓는 일을 계속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수확을 하게 됩니다.


초라하고 소박한 수확물이 모였습니다.


옥수수 한 알 한 알 알뜰하게 모아서 갈아서 분말을 만듭니다.
몇달을 힘들여가며 길러낸 것들입니다. 
정성들여 갈무리합니다.


마침내 반죽을 해서 면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토록 바라고 기다렸던 짜장면 한 그릇을 먹게 됩니다.

그가 거절했던 짜장면과 지금 먹는 짜장면이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그는 쉽고 편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을 거절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얻는, 느리게 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농사라는 것은 절대로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서는 결과물을 손에 쥘 수 없는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기초가 중요하고 잔꾀가 통하지 않고 한발한발 정성들여 매번 매시간을
생략없이 지내야만 결과를 손에 쥘 수 있는 일입니다.

그가 살아온 삶은 아마도 이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농사의 과정 속에서 그는 자신이 걸어온 삶을 되짚어봤을 것입니다.
옥수수 한 개를 위해서 오래 기다리고 노력해야하는 삶,
그것이 자신이 살아온 방식, 세상을 본 방식을 다시 볼 수 있게 했을 것입니다.

농사를 지은 것은 그래서 짜장면 한 그릇이 목적이 아니라, 짜장면 한 그릇을 얻기 위해
일하는 과정이 목표인 것입니다.



제가 과거에 놓친 것들이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항상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했고, 사소하고 소소한 삶의 작은 면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당연히 먹을 것을 위해 소비하는 시간, 정성이 너무 아까웠고 답답해보였습니다.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먹을 것을 위해 들이는 모든 것들이 낭비 같았습니다.
그것이 삶을 공허하게 하고 중요한 것을 잃고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삶은 더 중요하고 큰 일에 집중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급히 짜내느라 성글성글하게 짜낸 목도리와 같았습니다.
두르고 둘러도 허전하고 목이 서늘한 목도리.
꼼꼼하고 촘촘하게 짜는 사람에게 왜 그렇게 느리냐고 했지만, 결국은 내가 짠 성근 목도리를
다시 풀어서 꼼꼼하게 짜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생 중반기에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내가 가장 무시하고 신경 쓰지 않았던 내 몸을 챙기는 것.  먹을 것을 챙기는 것.
그러나 그것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고, 그 버릇은 하루 아침에 고쳐질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하게 된 것은 과정을 촘촘히 걸어가야하는 농사를 짓는 것이었습니다.

농사는 얕은 수가 통하지 않고, 오래 기다려야하며, 많은 손길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그것들을 수확해서 집에 가져오면 갈무리라는 엄청난 일들이 더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처음엔 수확한 채소를 갈무리하며 '이걸 할 시간에 일을 하면...'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아마도 김씨도 그런 생각들을 수없이 했겠지요.

그리고 마침내 내가 기르고 수확한 것들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을 느꼈습니다.
수많은 교훈과 책을 통해서도 깨닫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꼈습니다.
어릴 적, 단 한번도 정성들인 식탁과 도시락의 기억이 없었던 것이 다른 결핍보다 더 컸는지를
이제야 알 것 같았습니다.

수없이 손이 가는 반찬을 만들어 가족에게 먹이는 주부의 손길이 
왜 중요한지 비로소 알았습니다.
집밥이 왜 중요하며, 그것을 만드는 그 시간과 정성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어떻게 크게 하는지를 저는 농사를 지으면서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 결핍의 이유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먹는 것이 익숙치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노력합니다.
그리고 기꺼이 즐겁게 기르고 갈무리하는 일을 시간을 들여 정성들여 합니다.
내가 그렇게 정성들인 음식을 먹어보지 못하고 자랐다고 해도
나까지도 나 자신을 그렇게 대접하지 않으렵니다.
내 마음의 결핍을 채우는 방법이 이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하루종일 요리를 하고 채소를 다듬어도 초조하지 않습니다. 
한심하고 쓸데없는 짓이라는 생각도 전혀 안듭니다.
국 한그릇을 만드는데 신경을 쓰고 맛나게 먹습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저는 비로소 제가 무엇이 결핍이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요리를 좋아하거나 말거나, 먹는 것을 즐기지 않더라도, 이것이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 
이제는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많은 분들에게 이것을 권합니다.
이미 지나온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돌봄 받지 못한 어린 시절의 그 음식을 다시 찾아먹을 수도 없습니다.
이미 지나온 시간들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지만, 내 스스로 그 시간들을 풀어서 다시 짤 수는 있으니까요.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가장 소박한 일을 통해 차근차근 삶을 다시 밟아본다면
마음의 힘듬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요...
그러다보면, 그 과정이 끝나는 날, 맛난 짜장면으로 내가 무사히 과정을 거쳤다는 상을 
스스로에게 줄 수 있게 되겠지요...
먹을 것이 주는 힘, 그것의 치유 능력을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이 겨울, 저는 작년 한해 갈무리해둔 채소를 여기저기에서 꺼내서 먹으며
이 힘든 시기에 위로를 받습니다.
내가 나를 위해 더운 여름 수고한 그 흔적들이 나를 치유합니다.
내 손에서 만들어진 먹을거리는 치유의 힘이 있습니다.

                                                                      
                                                       곧 봄이 오겠지요...
매발톱(올빼미) (manwha21)

화초, 주말농장 14년차입니다. 블러그는 "올빼미화원"이고. 저서에는 '도시농부올빼미의 텃밭가이드 1.2.3권'.전자책이 있습니다. kbs 1라디오..

6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준&민
    '13.2.21 7:04 AM

    부엌일을 ''일''로 느끼던 요즘이었는데
    오늘아침 이 글을 보니 잠이 확 깹니다
    저는 다시 직장을 가진후로 가족들에게 다소 성의없는
    식탁을 차리는 일이 점점 늘어감을 어쩔수없는일로 여기고 있었어요. 두고두고 읽으면서 진정 중요한것을 놓치지 않아야겠습니다.

    참, 저는 텃밭농부 2년차입니다. 작년에 제법 재밌고 알찬 농사를 지었습니다.다섯평 밭을 위해 매발톱님처럼 농사지도도
    그렸어요^^;; 농사도 매발톱님께 영향을 받아 시작했지요.

    좋은 글을 읽고 시작하는 아침이니 분명 오늘도 좋은하루일겁니다
    감사드려요

  • 매발톱(올빼미)
    '13.2.21 2:31 PM

    저는 늦게 깨우치다보니 그 느낌과 감동이 계속 되네요.
    작년이 제법 기후가 좋았죠. 올해도 부디 그렇게 되길 바래요~ ^^ 재미난 농사를 지어보아요.

  • 2. 베티
    '13.2.21 7:26 AM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1 2:31 PM

    감사합니다.

  • 3. 프리스카
    '13.2.21 7:35 AM

    저도 텃밭농사 2년 지었어요.^^
    해보고 싶은 고추 길러 태양초로 고추장 김장 담그니 너무 맛있고 수고비 따지면 못해요.
    깊은 철학은 없지만 자연이 주는 고마움과 일상의 새로움을 느끼지요.

  • 매발톱(올빼미)
    '13.2.21 2:31 PM

    직접 기른 고추로 김장하는 건 대단한 실력인데.... 진짜루요...

  • 4. 룰룰루
    '13.2.21 9:17 AM

    완전 공감합니다..제 맘을 디테일하게 표현해 주신거 같아요^^

  • 매발톱(올빼미)
    '13.2.21 2:32 PM

    마음으로는 느껴도 표현 못했던 감정들... 그렇죠?

  • 5. 미니네
    '13.2.21 9:44 AM

    제가 첨에 82cook 시작할때부터 매발톱님 팬이었네요... 넘넘 반갑습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1 2:32 PM

    감사합니다. 근데 무슨 팬이 팬레터 한 장 없나요~~ ㅎㅎㅎ

  • 6. 하늘재
    '13.2.21 10:22 AM

    2년 주말농장...한 해 쉬고..
    올 해는 다시 시작하려고 했는데 참 맞춤인 글이 올라왔네요..
    능률,효율.. 최소 의비용으로 최대의 효과가 어느새 우리의 지식으로 세뇌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여행도 경제효과에 맞추어 패키지 상품이 출시 되는거구요..
    3박5일.... 거의 행군 수준입니다..

    손재주가 탁월해 바느질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누가 봐도 답답해 보이는짓??을 친구는 참 재밌게도 하지요..
    절때 두 땀을 한꺼번에 할수 없는것처럼 농사도 마찬가지겠지요??

    해외에 사시는 지인은..
    텃 밭에 풀 뽑아주고 흙 묻은 신발을 툭툭 털며 집안에 들어설때 아주 행복하다는 표현을 했답니다..
    덧 붙혀 잡초에게 말한답니다..
    "너도 한 세상 태어났으니 맘껏 살아보라!!"구요..

    그래서 잡초(우리에게만..ㅎ 잡초...)도 듬섬듬성 뽑아준다는..
    그 얘길 듣고 넉넉한 마음씀에 참 마음이 흐뭇했지요...

    공감가는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1 2:33 PM

    맞습니다... 저는 원래 인내력도 얕고 오래 못 기다리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진짜 확 고쳤습니다.
    전에는 한달 후도 못 견뎠는데 이제는 몇년 후도 내다보게 되네요.
    많이 인간 개조 됐습니다.

  • 7. livingscent
    '13.2.21 10:26 AM

    제가 늘 농사일을 망치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네요.
    저야 말로 성글게 목도리 짜듯이 농사를 생각했던거 같아요.
    이번엔 농사를 짓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글을 읽고 나니 다시 씨를 뿌려보고 싶어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1 2:34 PM

    농사는 사실 나의 또다른 거울이랍니다. 결국은...
    내가 성급하면 성급하게 되고 내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서 저는 밭에서 내 속마음을 다 들킵니다.

  • 8. toto
    '13.2.21 10:52 AM

    가볍게읽어내려가다, 다시 진지한 마음이 되어 읽어내려갔습니다
    전 농사근처도 못가봤지만 매번 식사준비하면서 저런 갈등 많았습니다 시간낭비 능률등등
    그러면서도 같이 먹을 뭔가를 준비하고 먹고나면 먹는것 이상의 뭔가가 있는느낌이었는데 전 무의식중으로 그느낌은 무시하려했어요
    그런데 저한테 확실한 말로 이야기해주시네요
    감사합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1 2:34 PM

    삶의 소소하고 사소한 것들이 삶을 더욱 치밀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주지요.

  • 9. 봄밤
    '13.2.21 10:57 AM

    무엇보다도 기초가 중요하고 잔꾀가 통하지 않고 한발한발 정성들여 매번 매시간을
    생략없이 지내야만 결과를 손에 쥘 수 있는 일...
    제가 아이에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진정성있는 글로 접하며 제 모습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부끄럽습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1 2:36 PM

    그 표상이 지금 살아있죠. 김연아양...
    저는 농사를 통해 그것을 제대로 복습하고 있어요.
    이 확고한 사실을 진즉에 젊어서 제대로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한답니다.

  • 10. 맑은숲
    '13.2.21 11:08 AM - 삭제된댓글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글입니다. 이 아침에..
    녜.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잔꾀 부리지 않고 살겠습니다.
    자신을 대접하며 살겠어요. 자연과 더불어 진실한 사람들과 더불어 한 인생 살아보렵니다.
    힐링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1 2:43 PM

    네, 정말 자신을 최고로 대접하세요.
    그것만이 가장 최고의 가치더라구요...

  • 11. hyun
    '13.2.21 11:22 AM

    어느 예술가가 평생을 통해 작업한 작품들이 모두 하루아침에 불에 타 소실되었답니다. 그 예술가가 땅을 치고통곡을 하며 하소연하니 , 어떤 스님이 평생 싼 똥을 치워줬는데 뭐가 그리 원통할까?? 했답니다.
    이미 예술을 만드는 과정에서 예술가가 맛볼 삶의 기쁨을 누렸고 , 예술품은 그냥 누군간 치워야할 물건일 뿐이란거죠. 전 이말이 내내 화두가 되곤 했는데 님글을 읽어보니(김씨표류기를 예를 들어주시니) ,,,조금은 알것도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1 2:45 PM

    맞는 말씀이시네요.
    과정 중에 이미 모든 것을 다 얻었는데...
    저는 항상 농사에서 수확물은 '덤'이라고 합니다.
    농사에서 이미 모든 것을 얻었고, 갈무리하면서 얻었으니까요.
    결국 농사건 뭐건 그것을 통해 내가 얻고 깨달은 것만이 진정한 수확이라는 것이겠죠....

  • 12. 까만콩
    '13.2.21 11:27 AM

    좋은 글을 만났습니다. 감사합니다.
    무료하지만 변함없는 일상이 나를 채워주고 있음을 다시 알게 됩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1 2:45 PM

    그 일상이 바로 나를 지탱해주고 삶의 기본이 된답니다...

  • 13. 윤슬
    '13.2.21 11:44 AM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도시텃밭 2년째.. 작년 한해 농사를 지으면서 참 행복했습니다.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다는것이 얼마나 어려운 인일지도 알게되었구요.
    소소한 나눔의 기쁨도 누렸고, 내가 길러낸 먹거리들이 볼품은 없어도 그 과정이 소중했기에 맛도 좋더라구요^^ 올해도 밭에 나갈때를 기다리고 있네요.

  • 매발톱(올빼미)
    '13.2.21 2:46 PM

    올해 농사 준비 슬슬 하시겠네요.
    올해는 더 재미난 농사가 되시길 바랍니다.
    저도 올해는 또 새로운 일들을 만들 거랍니다. ...

  • 14. 호호맘
    '13.2.21 1:56 PM

    앗 매발톱님 오랜만에 발걸음 하셨군요 !!
    역시 농사꾼은 겨울이 비철이라 ~~

    항상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저도 텃밭 4년차네요~
    항상 매발톱님 책이랑 글이랑 보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저의 농사 바이블입니다. ㅎㅎㅎ

    매발톱님 같은 분이 계셔서 참 든든하고 너무 좋은거 아시죠 !!

    올해농사도 홧팅!!

  • 매발톱(올빼미)
    '13.2.21 2:47 PM

    감사합니다. ^^
    요즘은 해야하는 일로 거의 일만 한답니다.
    요걸 끝내야 밭일도 돌아볼 수 있을 거에요.
    날이 도로 추워져서 이거야 원... 이번 겨울 같은 해는 농사 10년에 처음이네요.
    덕택에 올 농사는 잘 되겠죠? ^^

  • 15. 붉은동백
    '13.2.21 3:38 PM

    도시농업콘서트 때 소개하신 영화네요.
    이 공간에서 보니 반갑습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1 5:44 PM

    앗! 어제 안양에 오셨었어요?
    평촌아트홀 너무 사람이 많아서 아는 사람들도 못 만났는데..
    강의할 때 소개한 영화죠.^^

  • 16. 예삐이모
    '13.2.21 3:58 PM

    인내력이 부족해서 매번 계획한 일을 용두사미로 끝내곤 하는 저..이번에는 꼬옥 해내리라 시작한지 1여년 두어개월만 노력하면 되는데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서 스르르 놓으려던 참이었어요
    힘이 되는 말씀이네요 차한잔 마시고 심호흡하고 다시 시작이욧!!!!

  • 매발톱(올빼미)
    '13.2.21 5:44 PM

    제가 그런 성격이었어요. 오래 못 버티는 성격..
    그러다 농사 지으면서 정말 인내력, 지구력 끝내주게 늘었습니다.
    농사만큼 인내력 필요한 일이 있나요.
    무슨 일이든 꼭 끝을 보시길 바랍니다.

  • 17. 시간여행
    '13.2.21 5:07 PM

    김씨 표류기 꼭 봐야겠네요~~
    저희 부모님의 텃밭만 봐도 많은 정성과 사랑이 들어가시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1 5:45 PM

    꼭 보세요. 저런 관점으로 보면 아마도 달리 보일 겁니다....

  • 18. chani
    '13.2.21 5:09 PM

    올빼미님 반가워요.
    텃밭 농사를 시작하면서 올빼미님 블로그에 자주 들러 도움 많이 받았는데
    여기서 뵙게 되니 더 반갑네요.

  • 매발톱(올빼미)
    '13.2.21 5:45 PM

    블러그에서 댓글로 만나봐요~
    봄이 되면 이벤트도 하는데 그때 끼셔야죠. ^^

  • 19. 범버복탱
    '13.2.21 9:37 PM

    감사해요 반성하게되네요 아이키우는 일도 같은거 같아요
    과정이 중요하군요

  • 매발톱(올빼미)
    '13.2.22 5:36 AM

    과정을 즐길줄 알면 많은 것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마음가짐이 사실 간단하지 않지요.

  • 20. 곱다시
    '13.2.21 9:50 PM

    텃밭농사 11년째인 남편도,,,농사의 결과물보단 과정을 즐기고 있다는걸 얼마전에 알았습니다

    아침마다 벌래잡아주고 채소의 목마름을 알고 남보다 먼저 물 뿌려주고,,,,

    전 성미급해서 여물기전에 따고 싶고 캐서 확인하고 싶어하는데,,,,

    남편은 심은 작물을 먹느냐 못먹느냐는 큰 관심없더군요 근데 희안한건 남보다 결실이 항상 더 좋아요

  • 매발톱(올빼미)
    '13.2.22 5:35 AM

    남편분이 제대로 된 텃밭지기십니다.
    과정을 제대로 즐기는 분들이 결국 결과도 좋습니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으니 생각하고 살피고 기다려주니까요...

  • 21. 곱다시
    '13.2.21 9:51 PM

    올삐미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반가워요^^

  • 매발톱(올빼미)
    '13.2.22 5:37 AM

    요즘 바뻐서요.
    블러그 하나도 허덕허덕합니다. ^^;;;;

  • 22. 수늬
    '13.2.21 10:17 PM

    두주전에 도서관에서 매발톱님 아주 두터운 텃밭에 관한책을 읽었더랬습니다..
    82에서 예전에 뵜던지라 단번에 알아봤지용^^
    상식이 너무 없지만,친정어머님이 시골에 초보농사를 힘겹게 하시는거같아 관심이 가서
    빌렸지요...마음은 꿀떡같지만 베란다농사도 못짓는 빛이 눈꼽만큼들어오는 아파트에 사는지라
    텃밭가지기는 꿈만가지고 있어요...오래된 토종매실나무 한그루가 친정엄마댁에 있는데
    거기에 진드기?인지 가득붙어서 엄마가 어쩔줄모르시더라구요...덕분에 제대로 수확도 못했고요..
    그 책에 적힌 물엿희석을 일단말씀드렸는데 두어달 후 내려갈때 책을 선물하려고요...
    적어 주신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그 어떤것이든 과정이 참 중요하다고 다시금 생각되고 반성이 됩니다..저에게.^^;

  • 매발톱(올빼미)
    '13.2.22 5:38 AM

    제 책은 3월 중순 이후에 블러그를 살펴보시고 구입하세요.
    꼭요!!

  • 23. 고고씽랄라
    '13.2.22 1:08 AM

    오늘 제가 겪었던 사람과의 관계를 이 글을 통해서 되돌아보았습니다.
    과정의 중요성이 사람농사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고맙습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2 5:40 AM

    제가 그래서 농사를 통해서 모든 것에 대해 바뀌었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느긋하고 여유를 가지게 됐죠.
    그리고 때로는 아주 단호할 수도 있습니다.
    냉철하면서도 느긋함을 동시에 가질 수 있도록 농사가 단련을 시키네요.

  • 24. 은파각시
    '13.2.22 1:51 AM

    어제 귤밭에 귤나무들을 돌아보며 눈물나도록 고마워 한참을 만지고 쓰다듬었다지요..

    올겨울 너무추워 귤밭 돌아보기를 소홀히 했음에도 반짝 반짝! 윤기나는 손 흔들어 반겨줌에 얼마나 미얀하고 부끄러웠는지............

    매발톱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2 5:40 AM

    이 추운 겨울을 지나면서 정말 살아남은 것들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어요...
    너무 추운 겨울이라 올해는 정말 또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기대가 됩니다.

  • 25. 꼬꼬와황금돼지
    '13.2.22 5:17 AM

    뭔가를 가꾸고 재배하는건 그걸 키우는 과정이 참 즐겁고 행복감을 주는것 같아요~
    특히 스스로 재배해서 음식만들때 사용할때는 얼마나 뿌듯한지,..ㅎㅎ
    요즘은 느리게 살면서 생명과 가까이 하는 삶이 참 부러워보이네요~^^

  • 매발톱(올빼미)
    '13.2.22 5:41 AM

    그게 참 쉽지가 않았어요.
    제가 그런 성격이 못 되거든요.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그런데 그것이 안돼서 힘들었던 일들, 실패했던 일들이 많았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 26. 무탄트
    '13.2.22 5:27 AM

    올해 텃밭지기 삼년찹니다.
    농사가 소소히 드는 품이 너무 많아 단순 먹거리만을 목적으로하면 한두번한뒤 손털기쉽다는걸 지인이 증명해보여주더군요...
    올빼미님글에 많이 공감합니다.
    새벽에 깨서 밖을 보니 눈이 엄청오네요...
    올겨울 눈이 많아 올농사 잘되리라는 희망으로 받아들이고 싶네요... 희망이라는 말이 무척 마음을 울리는 새벽이군요...

  • 매발톱(올빼미)
    '13.2.22 7:30 PM

    아마도 농사가 없었다면, 밭이 없었다면
    시대의 외로움과 마음의 짐을 풀 곳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단순먹거리로는 이 일을 절대 유지할 수가 없지요.
    이 안에 깊히 박힌 심지가 있습니다...

  • 27. 투썸
    '13.2.22 10:44 AM

    매발톱님이시다~덕분에 매발톱 꽃을 보면 생각이 나요, 늘.

  • 매발톱(올빼미)
    '13.2.22 7:30 PM

    나두요~ ㅎㅎㅎ

  • 28. 보라돌이맘
    '13.2.22 10:56 AM

    도시농부 매발톱님의 글 읽으며, 참 많이 배우고 느낍니다.
    노력하면서, 그 노력의 결실로 맛볼 수 있는 행복...
    하루하루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싶어요.
    그런 기회가 꼭 오겠지요?

    언제나 좋은 글... 언제나 감사해요.

  • 매발톱(올빼미)
    '13.2.22 7:32 PM

    예. 보라돌이맘님도 언젠가 꼭 그런 행복을 맛보시기를...
    좋은 분들에게는 꼭 이것을 경험하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그 분들도 행복하길 바라기에.....

  • 29. 노랑고무줄
    '13.2.22 3:14 PM

    "이제는 하루종일 요리를 하고 채소를 다듬어도 초조하지 않습니다. "
    제 머리를 따악 때리는 한마디입니다.

    예전에 언젠가 좋은 글 올려주신 것도 기억해두려 프린트해두고 자주 읽어보고 있습니다.

    꾸준한 일상을 유지하는 위대함에 대해 쓰신 글 말입니다.
    힘들고 좌절하고 싶더라도 밥 해먹고 씻고 청소하고 그러다보면 그런 일상들을 유지하려
    애쓰다보면 다시 일어날 힘을 얻게된다는 좋은 글 ..... 감사했어요.

  • 매발톱(올빼미)
    '13.2.22 7:34 PM

    '일상의 힘'은 제가 텃밭농사를 하면서 비로소 깨달은 것이지요.
    항상 힘들면 일상이 무너져버리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지요.
    농부는 폭우와 태풍에 밭이 다 사라져버려도 다시 삽 한자루로 일어나니까요.
    모든 것이 다 사라진 것 같아도 내가 주저앉지 않으면 남아있는 밭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듯이
    일상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다보면...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 30. 몽실구름
    '13.2.23 6:50 AM

    저 이 영화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나요. 제가 원래 영화 보면 느낌만 기억하고 싹 까먹는 편인데, 이 영화는 내용이 기억이 나요. 그 만큼 제게는 인상적이였던 것 같아요. 동감하며....좋은 글 감사합니다

  • 매발톱(올빼미)
    '13.2.23 1:06 PM

    좋은 영화는 다양한 것을 깨닫게 해주더군요.
    그런 영화를 만나기 힘들어요.
    이런 내용인지 모르고 영화를 보다가 너무 놀랐답니다.....

  • 31. 매발톱(올빼미)
    '13.2.24 6:28 PM

    앗. '김씨표류기'를 무료로 볼 수 있는 곳이 있네요. ^^
    다운 받아서 보세요. 불법 아닙니다.
    http://nstore.naver.com/movie/detail.nhn?productNo=412854

  • 32. 간장게장왕자
    '13.4.1 4:30 PM

    우와 정말맛있어보이네요 침이 꼴까닥 넘어가내여 대박입니다 ^^ 언제한번 먹어봐야 할것갇은 마음뿐
    으아 먹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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